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쓰기 - 나의 단어로
대니 샤피로 지음, 한유주 옮김 / 마티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쓰기는 쉽다. 나의 단어로 계속 쓰면 되니까. 하지만 그게 어디 생각처럼 쉬운 일인가. 그래서 글쓰기는 어렵다.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는 또 있다. 글을 쓰려고 앉는 일 자체도 쉽지 않지만, 일단 글을 쓰겠다고 큰맘 먹고 앉으면 갑자기 이런저런 욕구들이 생긴다. 괜히 목이 마르거나, 화장실이 가고 싶다거나, 밀린 빨랫감이 갑자기 생각난다거나, 평소에는 별로 상관없던 옷장 정리가 자꾸 거슬리기도 한다

그런 자잘한 고지를 넘어 이제 진짜로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고 시작을 한다. 하지만 이내 필요한 자료를 찾으러 인터넷에 접속을 하고그러면 거기서 또 하 세월이다. 자료 찾다, 메일 확인하고, SNS라도 잠시 기웃대고 그러다 보면 오늘도 글은 여전히 제자리이고 또 맥없이 하루가 간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너나없이 겪었을 이런 일들을 저자는 서두에서부터 찬찬히 풀어놓는다. 소설책을 읽듯 편안하게 풀어놓는 저자의 이야기에 미소가 지어지기도 하고, 나와 똑같은 상황에 찔리면서 공감이 되기도 한다.

 

글을 쓰는 삶이란 용기와 인내, 끈기, 공감, 열린 마음, 그리고 거절당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기꺼이 혼자 있겠다는 의지도 필요하다. (중략)... 절제하는 동시에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리고 기꺼이 실패해야 한다. (p.12)

 

누가 읽게 될까 봐항상 침대 밑에 일기장을 숨겼던 소녀는, 작가가 될 거라고는 짐작조차 하지 못했던 그녀는 어느새 작가가 되어 자신의 언어로,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계속 쓰기에 대해 말한다. 그녀가 성장 과정 혹은 일상에서 겪은 일들은 그녀에게 오롯이 경험과 사유의 조각이 되어준다. 그녀는 내면의 검열관(p.26), 파도의 흐름(p.23)을 이겨내면서 어슴푸레한 빛(p.47)을 따라 꾸준히 앞으로 나아간다.



명상 수련과 글쓰기 사이엔 유사한 점이 많은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강력한 유사점이다글쓰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저항하고, 미루고, 경로에서 이탈한다. 하지 만우리에게는 다시 시작할 도구와 능력이 있다. (p.156)

 

작가는 글쓰기의 어려움과 그럼에도 계속 써야 하는 작가의 현실과 고충에 대해 세세하게 이야기한다. 그녀의 현실적인 이야기들은 글쓰기의 어려움을 겪어본 이들이라면 한 번씩 겪었을 만한 일들이기도 하다. 저자는 80여 개의 조각글을 통해 글쓰기의 어려움을 누구나 겪는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며 그럴수록 습관적으로, 꾸준히 실천(practice)하라고 말해준다. ‘실천이 곧 예술이다’(p.77). 


---------------------

*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