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도시 이야기 허밍버드 클래식 M 5
찰스 디킨스 지음, 김소영 옮김 / 허밍버드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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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라고 하면 <올리버 트위스트><크리스마스 캐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두 도시 이야기>는 이번에 처음 읽게 되었다. 유명한 작품임에도 제목만 아는 소설들이 꽤 있는데, 때로는 이처럼 듣고도 잊었거나 혹은 제목을 무심코 흘려 듣는 경우도 있다.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18세기 프랑스 대혁명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프랑스 대혁명을 바탕으로 한 작품 중에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것은 빅톨 위고의 <레 미제라블>로 소설 원작뿐 아니라 영화, 뮤지컬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두 도시 이야기> 역시 영화로도 만들어졌으나, 영화보다 뮤지컬 공연으로 더 활발하게 무대에 올려지는 듯하다. 이 작품은 디킨스가 토머스 칼라일의 <프랑스 혁명>에서 영향을 받아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썼다고 알려져 있다. 프랑스 혁명을 전후한 시대에 런던과 파리라는 두 도시를 오가며 벌어지는 일들을 통해 혼란과 격동의 시대, 그 시대를 사는 인물들의 절박함과 시대상 등이 잘 드러나 있다.

 

  

책은 686페이지에 이르는 장편소설이다. 책을 읽기 시작하며 첫 몇 페이지는 얼른 몰입이 되지 않아 잠시 머뭇거렸지만, 계속 읽어나가기 시작하자 금세 책 내용에 빠져들었다. 첫날 어느 정도 읽고서는 다음날 밤에 뒤이어서 조금만 읽고 자야겠다 했는데, 책을 읽다 보니 어느새 밤을 새워 끝까지 다 읽고 말았다. 책을 읽느라 밤을 새운 것도 오랜만이지만, 밤을 새운다는 생각 없이 그저 작품에 빠져들다 보니 그렇게 된 모양이다.

 

귀족 사회에 염증을 느껴 자신의 특권을 모두 버리고 런던에서 자신의 능력으로 살아가는 찰스 다네이, 그와 꼭 닮은 외모를 지닌 영국 변호사 시드니 칼튼, 그가 마음속으로 사랑하는 여인이자 찰스의 아내인 루시, 바스티유 감옥에 18년 동안 수감되었다가 딸 루시와 재회하게 된 의사 마네트. 그들을 보호하고 물심양면 지원하는 은행 직원 로리와 유모인 프로스 양, 한때 마네트 박사의 하인이자 파리 외곽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드파르쥬 부부 등.

이들은 프랑스 귀족사회의 횡포와 핍박받는 서민 대중들의 가난과 고통으로 혁명의 분위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는 도시에서 얽히고설킨 운명적 만남에 처한다. 때로는 절체절명한 상태의 영국 법정에서, 때로는 위태롭기까지 한 프랑스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들의 한 치 앞을 모르는 상태로 운명을 헤쳐나간다.

    

책을 읽다 보면, 프랑스 대혁명이라는 배경 때문인지 자연스레 빅톨 위고의 <레 미제라블>을 떠올리게 된다. 줄거리나 등장인물 등에 대한 이야기와는 별개로 프랑스 대혁명이라는 사건만 놓고 본다면, 두 작품은 조금 다르게 읽힌다. <레 미제라블>이 프랑스 혁명에 참여한 마리우스와 주변 인물들의 희생, 혁명의 숭고함과 정당성에 더 중점이 맞춰져 있다면, <두 도시 이야기>는 귀족의 횡포와 핍박받는 서민의 울분과 처절함, 그에 따른 혁명의 발발 등은 있는 그대로 다루되,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점차 개인의 복수와 집단 광기로 얼룩져가는 일부 극단주의자들의 폐해 등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최고의 시간이면서 최악의 시간이었다. 지혜의 시대였지만 어리석음의 시대이기도 했다. 믿음의 신기원이 도래함과 동시에 불신의 신기원이 열렸다. 빛의 계절이면서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었지만 절망의 겨울이기도 했다.’라는 소설의 첫 문장은 책을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 읽고 난 후에 더욱 깊이 와닿는다. 고전이 세월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읽히는 것은 그 내용이 당대뿐 아니라 그 이후 시대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 아닐까. 찰스 디킨스가 이 작품을 두고 내가 썼던 작품 중 최고의 이야기라고 했다는데, 과연 그럴만한 작품이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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