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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식물의 세계 - 끝내 진화하여 살아남고 마는 식물 이야기
김진옥.소지현 지음 / 다른 / 2022년 9월
평점 :
영화 <개구쟁이 데니스>에는 특이한 식물이 하나 등장한다. 80년 만에 잠시 꽃을 피우는 식물이다. 그런 만큼 마을에서는 대대적인 개화 이벤트가 펼쳐진다. 숨죽인 기다림 끝에 드디어 꽃이 막 피려는 순간! 주인공인 꼬마 데니스가 엉뚱한 사고를 치는 바람에 사람들의 시선은 데니스에게로 쏠리고, 그사이에 꽃은 몇 초간 피었다 시들어버려 축제는 엉망이 되고 만다.
오래전에 본 영화인데 아직도 그 장면이 생각나는 것은 ‘80년 만에 꽃을 피우는’ 특이한 식물 때문이다. 처음에는 영화상에 등장한 가상의 식물이려니 했는데, 알고 보면 이 식물은 실제로 존재하는 ‘타이탄 아룸’ 일명 ‘시체꽃’이다. 영화에서는 영화적 재미를 위해 개화 후 몇 초안에 바로 시들어버리지만, 보통은 7~8년에 한 번 개화하여 이틀 정도 피었다가 진다고 한다. 뉴욕식물원에서는 1973년에 피었던 타이탄 아룸이 80년 만에 꽃을 피우고 생중계까지 되었다고 하니 영화 속 장면도 있을 법한 이야기다.

<극한 식물의 세계>는 이처럼 독특하고 신기한 식물들에 대한 책이다. 책은 다섯 개의 챕터로 나뉘어 1) 크기 : 크거나 작거나 2) 속도 : 빠르거나 느리거나 3) 힘 : 강하거나 독하거나 교묘하거나 4) 환경 : 지나치거나 열악하거나 5) 시간 : 오래되거나 최신이거나 하는 다양한 특징을 가진 식물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소제목에서 보듯, 책에는 ‘우후죽순’이라는 말처럼 하룻밤 사이에도 쑥쑥 빠르게 자라는 죽순도 있고, 백 년 가까이 살다가 딱 한 번 꽃을 피우고 마는 준식충식물 ‘푸야 라이몬디’ 등 특이한 성질을 가진 식물들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또 난초, 죽순대, 뽕나무, 피마자, 이끼처럼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들도 있고, 코알라가 좋아하는 유칼립투스나 그 유명한 셜록 홈즈 시리즈에 등장하기도 한 ‘악마의 발톱’도 있다. 각 식물에 대해 읽어보면 ‘정말 이런 식물이 있을까’ 싶게 특이하고 기이한 식물들도 많고, ‘어떻게 저런 환경에서 살 수 있을까’ 싶게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주는 식물들도 있다.

챕터 말미에는 앞의 본문에서 다룬 식물들의 사진이 첨부되어 있다. 읽으면서도 믿어지지 않을 만큼 특이한 식물들이 많은데, 사진이 함께 실려있는 점이 참 좋았다. 다만, 한 페이지에 4~5종류의 식물을 싣고, 그마저도 챕터 말미에 두는 바람에 보기에는 조금 불편했다. 각 식물마다 사진을 본문에 배치하고, 좀 더 많은 사진을 보여주었다면 보는 재미가 훨씬 더 컸을 것 같다.
편집의 아쉬움은 약간 있지만, 신기하고 기이한 식물의 세계, 극한의 환경에서도 현명하게 적응해서 생존해나가는 식물들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어 무척 좋았다. 아마 다음번에 이끼나 난초 등 식물을 보게 되면 이 책에서 읽은 식물 이야기가 다시 떠올려 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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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