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정말 한심한 괴물, 레오나르도 웅진 세계그림책 106
모 윌렘스 글.그림, 고정아 옮김 / 웅진주니어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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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는. 정말. 한심한. 괴물이었어요.>

커다란 책 한쪽 구석에 시무룩하게 앉아 있는 ' 뿔같지도 않은 작은 뿔에, 코알라 같은 핑크색 코, 단추같은 눈을 한' 괴물(?)이 레오나르도다.

레오나르도가 이렇게 시무륵한 까닭은, 아무도 레오나르도를 무서워하지 않기 때문!  그것 때문에 때쓰며 우는 레오나르도 를 보고 사람들은 귀여운 듯 미소지으며 처다보고 있다. (괴물에게 이런 수치스러운 일이!)

레오나르도의 괴물친구들은 이빨도 많고, 커다랗거나, 괴상망측하게 생기는 등, 그냥 보기만 해도 소리를 지를만한 특징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레오나르도도 친구들처럼 무섭게 보이려고 애를 쓰지만, 내가 보기에도 너무나 귀엽다. 레오나르도를 보고 있으면 그 실감나는 표정, 익살스럽고 심퉁맞은 몸짓이, 꼬옥 안아주고 싶은 괴물이랄까. 레오나르도는 절대 이런걸 원하지 않겠지만!

레오나르도 고민끝에 아주아주 겁쟁이를 찾아서 겁을 주려고 하지만,

겁쟁이와 친구가 되고 만다.

파스텔톤 색감이 예쁘고, 무엇보다 털뭉치 레오나르도를 너무 잘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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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 우리 문화 그림책 9
김장성 지음, 이승현 그림 / 사계절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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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표지부터 안 웃을 수가 없다.

 허우대 산만한 씨름 장수 한 명이, 대추알만한 몸집의 씨름장수의 얼굴을 있는 대로 누르고 있다.  제목 그대로 이 그림책은 '씨름'이야기다.

이 그림책은 읽으면 저절로 흥이 나오고, 속으로 얼씨구! 얼씨구!  후렴구를 붙이면서 읽게된다. (글을 참 흥이 나게 잘 썼다.)

"청샅바 홍샅바 질끈 둘러매고 /  허리 굽혀 공손히 마주 인사하고/ 붙는다, 붙어. 두 장사가 붙는다./ 셋강 가 한복판 모래판 위에서 두장사 장하게 한 씨름 붙는다/"

"엇쭈! 큰 장사 밭다리걸기 들어가니,/ 이키! 작은 장사 폴짝 뛰어 벗어난다."

그리고 익살맞은 그림이 이 책 최고의 매력! 허우대 산만한 장사의 벌름거리는 콧구멍, 우락부락한 표정, 닿기만 해도 찔릴 것 같은 턱수염.  대추알만한 장사의 낑낑거리는 표정, 축쳐진 짙은 눈썹. 씨름판을 가슴 졸이게 지켜보는 올망졸망 한 구경꾼들!  클로즈 업할 부분은 클로즈 업으로 정확하게 표현했다. 씨름장수들의 굵은 종아리와 구경꾼만 나오는 컷도 있다. 발라당 넘어지는 컷도 발만 나오는데 그 느낌이 확 산다. 그리고 책 디자인이나  붓글씨 같은 글씨체 디자인도 매우 잘 썼다.

아, 이 책 읽고나면 운동 싫어하는 사람도 걸쭉하게 씨름한판 하고 싶어진다.  어라, 어라, 어라, 어라! 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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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 누가 해줘? - 2006년 제12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일공일삼 33
임사라 지음, 양정아 그림 / 비룡소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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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황금도깨비 시상식때 가서 받아온 책이었다.(심부름으로 거기까지 낑낑거리며 꽃배달을 했다) 집에 와서 그냥 책꽂이에 꽂아놓고 읽어보지 않았다.

어느날 무심결에 책을 살펴보니, 책 뒷표지에 날파리가 납작하게 죽어있는게 아닌가!  난 휴지를 들어 날파리를 쓱 닦았다. 아니, 이 날파리는 닦이지도 않네. 마구 문질렀지만 날파리는 닦아지지 않았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날파리가 납작하게 화석처럼 코팅 돼 있는 것이었다. 이런, 불운한운명을 가진 불쌍한 날파리. 난 날파리가 안됐으면서도 낑겨 죽은 날파리가 재미있었다.

그리고 납작하게 붙은 죽은 날파리가 말했다.(아니, 말하는 듯 했다) 

  "내 생각은 누가 해줘?웽,웽."

아, 정말 유령 날파리 생각해주는 이는 없겠구나. 그래서 난 이 책을 볼때마다 날파리를 생각해 주었다.

그리고 책을 펼쳤다! 따라락 따라락. 또 이혼 얘기네! (이혼 얘기가 많기 때문에)

큭큭. 근데 넘 웃기다.

황금빛나래. 이 이름만큼 빛나는 캐릭터는 사건을 휘저으며 웃기는 입담과 행동으로 나를 압도시켰다.

그냥 펼친 책이었는데, 그방 후다닥 다 읽어버렸다. 

서로간의 이해의 문제가 이 책이 말하는 이야기 같았다.

