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립트(Das Skript)>

스크립트 ㅣ 스토리콜렉터 15
아르노 슈트로벨 지음, 박계수 옮김 / 북로드 / 2013년 2월

아르노 슈트로벨 님의 <스크립트>입니다.

아르노 슈트로벨은 독일 작가는 이번 <스크립트>를 통해서 국내엔 처음 소개되는 작가로

독일 스릴러 팬들 사이에서 독특한 색깔을 가진 작가로 자리매김을 하였다고 합니디.

<스크립트>, 이 작품은 사이코스릴러라는 장르의 책입니다.

사이코스릴러?!라는 표현이 익숙하지는 않은데요.

보통 스릴러 작품들 중에서도 사건의 잔혹성이나 강도가 강한 작품들을 일컫는 표현입니다.

최근의 스릴러 작품들이 대체로 다루는 사건들을 보면 강도가 많이 강해진 면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스크립트>는 사이코스릴러답게 역시나 상당한 강도를 자랑합니다.

우선 본문의 내용을 읽지 않은 채 표지를 봤을 때는 그냥 무심히 지나칠 수도 있는 표지인데요.

일단 <스크립트>의 내용을 읽고 나면 표지의 무서움의 새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표지가 잘 빠진 작품입니다.

<스크립트>의 기본 줄거리는

스릴러 소설 "스크립트"의 살인사건을 본딴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는데요.

뭐, 굉장히 이색적이라거나 특색이 넘치는 내용이라고는 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그냥 지나치기엔 흥미로운 부분도

있을 법한 내용인지라 스릴러로썬 무난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독일 스릴러 작가 제바스티안 피체크나 타우누스 시리즈로 유명한 넬레 노이하우스의 작품들을

통해서 독일 스릴러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올라가서인지 <스크립트>는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은 작품입니다.

일단 위에서도 말했듯이 사이코스릴러 작품으로는 무난한 듯 보이는 줄거리와 사건들은 괜찮은 부분입니다.

사이코스릴러라는 장르답게 사건이 벌어지는 장면이나 현장의 모습들도 내용 자체만으로 보면 하드한 부분이지만

상당히 잘 표현해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다만 이렇게 강렬한 이미지 측면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전체적인 이야기의 진행이나 몰입감에서는 아쉬움을 주는 부분들이

더러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 작품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에르트만 형사의 경우를 보면 상사와의 트러블을 뽑아볼 수 있는데요.

주인공이 겪는 다양한 고난?!을 그려내려고 한 듯 보이지만 전체적인 흐름에서 보자면 필요한 이야기도 아닐 뿐더러

오히려 이야기의 흐름을 툭툭 끊어버리는 느낌이 강해서 몰입도를 방해해버리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스크립트>의 가장 큰 아쉬움은 바로 결말인데요.

스릴러, 추리 이런 요소들을 좋아하는 개인적인 취향때문에 평소에 많은 책과 드라마, 영화를 즐겨보지만

범인은 쉽게 알아 맞추지 못한 제가 봐도 중간정도만 봐도 이야기의 진범이 누군지 알아 맞출 수 있다는 점은

이 작품이 끝까지 긴장감과 앞으로 진행될 이야기의 궁금증을 갖고 읽어야하는 스릴러 작품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아쉬움이 강할 수 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슬래셔적인 요소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권해드리고 싶지만 아닌 분들이라면 선뜻 추천해드리기가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ビブリア古書堂の事件手帖)>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 시오리코 씨와 기묘한 손님들 ㅣ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1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2월

미카미 엔 님의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입니다.

미카미 엔이라는 작가는 지금까지의 작품들이 대체로 라이트노벨인지라 국내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작가인데요.

바로 이 작품,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이 2012 일본서점대상에서 당당히 8위에 올리며 이름을 알리게 되었습니다.

이후 후지TV에서 드라마로 제작. 2013년 1분기 드라마로 현재 방영중이기도 한 작품입니다.

일본의 여러 문학상 중에서도 재미의 측면으로 볼 때 개인적으로 가장 신뢰하는 것이 일본서점대상인데요.

8위라는 순위에 오른만큼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은 상당히 재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제목처럼 비블리아라는 이름의 고서당(흔히 헌책방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싶네요.)에

책들을 매매하러 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줄거리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런 큰 줄기 속 4개의 에피소드들이 다양한 재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의 가장 매력입니다.

때로는 애뜻한 로맨스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그리고 가슴 뭉클해지는 감동까지..

각 에피소드 별로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하나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의 재미난 부분은 남녀 주인공인 다이스케와 시오리코라는 캐릭터입니다.

