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시작법

무엇이든 시작법
최정우 지음 / 홍익 / 2020년 2월

계획이란 말에는 왜 늘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따라붙는지 모르겠다. 계획을 세운 대로 착착 진행하면 좋으련만 거의 대부분의 계획은 시작만 하다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계획을 세울 때는 누구나 의욕적으로 뭔가를 계획하지만, 처음의 마음을 이후로도 꾸준히 지속하기란 쉽지 않다. 머릿속에 이런저런 생각은 많지만 막상 새로운 일을 시도하려면 아직 뭔가 준비가 덜 된 것 같거나 혹은 당장 눈앞에 쌓인 일에 치여서 결국 또 계획만 세운 채 미완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한편으로는 계획을 실행하는 데 있어서 굳이 나이 핑계를 대고 싶지는 않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추진력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긴 하다. 젊을 때는 때로 무모해서 실수나 실패에 대해 별로 생각하지 않고 일단 행동부터 하지만, 나이가 들면 무작정 행동으로 옮기기보다는 좀 더 생각을 많이 하는 쪽으로 변하기도 한다. 생각이 신중해지는 것도, 체력이 예전만 못한 것도 모두 나이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겠지만 계획을 끝맺지 못하고 또 미루게 될 때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렇다고 모든 이유를 나이 탓으로만 돌릴 수도 없다. 나이가 듦에 따라 체력과 추진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성격상 생각이 너무 많은 탓인지도 모르겠다. 일단은 행동으로 움직이는 게 필요할 때도 있는데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발목을 잡혀 오히려 아무 것도 못할 때가 많다. 머리로는 계획이 모두 세워져 있고 그저 움직이기만 하면 되는데, ‘일단 저지르고 보는’ 게 잘 안되다 보니 하루가 가고, 한 달이 가도록 늘 비슷한 자리에서 멈칫거리고만 있는 느낌이다.

이 책은 이렇게 계획만 세우다 말거나 생각이 너무 많아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직장인이면서 심리학회 회원으로도 활동하는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계획을 미루고 생각만 하다 그만두는 사람들에게 ‘무엇이든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시작하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책은 네 개의 장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목차를 살펴보면 내심 찔리거나 와닿는 부분이 많다. 전반부에서는 ‘나는 왜 생각만 하고 나아가지 못할까?’, ‘인정받지 못할까 봐 두렵다’ 등 시작하지 못하는 여러 가지 이유에 대해 얘기하기도 하고, ‘편안할수록 발전은 없다’, ‘백발백중보다는 만발백중이 낫다’, ‘일단은 질보다 양이 우선이다’라고 하며 무엇이든 시도해보기를 권하기도 한다. 후반부에서는 시작하고 실천하는 방법에 대해 저자 자신의 현실 경험을 토대로 조금 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사실 계획을 세우고도 실행하기를 머뭇거리는 이유 중의 하나는 무의식적인 완벽주의 때문일 수도 있다. 저자의 말처럼 ‘완벽주의는 완벽해질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하고 싶고, 뭐든 하려면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어느새 욕심이고 집착이 되어 실행 자체를 막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책은 머릿속에 가득 찬 생각만으로 미리 주저앉지 말고 어떤 시도든 ‘눈 딱 감고 그냥’ 해보라고 권한다. 사실 머리로는 다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행동으로 옮기려면 머뭇거려질 때, 이 책을 읽으며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한 번 더 돌아보고 마음을 다잡아 실행해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