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

해밀턴의 그리스로마신화 ㅣ 현대지성 클래식 13
이디스 해밀턴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4월

그리스 로마 신화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서양 문화의 중요한 토대를 형성해왔다. 그리스 로마 신화 안의 다양한 신화적 상징들은 문학, 음악, 미술, 연극 등 여러 형태의 예술작품으로 확대 재생산되어왔으며, 철학, 심리학 등 여러 분야의 연구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런 만큼 그리스 로마 신화는 서양 문화의 뿌리와 예술작품을 이해하는데에도 꼭 읽어야 할 중요한 작품이다.

그리스 로마신화는 어렸을 때 문고판으로 읽기 시작한 뒤, 성인이 되어 읽은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까지 다양한 버전으로 읽은 책이다. 그럼에도 다른 버전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또 읽게 되는 것은 작가에 따라 나름의 시각에서 재해석하고, 새롭게 읽히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은 것도 그런 이유다.

이 책은 세계적인 신화 스토리텔러라고 평가받는 이디스 해밀턴이 영웅과 모험담, 신화에 등장하는 가문들을 중심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재해석한 책이다. 책은 우리가 익히 읽어왔던 그리스 로마 신화의 구성처럼 티탄 족과 올림포스의 열두 신의 등장으로 시작하지만, 이후로 저자는 영웅들의 영웅담과 연인들의 사랑과 모험담, 왕가를 배경으로 한 권력 다툼과 전쟁 이야기 등을 주제로 재구성하여 들려준다. 

저자는 원전에 충실하면서도 전체 내용을 영웅담, 모험담, 왕가와 가문 이야기 등으로 분류함으로써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분류하고 정리하였다.

이 책은 특히 고대부터 현대에 걸쳐 그리스 로마 신화를 모티브로 한 회화, 조각 작품 중에서 100여 편을 엄선하여 같이 수록하고 있다. 수록된 작품들은 텍스트의 이해를 돕는 것은 물론이고, 작품 자체로도 렘브란트, 라파엘로, 티치아노나 찰스 랜던, 레이턴 경,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같은 19~20세기 작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책의 분량은 꽤나 두꺼운 편이지만 글과 그림을 번갈아 읽는 동안 쉽게 책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책의 말미에 신들의 계보도뿐 아니라 프로메테우스의 자손들, 트로이나 아테네 왕가의 계보도 등을 실어 복잡한 인물 관계를 한눈에 알기 쉽게 정리해준 점도 좋았다.

고전이 좋은 점은 이미 아는 내용 같아도 다시 읽으면 전혀 새로운 이야기처럼 다시 읽힌다는 점이다. 같은 원전이라도 저자에 따라, 역자에 따라 재해석되듯 같은 독자라도 읽는 시기나 상황에 따라 또 다르게, 새롭게 읽히기도 하는 게 고전의 묘미인 듯하다. ‘이미 아는 내용 같은’ 그리스 로마 신화일지라도 다른 저자의 시각에서 새롭게 다시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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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