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곤 실레를 사랑한다면, 한번쯤은 체스키크룸로프
김해선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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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의 그림에 빠져든 적이 있다. 그때쯤 인테리어용으로 나온 클림트의 그림을 하나 구입하면서 소품 액자를 몇 개 같이 구입을 했는데, 이 그림들이 묘했다. 어딘지 모르게 클림트와 비슷하면서도 클림트의 그림과는 확실히 다른 그림들. 바로 에곤 실레(Egon Schiele)였다. 그의 그림에서는 클림트의 그림에서처럼 고혹적이고 퇴폐적인 분위기를 보이면서도 뭔지 모를 슬픔과 외로움이 많이 느껴졌다. 이후로 에곤 실레와 그의 그림에 대해 관심이 점점 높아졌다.

 

<에곤 실레를 사랑한다면, 한번쯤은 체스키크룸로프>는 그런 관심에서 읽게 된 책이다. 에곤 실레에 대해서는 에곤 쉴레 : 욕망이 그린 그림이라는 영화도 나온 바 있다. 저자는 산티아고 순례길의 끝에서 우연히 에곤 실레의 그림을 만나고 이후로 그의 그림에 계속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 시작된 관심을 바탕으로 저자는 에곤 실레가 머물렀던 체스키크룸로프에 40여일간 머물며 에곤 실레의 흔적을 찾아다닌다.

 

저자는 에곤 실레의 삶과 그의 뮤즈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에곤 실레의 여러 작품들을 보여준다. 작은 그림들이 많아 아쉽긴 하지만 비교적 많은 작품들이 실려 있고, 특히 이제껏 알려진 누드와 자화상 외에 에곤 실레의 풍경화를 볼 수 있어 좋다.

 

사실 평론가 등 미술 전문가들이 쓴 화가 관련 책들은 많다. 이 책은 앞서 말한 책들과는 조금 느낌이 다르다. 광범위한 미술사적 지식이나 미술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을 원한다면 전자의 책이 나을 수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그보다는 에곤 실레에 대한 독자적 관심에서 그의 흔적을 찾아가는 순수한 여정에 중점을 둔다. 그런 점이 오히려 담담하고 소박하게 느껴져서 부담 없이 읽혀진다. 에곤 실레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여정을 따라가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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