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 - 살림과 육아, 맞벌이 때문에 덮어둔 나의 꿈을 되살리는 가슴 뛰는 메시지
김미경 지음 / 명진출판사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살다보면 나보다 남편을 혹은 자녀를 위해 혹은 일상의 잔재를 보전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하게 된다. 그러면서 최면을 건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아질 거야... 이렇게 시간이 많이 흐르다 보니 어느새 저만치 앞서가는 남편과 아이들의 모습이 보이고 나는 그들의 일상의 편리와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무던히도 견뎌왔다. 때론 그것이 나의 기쁨이었지만 동시에 왠지 모를 허전함이 주위를 맴돌게 된다. 나를 관리하는 것이 곧 가족과 사랑하는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게 해줄수 있는 직접적인 배려임을 알게 되는 때가 있다. 그 때를 이미 늦었다고 부르지는 말자. 저자의 이야기처럼 아직 우리는 늙지 않았다. 기억에 남는 책의 한 부분을 발췌한다.
이젠 당신의 아내와 이야기하세요.
당신의 아내가 종일 지치도록 일한 당신의 귓전에 앉아
시시콜콜한 동네 사람들 이야기로 귓전을 어지럽히는 것은
당신의 아내에게 지금 친구가 필요하다는 신호입니다.
무심하다 타박하는 아내에게 어쩌다 낮 시간 짬을 내 전화하면
뚜-뚜- 통화중 신호음만 한 시간째 계속되는 것은
당신의 아내에게서 쏟아져 나와야 할
이야기들이 이미 너무 많이 쌓인 까닭입니다.
몰라도 된다. 말하면 아냐. 당신의 핀잔을 감수하고도
어느 날 당신의 아내가 조심스레 회사일을 물어 오는 것은
당신이 하는 일에 잔소리나 간섭을 늘어 놓으려는 것이 아니라
무거운 당신의 짐을 함께 지고 싶어하는 아내의 갸륵한 마음입니다.
그리도 말 잘하고 똑똑하던 나의 그녀가
몇마디 말만 하면 더듬거리며 단어를 찾아 헤매고
당신과의 말다툼에서 조차 버벅거리게 되는 것은
아내의 이야기 상대는 종일토록 단어가 부족한
아가들뿐이기 때문입니다.
애 둘 낳더니 당신보다 더 목청이 높아진 아내.
아내의 그 높아진 목청은
일상처럼 던져지는 아내의 반복되는 이야기들에
애써 귀 기울여 주지 않는 당신 때문에
작은 소리로 말하기엔 이미 너무 지쳐버린 아내의 고단한 절규입니다.
더 늦기 전에
이제 당신의 아내와 이야기하세요.
당신이 아내를 바라보며 이야기하고 싶을 즈음
아내는 이미 당신과 이야기하는 법을
잊어버리게 되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눈물, 콧물 빠뜨리게 하는 드라마나 바라보며
쏟아놓을 이야기들을 가슴속으로 잠기게 해버리거나.
치치한 코미디에 깔깔거리며
차곡차곡 쌓아두었던 사랑들을 다 날려버릴지도 모를 일입니다.
당신의 아내가 입을 열어 이야기를 시작할 때
당신은 가슴까지 열어 이야기를 나누세요..
무겁거나 가볍거나 아내와 나눌 그 이야기 속에는
당신과 아내의 결 고운 사랑이 숨어 있음을 잊지 말아주세요.
최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