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즈 더 맨>은 축구를 하고 싶은 여학생이 남자로 변장해 꿈을 이룬다는, 분류하자면 명랑영화 장르에 속하는 영화다. 세익스피어의 <십이야>가 원작이라는데, 내용이 말이 되냐 안되냐에 상관없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아만다 바인즈의 연기가 워낙 훌륭해 그녀만 보고 있어도 본전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게다가 “모델 중에는 그래도 연기가 되는” 채닝 테이텀이 나와 여성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며, 그가 갑자기 양복을 입고 나타난 마지막 장면에선 여성 관객들이 “꺄아~!” 하고 한숨 섞인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 친구가 바로 아만다...


 

아만다는 조각처럼 생긴 채닝 테이텀에게 한눈에 반하는데, 채닝은 학교 최고의 킹카인 여학생에게 빠져 있다. 하지만 그 킹카가 좋아하는 사람은 바로 남장을 한 아만다. 이유가 뭘까?

“넌 나를 어떻게 해보려고 안하는 첫 번째 남자야.”

남장을 했지만 여자이니 아무리 킹카가 곁에 있어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터, 그러니까 육체적 욕망을 없애고 여자를 만난다면 그녀로부터 호감을 살 수 있다. 언젠가 이 얘기를 ‘달그림자 이론’으로 정리해 학생들한테 강의도 한 적이 있는데, 내 주변에 미녀들이 많은 것도 따지고보면 다 그 이론에 충실해서다.


하지만 대부분 남성들은 그럴 정도로 수양을 쌓지 못하며, 여자를 만날 때 욕망으로 점철된 눈을 번들거리며 타이밍을 노린다. 어제 술자리에 있던 남자 역시 다를 바가 없었는데, 과거에 부하직원이던, 지금은 다른 직장으로 옮긴 여자분을 어떻게 하면 잡아먹을까 그 생각 뿐이었다. 평소에도 남자들의 행태를 부정적으로 보지만, 욕망에 사로잡혀 작업에 여념이 없는 남자의 모습을 보는 건 무척이나 역겨웠다. 그가 <쉬즈 더 맨>을 봤다면 좀 달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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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7-05-08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달그림자 이론? ^^
음....책을 한 권 써보심이 어떨지.

무스탕 2007-05-08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이 영화 개봉했어요? (긁적..) 보고싶은 영화구만요..
울 동네는 요즘 돈벌기에 급급해서 비주류는 다루질 않으니 정말이지 몬살겠슈~
어제 같이 술 드신분에게 사람을 잡아먹으면 위법행위라고 알려주세요 :)

심술 2007-05-08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분석 감사합니다. 제가 여자들한테 인기 없는 까닭을 예리하게 지적하셨군요.
근데 학교 최고의 미녀는 흔히 퀸카라고 부르지 않나요?

부리 2007-05-09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술님/음, 퀸카를 일반적으로 더 많이 쓰지요. 근데 저는 여자도 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냥 킹카라고 씁니다. 제가 맞다는 건 아니구요, 그냥 그렇다구요. 그나저나 심술님, 처음 뵙는 것 같은데 맞나요? 글구...사심이 많으신가봐요^^
무스탕님/원래 좋은 영화는 발품을 팔아서 보셔야 합니다 글구 위법행위 얘기, 재밌어요!
진우맘님/책을 쓰자면 제 비리를 너무 많이 밝혀야 할 것 같아서...호홋.

심술 2007-05-16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첨은 아닌데 제가 한동안 알라딘에 뜸했고 본격적으로 서재활동하기 시작한 게 한 달 쯤밖에 안 돼서요. 지난해 야구월드컵 얘기할 때 한 번 뵈었고요 길고 흰 구름의 나라가 뉴질랜드란 거 님의 惡한 분신 마태님께 알려드린 것도 저였는데요. 사심과 흑심 아주 많습니다!^^

부리 2007-05-16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술님/호호 사심이 많으시다면 수양을 하셔야겠군요^^ 아, 뉴질랜드 가르쳐준 분이 님이시군요! 머리가 깜빡깜빡.... 야구월드컵이라면 벌써 일년 전이군요. 흐음.... 앞으로 잘 알아 모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