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얻는 지혜 (초판 완역본) 세계교양전집 1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황선영 옮김 / 올리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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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에 먼저 잠언(箴言)이나 경구(警句)를 통해 익숙해진 이름들이 있다. 공자, 맹자, 니체, 소로, 에머슨 등도 그렇지만 그라시안 역시 그중 하나다. 좋은 글귀나 경구를 들으면 따로 메모를 해놓곤 하는데, ‘그라시안이라는 이름 역시 그렇게 해서 알게 된 경우다. 처음에는 짧은 글귀, 명언으로만 접해서 그 인물 자체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게 몇 번 접하다 보면 그 인물에 대해서도 궁금해지고, 그가 쓴 책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된다.


<사람을 얻는 지혜>는 그렇게 해서 읽게 된 책이다. ‘그라시안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었지만, 명언을 통해서 귀에 익은 이름이었고, 또한 책의 내용이 인간의 본성과 처세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저자인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17세기 스페인 예수회의 신부로서 이 책에는 그라시안의 300가지 인생 조언이 담겨 있다. 신학을 공부하고, 사제 서품 뒤 인문학과 문법을 가르쳤던 그는 예수회 사제인 동시에 활발하게 집필 활동을 한 작가이기도 했다. 그의 이러한 활동은 예수회의 반감을 사 결국 징계를 받고 유배생활을 하게 되고, 그에 따른 건강 악화로 인해 그는 57세의 나이에 생을 마감하고 만다.

 

그런 역경 속에서도 그라시안의 글이 출판된데는 그의 절친인 빈센치오 후안 데 라스타노사의 도움이 컸으며, 라스타노사는 책의 서두에서 자신이 그라시안의 저서 열두 권을 한 권으로 녹여내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그라시안의 이 책을 무게 잡는 예언자라 칭하며 이 책이 훈계조의 간결한 격언이라고 표현하였다. 그의 말처럼 이 책의 경구들은 훈계조의 격언일 수도 있겠지만, 삶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경구이기도 하다.


 

책은 001~300까지 일련번호가 목차로 되어 있고, 각 항마다 하나의 경구로 이루어져 있다. 때문에 어느 페이지를 먼저 펼쳐 읽어도 좋은 책이다. 내용을 보면, ‘001 가장 완전한 일은 진실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부터 ‘002 인성과 지성’, ‘011 배울 점이 있는 사람들과 어울려라’, ‘065 안목을 키워라’, ‘113 행운이 따를 때 불운에 대비하라’, ‘156 친구를 가려서 사귀어라등등 우리가 살면서 많이 듣게 되는 조언들이 담겨 있다. 우리가 자라면서 흔히 들었던 그 말이 , 여기서 나온 말이었어?’ 하게 되는 경우도 꽤 있다.


책은 17세기 신부에 의해 씌어진 책이지만, 21세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많은 교훈을 준다. 물론 시대의 변화에 따라 현재의 상황에 맞게 적절히 이해하고 적용할 필요는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신학과 인문학을 아우른 그라시안의 지혜,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은 인간관계로 복잡한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많은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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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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