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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골목 ㅣ EBS 세계테마기행 사진집 시리즈
EBS 세계테마기행 지음 / EBS BOOKS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우리는 모두 골목에서 자라왔다. 담장과 담장, 지붕과 지붕이 맞닿은 집과 집 사이. 그 사이를 이어주는 골목은 어린 시절의 우리에게는 세상의 전부이자 어린 삶의 무대이기도 했다. 아파트가 대중화되고, 아파트만 보고 자라온 세대라면 골목의 형상은 조금 다를 수도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어릴 적 자신의 주무대였던 골목은 어떤 형태로든 추억 속에 자리하게 마련이다.
골목은 참 신기한 존재다. 기억 속 골목의 모습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골목이 주는 느낌만큼은 대개 비슷하다. ‘골목’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쩐지 따뜻하고 정겨운 느낌이 들고, 기억 속 어딘가에 묻어둔 채 잊고 지냈던 어릴 적 추억이 새삼 떠오르곤 한다. 꼭 어릴 적 자신이 자란 그 장소, 그 골목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생전 처음 가보는 마을, 처음 가보는 나라에서도 ‘골목’을 만나게 되면, 타임머신이라도 탄 듯 수십 년 전 자신이 뛰놀던 그 골목이 오버랩되면서 추억 속 골목으로 시간 여행을 하게 된다. 그렇게 골목은 우리의 어릴 적 과거로 돌아가는 시간 여행의 관문이 되어준다.

<Alley-세상의 골목>은 EBS 프로그램 ‘세계테마기행’이 세계 각국에서 만났던 여행지의 골목 사진을 모아놓은 책이다. 이 책은 세계테마기행에서 영상으로 만났던 여행지의 다양하고 정감있는 골목 풍경들을 사진으로 보여준다. 사이사이에 짧은 글이 곁들여져 있기도 하지만, 책의 대부분은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계의 주요 여행지부터 오지까지 두루 다니는 세계테마기행이기에 책에 소개된 나라들은 포르투갈, 이탈리아, 크로아티아와 중국, 인도, 케냐 혹은 콜롬비아 등 유럽과 아시아, 남미와 아프리카 등 전 세계를 아우른다. 책 속의 장소들은 여행의 기억, 골목의 추억들을 떠올리게 해준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오래도록 하늘길이 막혀 언제쯤 그곳에 갈 수 있을지 막연하지만, 여행이 가능해지면 찾아가고픈 골목들이다.

책의 크기는 생각보다 작은 편이다. 일반적인 판형으로 했으면 사진이 더 크고 시원하게 보였을 텐데 조금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다시 여행을 가게 되면 가방 속에 쏙 넣어가고 싶은 아담한 크기이기도 하다. 책을 보다 보면 골목의 풍경, 그곳의 하늘과 골목 안에 찾아든 빛, 골목 안의 사람들, 골목 사람들의 일상이 보인다. 그런 정겨운 풍경들을 자유롭고 편안하게 걸어본 적이 언제인가 싶다. 골목을 좋아해서 여행 중에 가능하면 그곳의 골목을 종종 걷곤 하는데, 다시금 여행을 가게 되면 그리운 골목 여행을 다시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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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