오랜만에 읽은 우리나라 동화 중 재미있는 책이었다. 이 작가의 다른 책도 기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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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코프스키의 순교일기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지음, 김창우 옮김 / 두레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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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살 때 도서관에서 빌려 본 책이다. 영화를 좋아했기 때문에 영화 서적만 모아 놓은 코너에서 기웃거리다가 찾은 책이다. 그리고 빌렸다.

일기군, 일기야. 하면서 읽어 내려갔다. (나는 자서전을 꽤나 좋아하기 때문에!  잉마르 베르히만의 '마법의 등'과 자넷 프레임의'내 책상위의 천사' 도 좋아하고, 지금은 자크이브 쿠스토에 대한 글을 읽고 있다) 그 때는 영화를 좋아하면서도 타르코프스키 영화 하나도 제대로 보지 않았다. 누군지 몰랐다. 읽기를 읽으면서 영화감독인지 알았다. 그리고 타르코프스키가 어떤 사람인지도. 그리고 내가 제일 존경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는 자신을 성자로 취급하지 말라고 했다. 물론 성자는 아니다. 하지만 정말 아름다운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이 책은 도서관에서 읽고, 내 것으로 하나를 샀다. 그리고 그 책을 좋아하는 친구를 주고, 또 새 책을 사서 읽었다.  읽을 때마다 새롭고, 나한테는 깊은 울림을 준다.  내 상태가 좋지 않을 때나 그 반대나, 어느 쪽을 펼쳐도 좋다.

그의 영화도 무척 좋아하게 됐는데, 특히 처음 본 '희생'은 정말 멋진 작품이다. 세련되고, 아름답고, 경이롭고.. 그 영화에 나오는 바흐의 마태수난곡도 좋아한다. 그는 자신의 영화들에서 영화만이 표현할 수 있는 그 무엇가를 만들어냈다.  

하느님읜 각자가 지닌 힘에 따라 질 수 있는 십자가를 주신다. -몽테뉴 '수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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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웃음을 참지 못한다
이만교 지음 / 민음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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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들고 있던 참외며 수박을 팽개친 채로 뛰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사방에서 또 다른 수군거림과 그림자들이 벌떡 일어나 내달리기 시작하는 거였다. 동이 다른 동네 아이들도 원정을 와 있었고, 주인집 아들도 제 친구들을 데리고 숨어 들어와 있었고, 참외와 수박 맛에 반한 도깨비들도 따먹고 있던 참이고, 살쾡이나 두더지 같은 산짐승들이며, 특히나 한쪽에서는 다른 원귀들에게 먹을 것만 박힌다는 이유로 따돌림 당하는, 굶어서 죽은 중공군 귀신 몇이 몰래 숨어 들어와 다디단 우리나라 침외 맛에 반해 잔뜩 배를 불리고 있던 참이었고, 그 틈바구니에 범이네 아이들도 있었다. -182쪽

눈을 감은 채로 두 팔을 마구잡이로 휘둘러대는 놈, 말리는 척하면서 은근슬쩍 쥐어박는 놈, 상대방 불알을 잡고 늘어지는 놈, 멀리서부터 뛰어와 공중옆차기를 시도했다가 머리부터 떨어져서 다친 제 뒤통수를 감싸 안고 우는 놈, 머리끄덩이를 잡고 놓지 않는 놈, 놔! 안 놔? 정말 안 놓을래? 하고 씨근덕대기면서 가쁜 숨을 고르는 놈, 코피가 터지자 고개를 쳐들고 울면서 아무 데로나 계속 걸어가는 놈, 울음 우는 아이들 얕잡고 쫓아가 한 대 더 때리는 놈, 말리려고 양쪽을 떼어내다가 양쪽 모두의 주먹에 얻어맞고 우는 놈, 옷이 뜯어지자 엄마에게 혼날 일이 걱정되어 화를 내며 다시 싸우기 시작하는 놈, 겁이 나서 상대방을 끌어안은 채 놓아주지 않고 끝까지 엉겨 붙어 있는 놈...

눈두덩이 부어오른 놈, 코피 터진 놈, 찔끔찔끔 울어쌓는 놈, 입술 터진 놈, 옷자락이 뜯겨져 나간 놈, 뒤늦게 화가 나서 씩씩대는 놈, 하늘을 올려다보며 눈물을 삼키는 놈, 다른 사람 피가 묻은 것을 제 피가 흐르는 줄 알고 놀라 울면서 닦는 놈, 잃어버린 신발을 찾느라 사방을 돌아다니며 기웃대는 놈...

참으로 가관이었다. -191쪽

억이와 억우 그리고 중숙, 말순, 막내 필녀까지 울며불며 매달렸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보다 못해 죽은 조상들까지 내려와 싸움을 뜯어 말려야 했다. 그렇게 야단법석을 떨다 새벽녘에야 잠잠해졌는가 싶었는데 좀 전까지도 같이 죽자고 싸우던 그들이 이젠 너 없이 하루도 못산다며 흘레를 붙자, 싸움 말리다 어느새 날이 새는 바람에 저승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윗목에 모여 앉아 하루 낮을 더 기거해야 했던 조상귀신들은, 그만 눈을 어디에 둘지 몰라 좌불안석, 찬장의 쥐오줌 얼룩만 쳐다보거나 헛기침만 연신 해댔다. -1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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