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소심한 재테크
배성민.반준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한국인의 90%가 1원도 손해보지 않는 안전한 재테크를 원한다”는 단 한 줄 때문이었다. 그것은 짧은 글이었지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의 심리를 꿰뚫어 본 글이었다. 그래서 <소심한 재테크>라는 제목이 더욱 흥미롭게 느껴졌다.

   오래 전에 사회 초년생일 때는, 월급이라는 이름의 고정적인 수입이 있었고 그다지 지출도 크지가 않았었다. 하지만 그 때는, 투자라던가 금융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다시피 했고 펀드나 증권도 그 쪽에 눈이 밝은 몇몇 사람들에 해당되는 이야기로만 느껴졌었다. 그래서 내가 했던 방법은 기껏해야 ‘근처의 몇 군데 은행’의 금리를 비교해서 조금 더 높은 쪽에 넣는 정도의 아주 초보적인 수준이었다.

   그러던 것이 시간이 꽤 흐르고, 조금씩 물어가며 배우다보니 지금은 그래도 투자나 재테크에 대한 생각이 예전보다는 많이 달라졌음을 느끼곤 한다. 초보이기는 매한가지이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단지 ‘근처의 은행’을 찾는 수준에서 벗어나 저축은행이나 증권사도 ‘스스로 찾아가는’ 수준은 된 것 같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증권사나 은행의 VIP 상담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 점이다. 그것은 내 자산의 수준이 VIP여서가 아니라, 담당 직원과의 상담을 부담스러워하지 않게 되었다는 뜻이다.

   사실 자산의 규모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백만원이건, 일억이건, 백억이건 단돈 한 푼이라도 소중한 내 자산이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금액이 얼마이건 간에 내 전문 분야가 아닌 이상, 그 분야의 전문가인 담당직원들에게 자꾸 묻고 배우는 것이다. 그렇게 여러 번 듣고 배우다 보니, 처음에는 낯설기만 하던 용어들도 이제는 조금씩 귀에 익숙하게도 되고 이해의 폭도 넓어진 것 같다. 그래서 요즘은 단순하게 표면적으로 그들이 광고하는 금리에 얽매이기보다, 실제 내가 받을 수 있는 금리도 생각해보게 된다. 예를 들어, 연 4%라고 광고하는 통장이라고 해도, 첫 달은 0%이고 31일째부터 4%가 적용되니 실제로는 3%대의 금리로 계산해야 하는 것이다. 예전 같으면 그냥 광고에서 말하는 금리로만 이해했을 터이다.

   숫자감각이 그다지 뛰어나지 않은 나는 소심하기까지 해서 ‘단 1원도 손해보기 싫어하는’ 안정형 투자자의 한 사람이다. 하지만 수익률도 높으면서 위험 부담 0%인 상품은 흔치않다. 게다가 괜찮은 펀드라도 매수할라치면 ‘모든 규정을 이해했고, 투자에 대한 위험 부담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이 감수한다’는 내용의 투자 동의서를 빙자한 증권사의 면피용 서류에 동의를 해야만 한다. 그러니 내 스스로 투자에 대한 지식을 쌓고, 상품에 대해 이해를 하지 않고서는 내 지갑을 다른 사람의 뜻에 따라 써야하는 불상사도 생길 수 있는 셈이다.

   이 책을 읽어 보니, 담당 직원이 궁금한 점을 하나씩 설명해 주는듯한 느낌이다. 내 지갑을 다른 사람의 권유가 아닌, 내 의지로 쓸 수 있게 해주는 개론서이자 입문서인 셈이다. 또한 증권부와 경제부의 기자인 두 저자의 설명인지라, 전문 지식도 알려주면서 글도 이해하기 쉽게 써있다. 사람들이 담당 직원을 직접 대면하기 부담스러워 하는 것은, 상담을 하면 괜히 미안해서 투자를 해야 할 것 같은 부담 때문이기도 한데, 이 책은 그런 부담도 전혀 가질 필요도 전혀 없으니 얼마나 좋은가? 담당 직원과 상담을 한다고 해서, 꼭 금액이 많아야 하고, 꼭 그 기관에 투자를 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방문이 익숙하지 않다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책 한 권을 읽는다고 금방 재테크의 귀재가 된다거나, 투자에 바로 성공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사항에 대해 이해를 하고 전문가들에게 묻고 들으며 자꾸 배우다보면 좀 더 효율적이고 수익성 있는 투자를 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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