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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명의 보물 고대 그리스 - 전 세계의 박물관 소장품에서 선정한 유물로 읽는 문명 이야기 ㅣ 손바닥 박물관 2
데이비드 마이클 스미스 지음, 김지선 옮김 / 성안북스 / 2020년 3월
평점 :
‘그리스’라고 하면 대개 그리스·로마 신화가 제일 먼저 연상되지만, 정작 그리스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많지 않다. ‘그리스·로마’를 마치 한 단어인 듯 얘기하지만 두 나라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은 매우 차이가 난다. 이탈리아는 유럽 여행의 주요 코스 중 하나고, 그중에서도 로마는 이탈리아의 대표 도시인만큼 우리에게 직간접적으로 많이 알려진 곳이다. 반면 그리스는 이탈리아와 이오니아해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하고 있는 가까운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지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무척 멀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그리스에 대한 지식이나 관심은 로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인류 문명의 보물, 고대 그리스>는 그런 관심에서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전 세계 박물관의 소장품으로 흩어져 있는 고대 그리스의 유물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책에는 선사시대 초기에서 헬레니즘 말까지 포함하여 200여 점 정도가 수록되어 있다. 책은 구석기에서 수렵채집에서 농경기, 후기 청동기, 초기 철기, 도시국가 시대, 헬레니즘기 등으로 나누어 각 시대별 유물을 생생한 유물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그리스 유물을 소개하는 동시에 도록과도 같은 역할을 하는 이 책은 성안북스의 ‘손바닥 박물관’ 시리즈 중의 하나이다. 일부 유물 사진 옆에는 유물과 손바닥 그림자가 표시되어 있는데, 이는 손바닥을 기준으로 유물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도록 한 아이디어다. 크기가 큰 유물의 경우에는 손바닥 대신 사람의 몸 크기와 비교하도록 하였다. 사진만으로는 유물의 크기를 짐작하기 어려운 점을 극복한 좋은 아이디어여서 유물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일부 유물 주변에 표시된 불필요한 음영 때문이었다. 유물 사진은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가장 객관적이고 보기에도 좋은데, 일부 유물에는 유물 주변에 그림자를 굳이 넣어서 가독성이 많이 떨어졌다. 특히 덴드라 갑주나 세 발 가마솥 같은 경우에는 착시 효과와 같은 음영 처리 때문에 처음에 혹시 인쇄 불량이 아닌가 하고 다시 봤을 정도였다. 내용은 무척 좋은 책인데 이 부분은 다음 쇄에는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은 기본적으로 유물 사진을 싣고 시대, 소재와 크기, 출처, 소재와 같은 유물 관련 필수 정보를 병기한 뒤, 그 유물에 대한 소개를 하는 형식이다. 각 시대별 도입부에서는 해당 시대에 대한 배경, 시대상황 등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어 뒤이어 나오는 유물들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돕고 있다. 여러 나라의 박물관에 흩어져 있는 그리스의 유물을 선사시대부터 헬레니즘기에 이르기까지 한 번에 훑어볼 수 있는 책이다. 고대 로마, 고대 이집트 등 ‘손바닥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어떤 내용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