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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 - 경청
제임스 셜리반 지음, 김상환 옮김 / 미다스북스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예전과는 달리 요즘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듣는 일”이 중요한 일로 인식되어진 듯하다. 아마도 이건희 회장과 관련된 일련의 이야기들을 통해 “경청”이라는 화두가 부각되면서부터가 아닐까 싶다. 예전에는 모두가 다른 사람의 얘기를 듣기보다는 자기 목소리 내기에만 급급해서 오죽하면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고 억지로 우겨 대던 때도 있었을까? 스스로도 틀린 줄 알면서 ‘일단 우기고 보자’는 식으로 자기 말만 해댄 것이 사실이다. 그 때는 말 그대로 ‘저마다 먹고 살기 바쁜 때’였기에 그런 식의 사고방식이 어느 정도 통하기도 한 것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다른 사람의 의견은 무시한 채, 귀는 닫아버리고 자신의 말만 떠들어대는 사람이 지금 우리 곁에 있다면 우리는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할까? 우선적으로는 직장상사이거나, 부부간이거나, 부모자식간이거나 하는 모종의 관계 때문에 눈앞에서는 듣는 척을 해줄지 모르지만 그것이 자꾸 반복되다 보면 마음속에 계속 거리가 생기고 그 사람과의 대화는 가급적 피하게 될 것이다. 그러다보면 말하는 쪽에서는 듣지를 않으니 자꾸 더 말하게 되고 상대편에게 ‘쇠 귀에 경읽기’라고 탓을 하게 될 것이고, 듣는 쪽에서는 ‘맨날 그 소리’라고 들어보기도 전에 마음의 귀부터 닫아버리는 악순환이 계속 되는 것이다.
그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대두되는 것이 바로 “경청”이다. 일방적으로 떠들기만 하는 내 목소리는 잠시 멈추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어야 할 때이다. 자기 주장만 외쳐서 해결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나를 낮추고 다른 사람의 말에 더 귀기울이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이다.
이 책은 제임스 설리반이라는 카톨릭 주교가 26년간 브루클린의 교구장이자, 전문 카운슬러로 활동하면서 알게 된 ‘경청의 힘’을 널리 알리고자 쓴 글이다. 그는 자존심에 상처입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 당시 할 수 있는 일이 ‘그들의 말을 주의깊게 들어주는 것’이 전부여서 그렇게 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그는 경청의 힘이 갖고 있는 놀라운 효과에 대해 깨닫게 되고 대화와 소통에 곤란을 겪는 이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 책은 5개의 장으로 나누어 경청의 힘과 적, 잘못된 청취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각 장의 시작과 끝부분에 ‘Time to think’와 ‘Time to Litsen’을 넣어, 경청에 대한 내 자신의 경험을 되새겨보게 하고 경청과 관련된 좋은 글귀나 일화를 넣어 경청의 힘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저자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진실된 청취를 강조하며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저자는 올바른 경청자가 되기 위한 중요한 4단계를 ‘자신의 세계에서 벗어나기 -> 상대방의 세계로 들어가기 ->상대방이 가장 힘들어하는 감정을 찾기 -> 적절한 반응을 보이기’라고 말하고 있다. 흔히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듣고싶은 것만 듣는다고 하는데, 저자는 바로 그러한 자기의 입장을 잠시 버리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수용하고 청취하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무엇보다 ‘무성의한 청취’에 대해 경계를 하고 있다. 듣기를 거부하거나, 듣는 척 하는 것, 인내심이나 이해심 없이 듣는 것, 적절한 반응 없이 듣는 무성의한 청취는 비난과 같아서 말한 사람에게 자기 비하의 심리를 부채질하여 더 큰 상처를 준다고 역설하고 있다. ‘잘 듣는다는 행위-경청’은 상호관계를 통해 이루어지는 중요한 소통이며 그렇게 될 때,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을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