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추억의 팝송 144 - 팝송으로 배우는 영어 & 원문 해설
백건.장시왕 지음 / 미성문화원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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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 시절에는 라디오를 꽤 들었더랬다. 지금처럼 인터넷이나 MP3가 없을 때니 라디오는 또래들과의 공감대이자 문화였으니까. 팝송으로 통칭되었던 여러 종류의 팝 음악을 듣는 것도 라디오를 통해서였다. 자주 듣고 좋아하는 노래는 가사를 적어 달달 외우는 친구도 있었고, 손글씨로 각자의 사연과 함께 듣고 싶은 음악을 써 보내던 것도 모두 그 시절의 일이다. 지금은 문자나 인터넷으로 모두 대체가 되었지만… 어쩌다 진도가 좀 빠를 때면, 영어선생님이 칠판에 영어 가사를 적어주고 음악을 들려주던 것도 좋은 기억 중의 하나다.

 

내게 팝송에 대한 추억은 영화와도 많은 관련이 있다. 몇 해 전에 메릴 스트립 주연의 영화 <맘마미아>를 보고 나서는 한동안 “Our Last Summer”, “I have a dream” 등 아바의 명곡들을 OST로 한참 들었더랬다. 그보다 시간을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가면 <티파니에서 아침을(Breakfast At Tiffany's)>에서 오드리 헵번이 창가에 앉아 감미롭게 불렀던 “문 리버(Moon River)”나 줄리아 로버츠가 깜찍하게 나왔던 <귀여운 여인(Preety Woman)>,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졸업>에서 사이먼과 가펑클의 맑은 목소리로 들었던 “Scaborough Fair”, 데미 무어가 지금과는 전혀 다르게 청초한 모습을 보여줬던 <사랑과 영혼(The Ghost)>의 주제곡 등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맛있는 추억의 팝송 144>는 우리 귀에 친숙한 팝송들을 수록한 책이다. 책에 실린 곡들은 묵직한 베이스의 음성이 인상적인 “Monaco”, ‘Starry starry night…’을 들으면 별빛 가득한 밤이 떠올려지는 “Vincent”, 한참 따라 부르며 좋아했던 “One Summer Night”, 이글스의 “Hotel Califonia”, 스모키를 처음 알게 했던 “Living Next to Door to Alice”, 드라마 주제곡으로도 잘 알려졌던 “I.O.U.”, 요즘은 머라이어 캐리 버전으로 더 많이 알려진 “Without You”, 에비타를 떠올리게 하는 “Don't Cry for me Argentina” 등 모두가 예전에 한참을 들었던 곡들이다.

 

이 책의 본문에는 원곡의 가사와 해석이 함께 실려 있고, MP3 파일이 들어있는 CD로 구성되어 있다. 144곡의 분량이 많은 듯하지만 예전 노래들을 오랜만에 듣는 것도 좋고, 유명했지만 처음 듣는 노래들도 꽤 많아서 새롭기도 하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본문의 가사가 읽기에는 조금 불편하다는 점이다. 가사 원문과 해석이 함께 실려 있는 것은 좋으나, 페이지를 꽉 채운 폰트와 화면 디자인은 읽는 내내 조금 답답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CD를 들으면서 일부 가사만 대충 알던 노래, 귀에는 익은데 누구 노래인지 몰랐던 노래들도 제대로 다시 들으니 무척 반가웠다. 어렴풋이 알던 것을 가사와 함께 들으니 ‘원곡의 의미가 이런 거였구나’ 하며 다시 듣다 보니 한동안은 old pop을 계속 들었나 보다. old pop이 생각날 때면 틈틈이 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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