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때 성적증명서가 필요해서 가까운 동사무소에서 성적증명서를

발급받았다. 내가 대학에 들어갈때 문과와 이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솔직히 난 문과인지 이과인지 그때까지 나의 적성을 몰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부모님이 나의 적성을 잘 살려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중학교에 처음 입학했을때가 생각난다. 난 하얀얼굴에 정말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미소년이였다..ㅎㅎ(못믿겠으면 그때 사진을 보여주죠..ㅋㅋ)

첫 수업이 국어시간이였는데 국어선생님이 나를 계속 쳐다보시더니

문학을 하면 좋겠다고 하셨다..그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난다.

그때부터 내가 문학이나 인문학을 했으면..아마 이름을 날렸을까??ㅎㅎ

 

암튼 부모님의 권유로 이과를 선택했고, 그것이 나의 대학생활의 괴로움의

시작이였던 것 같다. 과가 전혀 적성에 맞지 않았고, 몇번이나 전과를 할려고 했었다.

 

오늘 대학때 성적증명서를 발급받아서 훑어보았다. 딱 봐도 이과 전공과목은

시들시들한데 인문학 과목들만 'A'이 학점이였다.

'사회윤리', '국어의 이해와 표현', '종교학', '사상사의 이해', '21세기의 이해'

이런 과목들만 좋은 학점이였다.

 

오늘 성적증명서를 보면서 대학시절 유난히도 철학과 역사에 관심을 많이 가졌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동아리 선배가 자신이 유학을 가는데 같이 가자고 권유했다. 나에게

어떠한 것으로 유학을 갈꺼냐고 물었다. 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철학'이라고 말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학시절에 낭만이라고는 눈씻고 찾아볼수 없었던 이유가 적성에 안맞는

전공이였던 것이 분명하다. 대학시절이 끝날무렵 내 대학생활은 이렇게 끝나는 구나라고

생각하며 씁씁했던 기억이 난다.

 

그뒤로 난 대학원을 진학했고 인문분야였다. 그때부터 제대로 공부했던 것 같다.

그 대학원 전공에서 부터 시작해서 역사, 철학, 교육, 문학 인문학 전반에 걸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좀더 일찍 내 적성과 전공을 살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대학때 성적 증명서를 받은 오늘 왠지 기분이 묘하다..

자기를 알고 자기대로 살아야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해 진다는 것을 말이다.

 

오늘 성적 증명서를 받아들고 씁씁하고 허전했던 내 청춘의 시간들이 추억되었고,

늦게나마 나의 걸음대로 걸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홍순관의 '나처럼 사는건 나밖에 없다고'라는 노래말이 생각난다.

 

들의 꽃이 산의 나무가 가르쳐줬어요
그 흔한 꽃이 산의 나무가 가르쳐줬어요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다고
강아지풀도 흔들리고 있어요 바람에

저 긴 강이 넓은 바다가 가르쳐줬어요
세월의 강이 침묵의 바다가 가르쳐줬어요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다고
강아지풀도 흔들리고 있어요 바람에
저 긴 강이 넓은 바다가 가르쳐줬어요
들의 꽃이 산의 나무가 가르쳐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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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모노로그 2012-11-06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왕 말 나온김에 사진도 공개해주시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