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푸코의 실존의 미학, 내 삶의 예술가 되기 - 천경의 미셸 푸코 읽기
천경 지음 / 북코리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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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푸코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대학 때 문학이론서들을 읽으면서부터였다. 당시는 구조주의나 후기구조주의 학자들의 이론이 대세(?)를 이루던 시기. 그때 많이 접했던 이름들이 들뢰즈니 라캉이니 푸코니 하는 대학자들의 이름이었다. 하지만 사실 읽기도 쉽지 않고 읽어도 잘 모르겠는, 어렵게만 느껴지는 책들이었다. 당시에는 중역(重譯)인 책들도 많았으니 더 어려웠을 테고. 그러니 두고두고 이건 책을 읽은 것도 아니고, 안 읽은 것도 아닌’, 솔직히 말하자면 이름만 들어봤을 뿐인 경우가 허다했다. 사실 그들 하나하나가 모두 사유와 지식의 깊이가 필요한 책 읽기이기에 갓 대학에 들어온 신입생이 어렵게 느낀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런데 요즘 보면 들뢰즈, 라캉, 벤야민 등을 언급하며 엄청 잘 아는 듯 허세를 부리는 이들을 볼 때가 있다. 그들의 말을 조금만 들어보면 실상은 이름만들어봤거나 극히 일부 용어만 가지고 침소봉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말이다. 그렇게 단지 이름만 알면서 안다고 말할 수는 없기에, 요즘은 오히려 철학자들의 책을 다시금 찾아 읽게 된다. 예전에는 문학이론의 측면에서 들었다면 요즘은 사진과 예술의 시각에서 읽는 차이가 있지만.

 

하여튼 이 책 역시 그런 관심에서 선택한 책이다. 책은 가능한 원전 읽기를 중시하지만, 본격적인 원전 읽기에 앞서 어느 정도 개론서나 안내서가 되어줄 책도 필요하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책을 읽으려고 보니 대안연구공동체라는 이름이 보인다. 대안연은 몇 가지 강의를 듣기도 했고, 그러고 보니 매월 공지되는 강의목록에서 푸코에 대한 강의 제목을 본 기억이 떠올랐다. 푸코에 관심은 있었지만, 시간 여력도 없고 해서 못 듣고 있었는데 책으로 만나게 되니 한편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저자는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하고, 기자와 편집장으로 일했던 철학박사다. 그는 푸코 철학에 대한 기초적인 설명과 함께 주체의 자기 배려’, ‘자기 변화를 통한 실존의 미학을 이야기한다. 그는 책을 통해 푸코가 말했던 자기란 자기와의 관계이고 그 관계들의 총체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사실 자기에 대한 인식은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 이후 많은 철학자들에 의해 끊임없이 탐구되고, 부단하게 논의되어 온 주제이기도 하다.

 

저자는 머리글에서 일반독자는 재미없어할 것이고, 전공자들이 읽기에는 산만한 에세이일 뿐이 아닐까?’라며 전공자와 일반인 모두에게 이상한 글이 되면 어쩌나 하는 스스로에 대한 질문과 우려를 솔직하게 내보인다. 책을 쓰는 작가의 입장에서 이 책이 누구를 대상으로 하고, 얼만큼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낼지 고민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앞서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책을 펴낸 저자의 용기와 노고에도 박수를 보낸다. 사실 머리글과 서문, 1부를 읽어가다 보면 기존의 책들과는 다른 말투나 의식의 흐름대로 쓴 듯한 문장들도 꽤 보인다. 저자는 ‘1부만 넘어가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고 하는데 그에 대한 판단의 독자 각자의 몫이다.


푸코와 그의 철학에 대한 이해는 본격적인 원전 읽기로 해야겠지만, 원전 읽기에 처음부터 빠져들기 힘들다면, ‘가능하면 부드럽게썼다는 이런 식의 책도 나름의 도움이 되어줄 듯하다. 아마 읽은 이의 관심이나 이해의 깊이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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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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