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도자기 여행 : 동유럽 편 - 개정증보판 유럽 도자기 여행
조용준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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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의 일이다. 홀로 떠났던 파리 여행에서 몇 가지를 쇼핑했는데 그중 마음에 쏙 드는 것이 빌레로이 보흐의 찻잔과 접시 시리즈다. 단종된 시리즈인데 방브 벼룩시장에서 운 좋게 살 수 있었다. 지금도 그 예쁜 잔에 커피를 마실 때면 파리 생각도 나고 여행가고픈 마음도 다시 솟구친다. 도자기에 얽힌 추억을 떠올리며 좋은 그릇으로 내가 나를 대접해주는 느낌. 좋은 도자기는 이런 매력이 있다.



<유럽 도자기 여행>은 그런 도자기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저자의 도자기 여행 시리즈 중 동유럽편으로 이번에 개정 증보판으로 새로 나왔다. 그는 마이슨을 시작으로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의 도자기 회사와 박물관 등을 두루 돌아보며 각각의 도자기에 얽힌 여러 이야기를 들려준다. 갖고 싶은 테이블웨어와 아름다운 피겨린이 유럽의 풍경들과 함께 등장하니 보는 눈도 그 화려함에 금세 빠져든다.

 

작가의 여정 중 역시나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일본 도자는 조선 도공 이삼평으로부터 시작됐다는 드레스덴 박물관 입구의 글귀다. 책에는 마이슨과 드레스덴, 쯔비벨무스터와 로젠탈, 빌레로이 보흐, 로열 비엔나, 헤렌드 등 자기에 관심 많은 사람이라면 익숙한 여러 이름이 등장한다. 책은 글 반, 사진 반이라고 할 만큼 사진이 풍성하게 실려서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사진의 선명도가 약간 떨어지는 점이 조금 아쉽기는 하다.



17세기 유럽 왕실에서 시누아즈리(Chinoiserie)’라고 하며 동양의 자기에 열광하던 시절. 폴란드 왕이자 작센 선제후인 아우구스투스 1세는 도자기 궁전을 완성하기 위해 아시아의 자기와 비슷한 마이슨 복제본을 만들어냈다. 2017년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던 왕의 보물전전시에는 당시 마이슨이 복제했던 도자기와 중국의 청화백자가 나란히 전시된 적이 있다. 중국 청화백자의 그림을 그대로 모사한 마이슨 제품을 같이 전시하였는데, 당시만 해도 마이슨은 모방의 초기 단계라 그림의 수준은 원본에 비해 많이 떨어져 보였다. 그렇게 시작한 마이슨지만 거듭된 연구와 노력의 결실로 지금은 오히려 동양인들이 유럽 도자기에 열광하고 있다.

 

책을 보며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쯔비벨무스터의 원조가 독일 마이슨이었다는 점이다. 제품을 쓰면서도 이제껏 체코 회사라고 알고 있었는데, 체코의 것은 비싼 마이슨 제품을 대신해 서민들을 대상으로 대량 생산한 것이라고 한다. 체코의 시골 펜션에서 서빙 식기로 나온 쯔비벨무스터를 두고 원조 부심을 부리는 여주인의 에피소드도 재미있었다. 또 훈데르트 바서는 건축과 회화로 먼저 만났었는데 사금파리와 도자기 타일 위주로 다시 보게된 점도 반가웠다. 다시 여행이 자유로워지는 때가 오면 또 다른 빌레로이 보흐를 만나러 유럽 골목을 걸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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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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