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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랄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ㅣ 지혜를 품은 책 9
에다인 멕코이 지음, 박재민 옮김 / 좋은글방 / 2010년 4월
평점 :
제대로 연관이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래 전에 읽은 설화가 생각이 났다. 정확한 기억은 안 나지만, 대강 이런 내용이다.
옛날 어느 여인이 바느질을 하고 있었다. 그럴 때면 여인의 남편은 옆에서 곧잘 낮잠을 자곤 했다. 어느 날 여인이 보니 자고 있는 남편의 콧구멍에서 흰 쥐 한 마리가 나와서 어디론가 갔다 오더니 다시 남편의 코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잠시 후, 남편이 잠에서 깨는 것이었다. 그런 일이 계속되자 여인은 어쩐지 남편이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어느 날 다시 흰 쥐가 나오는 것을 보고 바느질하던 자로 흰 쥐를 때려 죽였다. 그러자 남편은 영영 깨어나지 못했다 한다. 흰 쥐는 남편의 혼령이었던 것이다.
사람마다 몸 속에 자신의 혼이 있어, 꿈을 꾸거나 할 때 잠시 몸 밖으로 빠져나왔다가 다시 들어가곤 한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옛날 어른들은 자는 얼굴에 낙서하는 것을 금기로 여겼다. 자는 동안 몸 밖으로 나온 혼이, 낙서로 바뀐 얼굴 때문에 자신의 몸을 못 찾아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위의 이야기들이나 혹은 장자의 호접몽을 보면, 혼령이나 유체이탈에 대한 옛사람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을 잡게 된 이유도 그런 ‘유체이탈’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아쉽게도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다. 책의 내용 때문이라기 보다는, 생소한 분야이기도 하고 내 이해의 폭이 좁은 탓일지도 모르겠다.
“아스트랄 astral”이라는 용어 자체는 우리에게 생소한 편이다. 그렇더라도 가끔씩 몇 초간 멍하니 있다가 누군가의 부름에 퍼뜩 정신이 들거나, 꿈을 꾸면서 꿈꾸고 있는 사실을 인지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책에 따르면 이런 것들이 모두 아스트랄 여행의 범주에 들어있다고 한다. 특히 꿈을 꾸면서 꿈의 내용을 통제하거나 향방을 정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것을 ‘자각몽 lucid dream’이라고 하며, 이 또한 아스트랄 프로젝션 행위라고 설명을 한다. 그리고 이완, 명상, 차크라 등을 통한 아스트랄 여행의 여러 가지 기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자각몽을 꾸듯 자신의 의식과 무의식을 조정할 수 있다면 멋진 일이긴 하겠으나, 워낙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분야여서 이해하기 쉽지는 않다. 시간을 두고 차분히 읽어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