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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으로 살다 - 짧지만 강렬하게 살다 간 위대한 예술가 30인의 삶과 작품 이야기
케이트 브라이언 지음, 김성환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2년 6월
평점 :
창작을 한다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작업이다. 신과 일대일로 대면하여 거기에서 받은 영감을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것이기에 예술가의 작업은 늘 외롭게 마련이다. 예술가가 외롭다는 것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외로움의 의미보다 고독에 가깝다. 몸은 현실에 살고 있지만 늘 현실에 없는 무엇인가를 갈망하고 있고, 현실에 아직 없는 어떤 것을 눈앞에 있는 현실로 나타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과의 괴리 때문에 예술가는 늘 외롭고 고독한 존재다.
<불꽃으로 살다>는 그런 고독한 현실 속에 살다가 홀연히 떠나버린 예술가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에 다뤄진 예술가들은 작품을 통해 화려한 불꽃처럼 타올랐다지만 현실의 삶에서는 어느 순간에 불꽃처럼 스러지고 만 사람들이다. 그들의 삶을 보면 어떤 측면에서는 이카루스가 연상되기도 한다. 촛농 날개를 달고 태양 가까이 다가갔지만, 태양의 열기를 이기지 못해 추락하고만 이카루스. 어쩌면 요절한 예술가들은 천상의 영감을 받아 예술로 승화시켰지만 현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짧은 생을 스스로 마감한 현대의 이카루스는 아니었을까.

이 책은 이른 나이에 삶을 마감한 예술가 30인을 다루고 있다. 그중에는 고흐, 모딜리아니, 키스 해링, 장 미셸 바스키아처럼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작가들도 있고, 이름이 생소한 작가들도 있다. 개인적으로 좀 더 알고 싶었던 에곤 실레나 로버트 메이플소프 등이 있는 점도 좋았다. 작가의 입장에서는 생전에 널리 알려져서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인정을 받는 것이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바스키아처럼 너무 젊다 못해 어린 나이에 천재성을 인정받았지만, 인종 차별이나 중개상, 컬렉터, 가족과의 관계 속에 정서적 불안정을 겪은 예술가도 많다. 감당할 수 없는 명예와 부, 유명세가 오히려 작가를 불행의 나락에 떨어지게 한 안타까운 경우다.

이 책이 좋은 점은 예술가에 대한 신격화나 지나친 우상화가 아닌 객관적인 시각에서 쓰여졌다는 점이다. 작가의 예술성은 그것대로 인정하되 그가 처한 현실을 그대로 인정하고 서술한 점이 좋았다. 다만 대표작 한 점만 실려 있는 점은 조금 아쉽기는 했다. 그래도 불꽃처럼 살다간 예술가들을 만나볼 수 있어 반가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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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