첫번째 에피소드에도 등장하지만 책을 읽고 싶어하지만 어릴 적 트라우마로 인해 책을 읽을 수 없게 되어버린 다이스케와

비블리아 고서당의 주인이자 책을 너무나 사랑하는 마음과 해박한 지식, 그리고 탐정을 연상케하는 분석력까지 지닌 시오리코.

거기에 일명 "책등빼기"로 활약하는 노숙자같은 시다.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지 않는 만큼 꾸준히 등장하는 이 인물들이 지금까지는 쉽게 볼 수 없는 개성을 지닌 캐릭터이기에

캐릭터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무엇보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이 가장 좋았던 점은

책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이 등장한다는 점인데요. 이 책을 읽고 있는 분들이라면 평소에도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실텐데

일단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장소가 헌책방이라는 부분과 책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웃음짓게 만들어 주지 않나 싶습니다.

일본에는 현재 3권까지 시리즈가 진행되었고 일본에서는 380만부라는 어마어마한 판매부수를 올린 시리즈.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를 읽어보면 과연 많이 팔릴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감동과 재미, 그리고 힐링까지 두루 맛볼 수 있는 작품이네요. 국내에도 2, 3권이 모두 발간예정이라고 하니 앞으로 주목해야겠습니다.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오래된 책에는 내용뿐 아니라 책 자체에도 이야기가 존재한다"

<데드 심플(Dead Simple)>

데드 심플 ㅣ 블루문클럽 Blue Moon Club
피터 제임스 지음, 김정은 옮김 / 살림 / 2012년 11월

피터 제임스 님의 <데드 심플>입니다.

이 작품은 피터 제임스의 범죄 미스터리 시리즈 중 로이 그레이스 형사가 등장하는 첫 번째 작품으로

피터 제임스라는 작가를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하는 작품입니다.

이미 수많은 범죄 미스터리 작품들이 있는데요.

<데드 심플>은 재미나게도 장난으로 시작된 범죄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결혼식을 3일 앞둔 총각파티 날. 친구들의 짖궂은 장난으로 관 속에 갇혀 버린 새신랑 마이클과

마이클로 묻고 술집으로 향하던 친구들의 뜻하지 않았던 교통사고가 발생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범죄 미스터리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장난으로 시작되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데드 심플>은 참 신선하다고

할 만합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날 것 같은 이야기는 범죄로 돌변하게 되고

예상치 못했던 반전의 이야기를 보여줌으로써 이야기의 재미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는 신선하면서도 재미라는 측면까지

범죄 미스터리 작품으로 참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시리즈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로이 그레이스 형사의 시크한 듯한 모습도 주인공으로써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무엇보다 <데드 심플>이 인상적인 점은 범죄 미스터리라면 대체로 전체적으로 무거운 분위기나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들지만 <데드 심플>은 그런 분위기와는 상당히 동떨어진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에도 다소 산만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로이 그레이스는 물론이거니와 등장인물인 마이클, 애슐리, 마크 등의 시선을

끊임없이 넘나들며 이야기를 진행.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드는 재미가 있습니다.

조금 이색적인 범죄 미스터리로 손색이 없는 작품이 아닐까 싶네요. 평소 범죄 미스터리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나

너무나 뻔한 범죄 미스터리에 질리신 분들이라면 좋은 선택이 될 만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과연 피터 제임스의 범죄 미스터리 시리즈가 얼마나 더 출간될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매력적인 시리즈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일곱 명의 술래잡기(七人の鬼ごっこ)>

일곱 명의 술래잡기 ㅣ 스토리콜렉터 14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3년 1월

미쓰다 신조 님의 <일곱 명의 술래잡기>입니다.

호러 미스터리인 도조 겐야 시리즈로 국내에도 많은 팬층을 두고 있는 미쓰다 신조.

<일곱 명의 술래잡기>도 호러 미스터리 작품으로 도조 겐야 시리즈와는 또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일곱 명의 술래잡기>은 일단 표지에서부터 강렬함이 엿보이는데요.

"생명의 전화"에서 상담원으로 자원봉사를 하던 누마타 야에는 어느 날 이상한 전화를 받게 되고

전화를 건 남자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남아 있는 벚나무에 밧줄을 묶어놓고 매일 소꿉친구들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고 합니다.

한 명이라도 전화를 받지 않으면 바로 목을 매달고 자살하기 위해서..

이 전화 한 통을 계기로 소꿉친구들에게 연이어 발생하게 되는 연쇄살인사건.

