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지혜 - 하쿠나 마타타
차승정 지음 / 에르디아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설화나 전설 등을 보면 지역을 막론하고 비슷하게 전해지는 이야기들이 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 콩쥐팥쥐 이야기가 서양에서는 신데렐라 이야기로 전하는 식이다. 또 저승을 다녀오거나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인신공양(人身供養) 이야기도 신화나 설화 등에 공통적으로 자주 보이는 화소(話素)들이다. 속담이나 격언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지역과 문화는 달라도 사람의 마음은 비슷비슷한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인 모양이다.

<아프리카의 지혜>는 아프리카 지역에 전하는 속담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아프리카의 속담은 영화 라이언 킹을 통해 “하쿠나 마타타” 정도만 알고 있던 터라 조금 호기심이 일었다. 선뜻 가기에는 쉽지 않은 아프리카인지라 먼 곳의 토착 부족들 사이에 전해오는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했다. 탄자니아에서 인턴으로 일했다는 저자는 아프리카 부족들 사이에 전하는 속담을 스와힐리어 원문과 함께 전하고 있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어보면 사는 방식과 문화는 달라도 역시 사람의 생각은 비슷하게 마련이구나 싶다. 표현 방식은 조금 다르지만 품고 있는 내용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의 속담은 우리나라의 속담이나 사자성어, 서양의 격언 등과 일맥상통하는 것들도 많다.

 

Manahodha wengi chombo huenda mrama

마나호다 웽기 촘보 후엔다 음라마

선장이 많으면 배가 요동친다

 

이 속담은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우리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 다른 속담들도 대부분 이와 같은 식이다. 속담이나 격언은 예로부터 문화와 관습 속에서 축적된 선조들의 지혜다. 앞선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삶의 교훈이기도 하다. 지역은 달라도 비슷한 내용이 전하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속담이나 격언은 짧은 글이지만 그 안에 담긴 뜻은 넓고 깊다. 하지만 이 책만 놓고 보면, 책의 구성 자체는 무척 단순하다. 저자는 아프리카의 속담을 실으며 옆에 우리나라의 속담이나 서양의 격언 등과 비교하여 짧게 설명을 하고 있다. 잘은 모르겠지만 젊은 저자인 탓에 간단한 설명 외에는 덧붙일 이야기가 많지 않았으리라 짐작된다. 아마도 삶의 연륜이 깊어진 연로한 저자였다면 훨씬 더 풍부한 이야기가 나왔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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