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의 새로운 조건들 - 사건, 진리, 장소
이정우 지음 / 인간사랑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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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라는 이름은 나에게 개념의 철학자로 각인되어있다. 그분이 쓴 철학 개념어 풀이 책인 <개념-뿌리들 01,02>를 읽고 우리가 사용하는 철학적 개념들이 어떻게 생성되었는지 그 과정을 매우 설득력있게 설명해주었다. 평소에 개념에 대해서 내가 생각하던 부분들과 상응하는 면이 많아 매우 공감하였고, 사람들이 보통으로 쓰는 철학개념들을 저들을 알고 사용하는 것일까하고 의문을 가졌던 것들을 이분의 책을 읽고 그 의문을 정리할 수 있었다. 어떤것을 설명할 때 그 근원에서부터 시작하여 그렇게 된 연유를 설명해주므로 논리적 비약이나 생략으로 인해 생기는 낯설음을 없애주는 매우 탁월한 철학자라고 생각했다. 아리스토텔레스를 전공하여 그리스 철학을 강조하며 그리스 철학이 모든 철학의 기초라고 말한다. 이분의 글은 매우 탄탄한 기초적 철학의 매트리스가 깔려있다. 그뿐 아니라 미셀 푸코도 전문적인 연구가이다. 그래서 이 책 곳곳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와 푸코 뿐 아니라 베르그송이나 들뢰즈 같은 프랑스 현대 철학자들이 등장한다. 이 책은 어느정도 상당한 수준의 철학적 훈련과 기본 배경이 없이는 읽어내기가 만만치 않다.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고 다시 앞장을 넘기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 책이 어려우면 차리라 마지막에 보론으로 첨가된 ‘미셀 푸코와 사유의 변환’이라는 저자의 글을 보고 푸코에 대해서 배우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꽤 많은 분량으로 쓴 서론 ‘역사에 있어서의 진보’에서 전체적인 책의 윤관을 제시하고 있다. 전문적 철학자답게 약간을 역사와 진보의 문제를 사변적으로 다루고 있다. 즉 역사를 반복적인 것으로 파악하고 반복에는 퇴보의 얼굴과 진보의 얼굴이 있는데 이 두가지로 인해서 역사에는 차이가 나타난다고 한다. 반복을 통해 시간에는 수많은 층위들이 있는 마디가 새겨진다고 한다. 이러한 반복적인 시간의 흐름에서 진보적인 사간에 매듭을 지어주는 것은 인간주체에 의해 이루어지며 사건 자체가 역사적인 계열을 만들어 내지 않는다고 한다. 즉 사건의 계열은 늘 주체에 의해 구성되며 주체에 의해 반복되어진 진보의 시간을 매듭짓는 행위를 통해서 진보적 역사가 진행된다고 한다.

 

 진보란 끝없는 귀환이라는 것 자체가 물적 체제의 끝없는 재생을 전제하기 때문에 새로운 모습으로 귀환하는 소수자들의 생성/운동을 필수적인 조건으로, 실재의 귀환은 물적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은 때에만 진정으로 진보를 이룩할 수 있다. p.29

 

1장 ‘관리사회’에서는 현대사회를 관리사회로 정의하므로써 생성되어진 생명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닫혀진 사회이다. 타자들을 관리한다는 것은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생성되는 차이를 막고 그 차이를 적절히 배분해 단지 그것을 하나의 일관된 특성으로 취급하여 상품처럼 관리하는 사회이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생명과 차이가 하나의 시스템속에서 제단되어져 버린다. 즉 관리사회란 자본주의의 대전제 위해 적절히 타자들의 차이를 배치하므로 그 치부를 인폐시키는 사회를 말한다. 1장에서 언급되는 화페 또한 순수한 경제적인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것으로 정의되며 단순히 사물의 가치를 표시하는 등가물이 아니라 단지 사물과의관계의 범주에 속한다고 말하므로 화폐가 괸리사회의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이어지는 장을 통해서는 서론을 통해서 이야기된 것들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이 <진보의 새로운 조건들>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사용되는 ‘진보’라는 용어로 이해해서 정치권에서의 진보들이 어떻게 변화되어져야 할 것인지로 이해하면 큰 오산이다. 이 책은 철저하게 철학적인 관점에서 특히 생명과 타자, 차이와 생성 등과 같은 개념을 만들어낸 프랑스 현대 철학자들의 개념을 사용해 진보를 철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차라리 제목을 <진보의 철학적 성찰>이라든지 <생성과 차이에서 본 진보>라고 붙이는게 더 적절할 것 같다. 괜히 대선이 다가오므로 진보정당이 어떻게 변해야 할지로 착각하여 덥석 이 책을 사는 오류(?)를 범하지 말도록 말이다.

 

몇 번이나 읽어봐도 잘 모르겠다. 근데 이 책 드럽게(?)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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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모노로그 2012-11-01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어야 하는데 어렵다 하니 손이 잘 ㅋㅋㅋ 그래도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