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없는 맛집 한국인의 소울 푸드 맛집 1
안병익 지음 / 이가서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자리에서 몇십 년의 세월을 꾸준히 유지한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 분야에서도 그렇지만, 음식만으로 오랜 세월 한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그 안에 수많은 땀과 정성과 시간이 들어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맛있는 음식도 많고, 새로 문을 여는 화려한 음식점이 곳곳에 있지만 가끔은 수더분한 옛맛이 그리울 때가 있다.

 

<간판 없는 맛집>은 그런 맛집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지역, 동네별로 소개하는 보통의 맛집 책과는 달리, 이 책은 국밥, 해장국, 설렁탕, 냉면, 칼국수, 김치찌개, 감자탕, 한우 등심 등 음식 종류에 따라 분류해놓았다. ‘오늘 뭐 먹지?’하고 일단 메뉴가 정해지면, 그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너댓 개의 맛집 중에서 하나를 고르면 되는 식이다. 덕분에 동일한 메뉴를 두고 여러 개의 맛집을 한꺼번에 비교해볼 수 있다.



책은 대부분 노포를 다루기는 하지만, 무조건 노포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는 않다. 저자는 11년 전에 씨온(SeeOn)’이라는 위치기반 SNS인 앱을 출시하였는데 이후 유저들의 반응과 현실을 고려하여 식신이라는 맛집 정보 서비스로 개편하였다. 책에는 맛집 리뷰에 달린 식신 유저들의 댓글이 음식 사진마다 식신+ ID’ 형식의 코멘트로 덧붙여져 있다. 책은 저자가 썼지만 식신과 함께 만들어낸 책인 셈이다. 맛집이라고 해서 특정 저자 한 사람의 취향이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호평을 받은 맛집이라는 얘기다.

 

하나의 앱이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지만, 일단 이 책에 수록된 맛집들은 수많은 유저들의 선택을 받은 맛집들이다. 노포여서 수록된 것이 아니라, 좋은 평가를 받은 맛집들 중에 노포가 많았던 셈이다. 그래서 책에 수록된 맛집들을 보면 익히 알려진 노포들도 많고, 처음 듣거나 아직 가보지 못한 식당들도 많다.

그런가 하면 한때 해장국하면 ‘OOO’할 정도로 유명했던 노포가 목록에는 빠져있기도 한다. 좋아하는 노포여서 예전에는 종종 갔지만, 종로에 피맛골이 사라지고 새 건물로 입주한 뒤로는 옛맛은 사라지고 맛이 평균 이하로 떨어져서 다시는 안 가는데 역시나 이 책의 리스트에 빠져있다. 예전같았으면 당연히 들어갔을 노포가 빠진 것을 보면, 변한 맛에 실망한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란 얘기다. 그런 걸 보면 사람의 입맛은 간사하고도 냉정하지 싶다.



책은 표지나 구성이 세련되지는 않고, 음식 사진도 핸드폰으로 그냥 찍은 듯 평범하다. 맛있게 보이려고 잔뜩 멋을 부려 찍은 맛집 책들의 사진과는 사뭇 다르다. 조금 촌스럽고 투박하지만 어쩌면 그게 간판 없는 맛집, 노포의 멋일지도 모른다. 욕심 같아선 책 말미 아니면 책 속 부록으로 지역별 리스트나 맛집 지도를 첨부해 주면 더 좋을 것 같다. 책에 수록된 추억 속의 노포들, 새로 알게 된 맛집들을 하나씩 다녀봐야겠다.


--------------------------

*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