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폴리스 -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도시의 역사로 보는 인류문명사
벤 윌슨 지음, 박수철 옮김, 박진빈 감수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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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서 나고 자라는 대부분의 요즘 아이들을 보면 저 아이들이 을 떠올릴 때는 머릿속에 어떤 풍경이 그려질까 궁금할 때가 있다. 배경은 추억을 지배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집 안팎에서 마당과 골목, 지붕, 마루, 다락, 벽장, 지하실, (창고), 수돗가 이런 것들을 경험하고 자란 우리 세대와 아파트만 경험하고 자란 그들 세대의 집은 아무래도 좀 다를 것 같다.

 

이 얘기를 집이 아닌 도시에 적용하면 우리 역시 아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도시는 이미 존재했고, 도시에 살건 산속에 살건 우리 머릿속에는 도시라는 개념이 이미 존재했으니까. 요즘 아이들이 어디에 사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아파트를 알고 있듯이 우리는 도시를 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저자는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도시를 근원부터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그는 문명의 발상지인 우르크, 요한계시록과 히브리 성경의 영향을 받은 바빌론, 목욕탕과 식도락 같은 쾌락의 도시 로마와 바그다드, 상업과 교역의 중심지였던 리스본, 암스테르담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한 카페, 마천루 등으로 상징되는 런던, 파리, 뉴욕 같은 도시의 배경,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그중에는 한국의 송도도 등장한다. 저자는 송도를 첨단기술로 완벽히 통제되는 도시라며 미래가 아닌 현재에 실제로 존재하는 유비쿼터스 도시 Ubiquitous City라고 설명하였다. ‘역동성으로 꿈틀대는 미래 도시의 예로 서울과 라고스를 들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수렵, 유목 생활을 하던 인류에게 도시는 발상의 전환이자 새로운 문명의 시작이었다. 한 곳에 정착한 것은 농경 시대의 마을도 마찬가지지만, 친족공동체적 성격의 마을이나 집단과 달리 도시는 사회적이고 계약적인 관계가 존재하는 한 차원 더 발전한 문명인 셈이다. 저자는 도시를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라고 하면서, 도시의 역사를 통해 인류의 문명을 이야기한다.

 

책을 읽는 동안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우르크에 대해 읽을 때는 전에 읽었던 수메르 문명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났고, 여행을 갔던 파리나 로마의 모습도 새삼 그리워졌다. 세계의 도시 문명을 다루는 책에서 만나는 서울 이야기도 반가웠고, 아직 가보지 못한 송도 신도시도 궁금해졌다.

 

<메트로폴리스>는 분량만으로도 650여 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책이다. 흔히 벽돌책이라고 하는 이런 책들은 읽기도 전에 일단 분량만으로도 사실 좀 부담이긴 하다. 하지만 이게 또 한번 시작하고 나면 계속 다음 페이지로 끌고 가는 묘한 힘이 있어서 책 읽기를 멈출 수가 없다. 이런 책을 읽고 나면 확실히 전에 몰랐던 새로운 지식이나 생각을 얻는 묘미가 있다. 꽤 많은 분량의 책을 다 읽고 났을 때의 뭔지 모를 뿌듯함은 보너스다.

 

이런 벽돌책은 독자의 지구력도 필수지만, 저자의 방대한 지식과 필력이 필수다. 저자는 세계 여러 나라의 도시를 수차례 걸어보고, 다니면서 이 방대한 분량의 책을 완성했다. 지식과 경험이 바탕이 된 저자의 내공은 일상처럼 무감해진 도시를 문명의 근원부터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책은 도시와 도시의 문명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각기 개별적인 내용으로 되어 있어 어느 도시부터 먼저 읽어도 괜찮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와 도시의 문명에 대해 궁금한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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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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