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바리 부인 펭귄클래식 에디션 레드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이봉지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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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클래식의 책을 받으면 늘 기분이 좋다. 세계문학의 고전을 가볍게 들고 다니며 읽기 좋은 페이퍼백으로 만나는 것도 반갑고, 그 전에 펭귄 클래식 특유의 예쁜 표지디자인에 눈이 즐겁다. 펭귄클래식의 마카롱에디션 일부를 갖고 있는데, 아직 전부 다 읽지는 못했음에도 서가에 꽂혀 있는 것을 보면 마카롱처럼 산뜻한 색이 눈에 들어와 기분이 좋아진다 

 

이번에 읽게 된 책은 마카롱에디션이 아닌 레드에디션인데, 대부분 초판 출판 당시부터 문제작으로 여겨지며 뜨거운 논쟁과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에 출간된 레드에디션은 인간의 욕망과 사랑의 미혹을 다루고 있으며, G.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외에 D.H.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연인>, 아나이스 닌의 <헨리와 준>, 기 드 모파상의 <어떤 정염>, 윌리엄 버로스의 <퀴어>,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의 <모피를 입은 비너스> 등 대부분 제목만으로도 이미 유명한 작품들이다. 앞의 두 작품은 영화로도 이미 잘 알려져 있고, 아나이스 닌의 <헨리와 준>은 예전에 북회귀선이라는 연극으로 상연되며 한동안 이슈가 되기도 했다.

 

 

보바리 부인을 읽게 된 것은 세계문학의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그 유명세에 비해 작품으로 온전히 읽은 적은 없기 때문이었다(그런 작품이 한둘이 아니지마는). 특히 일물일어설(一物一語設)을 주장한 동시에 사실주의 소설의 창시자로 불리는 플로베르의 문체를 직접 읽어보고 싶었다. 플로베르는 표면적으로는 객관적 문체를 추구하면서도, ‘보바리 부인은 나였다고 할 만큼 내면적으로는 꿈 많고, 무엇엔가 천착하기를 좋아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주인공 엠마는 의사인 남편 샤를과 평범한 가정을 꾸려가지만, 이내 단조롭고 따분한 일상의 권태를 견뎌내지 못하고 야심없는 남편에 대해 점점 짜증이 쌓여간다. 이후 남편과 달리 적극적인 레옹, 바람둥이 로돌프 등과 불륜을 이어간다. 가정과 육아는 점점 소홀히 한 채 자신의 감정과 욕망을 채우는 데만 급급하던 엠마는 사치와 향락을 위해 뢰뢰에게 계속 빚을 지게 되고, 불륜 상대에게는 버림받으며, 결국에는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만다.

    

영화는 대체로 불륜, 쾌락, 에로티시즘에 중점이 맞춰진 반면, 소설은 인물의 심리와 내면 묘사에 더 집중하며 읽을 수 있어 좋았다. 특히 엠마나 로돌프 등 등장인물의 심리를 작가가 전지적 시점으로 설명하지 않고, 등장인물들의 대화나 행동을 통해 보여주고 있어 오히려 더욱 사실적으로 느껴졌다. 플로베르가 사실주의 문학의 선구자임을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작품을 읽는 동안 엉뚱하게도 오래전에 읽었던 김동인의 단편 <감자>가 오버랩되기도 했다. <감자>에서 주인공 복녀는 늙은 남편과 사는 수줍고 순진한 여인이었으나,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그의 성격은 이만큼까지 진보되었다할 만큼 큰 성격의 변화를 보인다. ‘보바리 부인과 세부적인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두 작품 모두 인간의 내면과 욕망, 결말의 비극과 주변 인물들의 대응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비교하며 읽어보면 더욱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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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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