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반양장) 사계절 1318 문고 2
로버트 뉴턴 펙 지음, 김옥수 옮김 / 사계절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로버트네 집은 농부네 집이었다. 산등성이에 있는 집에서 산다.

참 좋은 이웃들과 산다. 4월 어느 날 로버트는 학교에 있어야했다. 로버트는 학교에서 에드워드 새처에게 놀림을 받아 중간에 학교에서 도망친다. 말콤 선생님이 시작종을 울릴 즈음에는 벌써 집까지 절반쯤 온 상태였다.

그때 로버트 펙은 갑자기 날카로운 소리를 듣게 된다.

젖소 한 마리가 곤경에 처해 있었다. 이웃에 사는 태너 아저씨의 커다란 홀스타인 젖소였다. 아저씨는 그 소를 ‘행주치마’라고 불렀다.

온몸이 검디검은데, 앞다리까지 이어진 가슴과 목 부분만큼은 하얀 것이 마치 깨끗한 행주치마를 두른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 때 행주치마는 새끼를 낳으려는 중 이었다. 푹 주저앉은 앞다리에는 피가 흥건했고 입에는 걸쭉한 연녹색 거품이 부글부글 일고 있었다. 로버트 펙은 손을 뻗어 행주치마의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했다. 하지만 행주치마는 핏발 선 무서운 눈으로 거친 숨을 씩씩 내뿜었다. 행주치마가 몸통을 돌리자 잔뜩 부풀어오른 궁둥이가 보였다.

궁둥이를 들썩일 때마다 하늘 높이 휘어져 올라간 꼬리가 허공을 휙휙 갈랐다. 송아지 머리와 발굽 하나가 궁둥이 밖으로 비어져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머리가 피와 양수로 뒤범벅이 되어 있어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그 때  송아지가 음매 하고 울었다.

행주치마가 덤불을 뚫고 내달렸다. 그러다가 행주치마는 다시 멈추더니 온몸에 힘을 주었다. 로버트는 달려가서 송아지 머리를 단단히 붙잡았다. 하지만 머리에 끈적끈적한 것이 너무 많이 묻어 있는데다가 행주치마가 몸을 심하게 흔들어서 제대로 잡고 있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몸무게가 46킬로그램밖에 안 되는 열두 살짜리 꼬마가 족히 460킬로그램이 넘는 행주치마 몸에서 새끼를 잡아 빼낸다는 것은 애당초 무리였다.

로버트가 잡고 있던 송아지 목을 놓치며 고꾸라지자, 행주치마가 발굽으로 로버트의 정강이뼈를 여지없이 걷어찼다. 정말 아팠다. 송아지가 다시 음매 하고 울었다. 로버트는  간신히 일어나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줄이 필요했다. 그렇지만 있을 리가 없었다. 직접 만들어야 했다. 길이가 길지는 않아도 되지만 튼튼해야 했다.

덤불에 앉아 바지를 벗은 다음 행주치마 머리에 바지를 묶었다. 로버트가 뒤에서 무슨 꿍꿍이를 벌인다고 생각했는지 행주치마는 다시 달리기 시작 하였다.

행주치마가 한 발짝씩 움직일때마다 로버트의 발가벗은 궁둥이와 불알에 가시가 박혔다. 나중에는 행주치마를 나무에 묶었다. 결국 바지가 찟어졌다. 그리고 송아지가 나와 로버트를 덮치고 행주치마도 쓰러진다. 그리고 로버트는 행주치마의 입속에 있는 혹을 떼려 손을 입에 넣었다가 물리는 바람에 팔이 찢어져 피를 흘린다.

나는 이책을 읽고 오랜만에 재밌게 볼 만한 책이 생겼다고 생각 했다. 왜냐하면 새끼낳는 장면이  생생하게 표현되고, 또 흥미진진한 내용이 함께 어우러져 나온다. 그래서 2 편'하늘 어딘가에 우리집을 묻던날'도 읽었다.

12살 -규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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