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일본 역사를 중국문화권 속에 규정하고 거기에 세계의 존재를 상정하려 할 경우에, 이 중국문화권의 영역에 들어가는 것은 중국과 일본만이 아니다. 즉, 일본과 더불어 한반도와 베트남이 중국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이나, 나아가 중국·조선·일본·베트남이라는 동아시아 일대의 지역이 중국문화권으로서 공통문화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 공통문화란 한자·유교·불교·율령 네 가지이다. 이들 문화현상은 모두 중국에서 기원하는데, 어떤 것은 계속적으로 어느 것은 한정된 시대에만 유지되었다는 차이가 있긴 해도, 모두가 이들 지역에 보급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 때문에 이 동아시아 일대에 확장된 중국문화권을 하나의 세계로 본다면, 그곳에서 공유되는 여러 가지 문화적 성향이 이 세계의 성격을 규정한다. 여기서의 성격이란, 이들 여러 문화가 단순히 모두가 중국에서 기원한 것이라는 의미만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이 어떻게 동아시아 지역에 향수享受되었느냐 하는 수용과정과, 또 그것이 각 지역에서 어떠한 활동을 했느냐 하는 기능적 측면을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 이것은 다음 절에서 고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중요한 문제이다.
이상과 같은 동아시아 일대에 널리 퍼진 중국문화권을 나는 동아시아세계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앞에서 언급한 의미를 기준으로 해서 하나의 세계로 인정받으려면, 거기에 공통문화가 자리했다는 사실 외에도 자기완결적인 정치구조가 존재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그렇다면 그것은 어떻게 나타내야 할까. 그리고 또 그것의 존재를 나타내는 것이 가능하더라도 문화권과 정치권이 일치한다는 것은 우연의 결과일까. 아니면 양자 간에, 혹은 더 큰 관점에서 문화와 정치 자체에 서로 유기적인 관련이 있어서일까. 앞서 말한 이 세계에서 특정한 문화 요소의 공유 측면과 더불어 이것의 고찰 또한 중요한 문제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