그 연쇄살인사건의 당사자이자 호러 미스터리 작가인 고이치가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작품입니다.

<일곱 명의 술래잡기>의 가장 흥미로운 점이라고 할 수 있는 주인공인 하야마 고이치라는 캐릭터인데요.

마치 이 작품의 저자 미쓰다 신조가 작품 속에서 살아 숨쉬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일곱 명의 술래잡기>, 이 작품도 미쓰다 신조의 작품답게 호러적인 요소와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절묘한 조합을 이루고 있는데요.

미쓰다 신조의 작품인 점을 고려한다면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네요.

일단 국내 제목으로는 "술래잡기"라는 표현을 썼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같은

"다루마가 굴렀다."라는 어린 시절 소꿉친구들과 했던 놀이를 통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에서는 무척 흥미롭지만..

원어가 주는 이질감때문에 뭔가 입에 착 달라붙지 못하는 느낌이 강하네요.

물론 동양, 특히나 한국와 일본이라는 동아시아의 호러적인 부분이 잘 녹아져 있어서

원어의 이질감에도 불구하고 나름 재미도 있고 가독성도 좋아서 읽는데 크게 문제가 될 부분은 없지만

결말 부분은 상당히 아쉬운 작품입니다.

거기에 6명의 친구들이 어린 시절에 겪었던 끔찍한 사건을 통해서 6명이 모두 봉인해버린 기억을 시작으로

이야기의 상당 부분이 우연에 우연을 거듭한다는 자체. 물론 이 작품이 호러 미스터리라는 장르의 작품인지라 

미스터리 작품으로 설득력이 부족한 부분을 호러적인 부분이 메워준다고 치더라도

거듭되는 우연은 큰 설득력을 끌기에는 다소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결과 중간중간 "어느 광경"이라는 부분으로 호러적인 부분을 극대화시켰지만 위에서도 말했짐나 결말을 보고나면

다소 맥이 빠지는 느낌인지라 상당히 아쉽게 다가오는 작품이지만

미쓰다 신조 특유의 호러 미스터리라는 장르에 재미를 붙이기엔 적당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삼국지 1>

삼국지 1 - 도원(桃園)편 ㅣ 매일경제신문사 요시카와 에이지 삼국지 1
요시카와 에이지 지음, 이동호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1월

요시카와 에이지 님의 <삼국지 1>입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중심으로 도요토미 히데요시, 오다 노부나가 등의 인물이

15세기 중엽에서 16세기 말엽에 걸친 일본의 전국난세를 평정하고, 통일을 이뤄내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룬 

대하소설 <대망> 3부작 36권 중 2부(13~24)의 작가, 그리고 <미야모토 무사시>라는 작품으로 유명한 요시카와 에이지입니다.

사후 작가의 이름을 딴 문학상이 생겼을 정도로 19세기 초중반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이죠.

아시다시피 <삼국지>는 중국의 대표적인 고전소설로 국내만 찾아보더라도 이문열, 황석영, 김홍신, 장정일 등

수많은 작가 버전의 삼국지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는 1939년부터 1943년까지 마이니치 신문에 연재하던 작품인데요.

현재 만나볼 수 있는 작품들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삼국지가 아닐런지 싶습니다.

<삼국지>는 여러 작가들의 작품들을 통해 숱하게 읽어왔지만 작가분들에 따라 참 다양한 맛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이번 요시카와의 <삼국지>의 경우에는 다른 작품들과 초반부가 상당히 다른 스토리를 갖고 있습니다.

유비, 관우, 장비가 도원결의 하기 전. 유비가 어머니에게 드리고자 차를 사러 나선 길에서 황건적 패거리를 만나

차를 빼앗기려 하자 장비가 유비의 목숨을 구해주는 스토리는 다른 <삼국지>들과는 차별화된 스토리인데요.

여담이지만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만화 전략 삼국지(전60권)>도 요시카와의 <삼국지>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만큼 이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를 이야기하자면

1권만 보면 확실히 스토리적으로 다른 삼국지들과는 차별화를 가지고 있고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유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잘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글도 굉장히 쉽게 그리고 단순하게 씌여있고 이야기의 전개도 빠른 편이고요.

그러만큼 인물들이나 여러 사건이나 상황등에 대해서 디테일한 면은 굉장히 떨어지는 편입니다.

이전의 <삼국지>와 다른 분위기를 느끼고 싶으시다면 당연히 읽어봐야겠지만

개인적으로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는 처음이거나 <삼국지>를 많이 접해보지 못하신 분들이 보시면 좋을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