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즈 더 맨>은 축구를 하고 싶은 여학생이 남자로 변장해 꿈을 이룬다는, 분류하자면 명랑영화 장르에 속하는 영화다. 세익스피어의 <십이야>가 원작이라는데, 내용이 말이 되냐 안되냐에 상관없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아만다 바인즈의 연기가 워낙 훌륭해 그녀만 보고 있어도 본전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게다가 “모델 중에는 그래도 연기가 되는” 채닝 테이텀이 나와 여성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며, 그가 갑자기 양복을 입고 나타난 마지막 장면에선 여성 관객들이 “꺄아~!” 하고 한숨 섞인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 친구가 바로 아만다...
아만다는 조각처럼 생긴 채닝 테이텀에게 한눈에 반하는데, 채닝은 학교 최고의 킹카인 여학생에게 빠져 있다. 하지만 그 킹카가 좋아하는 사람은 바로 남장을 한 아만다. 이유가 뭘까?
“넌 나를 어떻게 해보려고 안하는 첫 번째 남자야.”
남장을 했지만 여자이니 아무리 킹카가 곁에 있어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터, 그러니까 육체적 욕망을 없애고 여자를 만난다면 그녀로부터 호감을 살 수 있다. 언젠가 이 얘기를 ‘달그림자 이론’으로 정리해 학생들한테 강의도 한 적이 있는데, 내 주변에 미녀들이 많은 것도 따지고보면 다 그 이론에 충실해서다.
하지만 대부분 남성들은 그럴 정도로 수양을 쌓지 못하며, 여자를 만날 때 욕망으로 점철된 눈을 번들거리며 타이밍을 노린다. 어제 술자리에 있던 남자 역시 다를 바가 없었는데, 과거에 부하직원이던, 지금은 다른 직장으로 옮긴 여자분을 어떻게 하면 잡아먹을까 그 생각 뿐이었다. 평소에도 남자들의 행태를 부정적으로 보지만, 욕망에 사로잡혀 작업에 여념이 없는 남자의 모습을 보는 건 무척이나 역겨웠다. 그가 <쉬즈 더 맨>을 봤다면 좀 달랐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