어제 올렸던 페이퍼에 원인모를 에러가 있어서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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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꿎은 보험사원에게 화를 내다. |
추천: 3 I 2004-08-17 13: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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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다. 애꿎게 소견서를 떼러 온 S생명 사원에게 짜증을 냈다.
1. 직접적인 이유는, 그 사원의 과잉대응이었다.
이 사람의 첫번째 과잉대응은, 계약을 체결한 사람이 마침 그날 아침 배탈이 나서 우리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약을 이틀분 받아간 것을 문제 삼은 것이었다.
계약을 체결하면서, 최근에 병원 진료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배탈로 한 번 병원에 갔다고 대답했단다.
세상에, 살면서 배앓이 한번 안하는 사람 있나? --;; 단순한 배앓이라는 확인을 해야 한단다.
여태까지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이 만성 질환에 대한 소견서를 받아간 적은 있어도, 배탈난 것을 소견서 달라고 한건 처음 본다. 이때까지만 해도 속으로 툴툴거리면서 소견서를 작성해 주었다.
이 사람의 두번 째 과잉대응은, 내 소견서를 보고는 '이 사람이 이틀동안 아팠다는데, 약 먹은 것이 이틀인가요? 아픈 것이 이틀인가요?'라는 쓸데 없는 질문을 한 것이었다. 약 먹은 것이 이틀이든, 아픈 것이 이틀이든 그게 보험과 무슨 상관인가? 마치 수사관이 알리바이 조사를 하듯 했다.
세 번째 과잉대은은, 내가 소견서 발부나 차트 복사를 요청하는 환자들의 공통된 불평인, '보험좀 들어달라고 와서 부탁하고 늘어질 때는 언제고, 일단 들어주겠다고 했더니 남의 건강 상태에 대해 자존심 상할 정도로 따진다.'라는 말을 전했을 때 그 사람의 태도였다. '이것은 그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것이지, 우리가 매달리는 것은 전혀 아니다!' ---- '전혀 아니다'라만 소리만 안했어도 그냥 넘어갔을텐데...
아무리 그래도, 맞벌이로 나선 것이, 그리고 회사의 지침을 충실히 따른 것이 죄라면 죄인 그사람에게 짜증을 낸 것은 내가 잘못한 것 같다.
2. 간접적인 이유는, 생명보험이나 민간의료보험을 둘러싼 웃지못할 사례들이 같이 떠올라서였다.
지내다 보면, 보험 가입과 관련되어서 우스운, 아니 서글픈 경우들을 종종 본다.
몸이 아픈데도 나중에 보험에 들 때 기록으로 남을까봐 비보험으로 진료해주기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중에는 당뇨병이 합병증으로 발가락에 궤양이 생겨서 치료를 받을정도로 심한데도 평소에 당뇨 치료를 받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궤양이 생겨야 병원에 와서 치료를 하고 그때만 조심한다. 치료를 받을 때도 꼭 '비보험'으로 해달라고, 그래서 의료보험공단에 자료가 남지 않도록 해달라고 한다. 그리고는 치료비를 100% 자비로 낸다. (이러면 난 또 치료비를 100% 다 물리지 못한다. --;; ) --- 문제는 이사람 자신이 모 보험회사 직원이라는 것이다. 자기 몸이 당장 아플지라도 몇 년간 병력 기록을 '깨끗이' 유지하면 몇 년 후에 생명보험을 가입할 때 따로 건강검진을 받지 않는 상품으로 들 예정이란다.
물론 나는 환자에게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득하지만, 내 말을 들을 사람 같으면 이렇게 독하지는 못할 것이다.
또 한번은 평소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 보험에 가입하려다 거절당했단다.
이 사람, 거절당한 후 충격을 받아서 몇개월간은 술을 딱 끊고 운동도 하고, 간기능이 정상화 되는지 한 달에 한번씩 검사하고.. 정말 사람이 바뀌었었다! 이윽고 몇 개월 후, 간기능은 정상이 되었고, 그사람에게 축하한다는 인사를 했다. 이 사람, 간시능이 정상으로 돌아오자마자 다시 보험 신청을 했고, 이번에는 거뜬히 통과가 되었다! ------- 이야기가 여기서 끝났다면 해피엔딩일텐데.......
