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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되고 싶어
이민희 지음 / 창비 / 2008년 6월
평점 :
어릴 적, 사람은 죽어서 어디로 갈지 무척 궁금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지금도 주어진 삶을 마치고 돌아가는 곳은 어디일까 여전히 질문으로 남아있다.
『별이 되고 싶어』 그림책을 읽으니 다시 그 궁금증이 일었다.
종교를 갖고 있지 않아서인지 특별히 다시 뭔가로 환생하는 일 따위도 싫고,
그냥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하나의 작은 점으로, 본연 내가 왔던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다. 과연 그곳은 어디일까?
『별이 되고 싶어』에는 나라마다 다른 장례 풍습이 소개되어 있다.
바다를 보며 자란 소녀는 다시 바다로,
숲에서 살던 소년은 울창한 숲의 한 나무로,
불꽃처럼 아름다웠던 여인은 불꽃으로,
바람과 함께 초원에서 자란 소년은 바람에게,
새가 되고 싶던 아이는 새에게,
그리고 흙을 밟고 자란 소녀는 흙으로, 돌아간 이야기다.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게 아니라 자신이 꿈꾸던 그 다음 세계로 이어지는
설정이 좋다. 소박한 인물의 표정과 밝고 환한 자연 배경이 마음을 시원하고
따뜻하게 감싸준다. ‘맞아, 죽음은 이런 거야’ 하고 따뜻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다.
더구나 아이들이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
나라별 다른 장례 문화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정보를 담은 줄글로 된 책보다는
이렇게 밝고 귀엽고 환한 그림책으로 먼저 만나는 게 좋겠다.
‘나무아래빠른발은 나무숲을 뛰어다녔어. 숲은 거대한 사냥터이며 편안한 쉼터였어.
나무아래빠른발은 용감하게 살다가 울창한 나무가 되었단다.’처럼 글도 시 같다.
바다로(수장),
나무로(수목장),
불꽃으로(화장),
바람으로(풍장),
새로(조장),
흙으로(토장), 돌아가는 장례 이야기.
별이 좋다는 이 그림책 작가는 그럼 어떻게 별나라로 돌아갈까?
『라이카는 말했다』, 『옛날에는 돼지들이 아주 똑똑했어요』그림책도 좋았지만,
한 발짝 더 우리들 삶으로 다가온 그림책이라서 기쁘다.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