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의 기술

강의의 기술 - 넘볼 수 없는 차이를 만들어 주는
최창수 지음 / SISO / 2020년 10월

‘아는 것’과 ‘가르치는 일’이 별개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알고 있는 지식이 아무리 많아도, 그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효율적으로 잘 전달하기란 참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유명한 스티브 잡스의 강연이나 TED의 강의들을 보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전달하면서 청중에 대한 흡인력 역시 대단함을 느낄 수 있다. 명강의를 듣고 나면 하나의 완벽한 무대 퍼포먼스를 본 듯 뭔가 가슴이 뿌듯해지면서 감동까지 받을 때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강의를 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너무도 많다. 무조건 아는 것이 많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고, 오히려 아는 것이 지나쳐 역효과가 나기도 한다. 반대로 전문 지식이 부족한 상태로 누군가를 가르치려 한다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거나 청중과 겉도는 등 여러 문제가 생긴다. 전자나 후자 모두 정보 전달의 오류도 오류지만, 더 큰 문제는 강의를 듣는 사람들의 귀한 시간까지 뺏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강의를 하려는 사람은 자신의 지식 외에 강의 스킬에 대해서도 꾸준히 준비하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조금 더 나은 강의를 위해 노력하는 강사들을 위한 책이다. 저자는 26년을 기업교육 강사로 지내며, 한국능률협회 및 기업, 공공기관 강의를 오래 해온 경험을 책으로 엮어내었다. 그는 자신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강의 에피소드와 강의 요령, 강의 훈련법 등 여러 가지 강의 기법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책은 강의안 구성이나 스피치 기법, 발성과 발음 훈련 등 강의에 필요한 기본적인 준비에서부터 청중의 몰입도를 높이고, 강의를 재미있게 만드는 세부적인 spot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저자는 또 청중을 휘어잡는 공감력, 무대 장악력을 얘기하며 청중과의 친밀감을 높이는 라포 형성을 강조한다. ‘라포(rappot)’는 ‘대상과의 공감, 유대감’을 뜻하는 말로 강의뿐 아니라 면접, 대화, 촬영 등 대상과의 교감이 필요한 여러 분야에 쓰이는 말이다.

나 역시 종종 강의를 하고 있지만, 실제 강의를 하다 보면 청중과의 ‘라포(rappot)’가 그날 강의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그 전에 나름의 완벽한 강의 준비는 필수다). 청중과 라포 형성이 잘 되고 나면 강의를 하는 동안 묘한 유대감 같은 것이 생기면서 청중 역시 강의에 적극 참여하게 되고, 오래 강의를 해도 전혀 힘들지 않다. 물론 강의의 성공 여부를 라포 하나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질 좋은 강의를 위해서는 라포 형성이 필수적이다.

이 책은 강사로서의 자기 훈련법과 함께 실전에서 쓰는 여러 가지 강의 기술들을 다루고 있다. 그것을 단순히 ‘기술’이라고 생각하면 강사의 잔재주라고 오해할 수도 있지만, 사실 강의 능력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한 강사의 노력이고 갖춰야 할 필수 요소이기도 하다. 자신이 쌓은 지식으로 열심히 준비한 강의를 좀 더 효과적으로, 더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늘 새롭게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그런 준비를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이 책도 안내자 중의 하나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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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