그 후로, 이사람은 다시 이전의 생활로 돌아갔다. 이제는 보험도 패스되었는데, 몸을 아낄 이유가 없는 것이었다.
얼마 전에는 어떤 사람이 평소에는 고혈압이 없는데, 보험 가입을 위해 신체검사를 받을 때만 혈압이 높게 나온다는 것이었다. --- 이것은 '흰 가운 증후군'이라 해서, 병원에 가기만 하면 혈압이 오르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 그런데, 보험회사에서는 자기가 거짓으로 고혈압이 있다는 것을 숨겼다는 식으로 의심한다고 하소연이다. 그 사람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는 방법은, 아마 종합병원에 가서 24시간 혈압을 모니터 하는 검사를 받아보는 것 뿐이리라.
3. 바탕이 되는 이유는, 민간보험의 확산이 결국은 사회보험을 약화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TV나 잡지를 보면, 몇만가지 질병에 대한 보험이 단돈 월 몇만원! 하는 민간의료보험 선전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사실, 몇만원으로 우리 건강을 책임져 주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건강보험은 가입할 때 미리 신체검사를 받지 않는다. 의무가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돈이 많은 사람이나, 돈이 없는 사람이나, 몸이 건강해서 병원 이용을 않는 사람이나, 늘 병원에 드나드는 사람이나 다 돈을 내고 다 혜택을 받는다. 따라서 이들을 위한 의료비 지출이 많을 수 밖에 없다.
반면, 민간의료보험은 가입할 때 대체로 사전에 병력을 체크하고 검진을 해서 리스크가 높은 사람들은 미리 다 제외해 버린다. 즉, 위험도가 낮은 사람들만, 건강한 사람들만 골라 받아서 저렴한 보험료로도 이익을 남길 수 있도록 한다.
건강보험은 아직 반쪽짜리 보험이지만, 그래도 국민의 기본적인 의료수요를 감당하고 있다. 그런데, 민간 의료보험은 '보충형' 보험으로, 건강보험으로 다 커버하고 남는 부분을 보충해 주는 형태이다. 그러니 아무리 몇만가지를 보장한다 해도, 그게 다 남의 노력 위에 서서 생색을 내는 것이다.
건강보험은 재정을 아껴서 재정이 남는다면, 그 이익은 언젠가 국민에게 되돌려진다. 반면, 민간의료보험은 이익이 남으면? 보험회사의 이익으로 들어간다.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강화 되면, 민간의료보험을 가입한 사람이나, 그렇지 못한 사람이나 다 의료 보장을 받는다. 하지만, 민간의료보험은 많이 확산되어도 가입자만 보장을 받는다.
또한, 민간의료보험 가입자가 많아질수록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라는 사회적 압력도 줄을 것이다.
--- 이것이 내가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이유이다. 쓸데 없는 고집일지도 모르지만,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음으로써,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강화되지 않으면 내가 아플 때 다른 곳에 기댈 수가 없고, 따라서 건강보험의 보장성은 내게 더 중요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야 문제가 해결되도록 노력할 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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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남겨주신 코멘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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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마녀 2004-08-17 13: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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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읽었습니다. 좋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_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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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4-08-17 13: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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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아요, 맞아, 민간보험에 의지할 수 없으면 제일 좋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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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 2004-08-17 13: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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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우리남편은 종신보험 들때 비흡연자로 들면 보험료 10% 깎아준다는데.. 병원 갈 시간이 없어서 그냥 들었어요..나중에 건강하면 돌려 받는다 생각해야겠죠.. 보험사도 다 이익을 추구하는곳인데..저 아는 사람은 보험 2년인가 내다가 어느날 회사에도 돈 돌려주고 해약했답니다..S보험사인데..무언가 결격 사유가 있었나 봐요..그래도 처음부터 계약을 안한것도 아니고 돈 받다가 어느날 원금만 돌려줘 버리면..어쩌라는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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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 2004-08-17 14: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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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무언가 알라딘에서 고치나 보옵니다. 이상하게 나옵니다. 에러가 계속되어서 ...코멘트가 다 날아가는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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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 2004-08-17 14: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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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지금 다섯번 째이옵니다..가상히 여겨 주옵소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