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규의 끄덕끄덕 드로잉
덕규 지음 / 북센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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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출판되는 책들 중에는 온라인에서 먼저 매니아층의 인기를 얻고, 오프라인으로 책까지 출판하게 되는 경우가 꽤 많은 것 같다. 오프라인에서 책을 먼저 출판한 뒤에 온라인 활동을 시작하게 됐던 기존의 작가들과는 다른 접근 방식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어느 쪽이 먼저인가 선후의 차이는 있지만, 책 한 권을 내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점에서는 양쪽 모두 동일하다.

덕규의 끄덕끄덕 드로잉은 전자에 해당하는 책이다. 일러스트레이터인 작가는 짧은 글, 끼적거린 낙서, 흥얼댄 한 소절을 통해 일상의 감정들을 간결하게 표현해냈고, 그 글들을 트위터에 연재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이러한 작가 소개 글처럼 이 책은 한두 줄의 짧은 글과 낙서처럼 귀여운 그림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온라인에 한 편씩 올리기도 좋은 포맷이지만, 책으로 보아도 중간에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어도 좋은 구성이다.


얼핏 봤을 때는 아기들을 위한 동화책 같은 구성이지만, 한 편 한 편 읽어보면 어른이들을 위한 동화책 같아 보인다. 작가는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순간들을 눈썰미 좋게 찾아내고, 거기에 맞는 귀여운 그림들과 함께 소소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그는 때로는 아재개그 같고, 때로는 동음이의어나 발음이 유사한 단어를 활용한 말장난 같기도 하고, 혹은 촌철살인의 유머를 보여준다. 가끔씩 썰렁개그 같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장면은 작가의 밝은 눈과 재미난 위트에 공감하며 함께 미소 짓게 된다.



키위가 먹고 싶었던 키위새’, ‘비트박스 하는 비트’, ‘자두 자두 졸린 자두는 발음만으로도 재미있고, ‘가장 인기 있는 파이-와이파이’, ‘살찐 청양고추-피망’, ‘진정한 콩가루 집안-인절미 가족’, ‘내 마음을 이해할-만두등은 주위의 흔한 소재를 통해 소소한 웃음을 준다. 중간중간에 있는 단어장이나 아주 쉬운 그림 강좌도 흥미로웠다. 작가의 팁을 따라 그리다 보면, 동그라미 하나로도 귀여운 그림 하나가 금방 완성이 된다.



세상 복잡한 요즘은 누구나 머리 복잡한 일과 해야 할 일들을 가득 끌어안고 산다. 그럴 때일수록 가끔씩은 아무 생각 없이 머릿속을 비우는 시간이 더욱 필요하다. 그럴 때 이 책을 읽으며 낙서를 하듯 끼적끼적 따라 그리다 보면 복잡한 머릿속이 조금은 여유로워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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