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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성적을 만드는 최소한의 노트정리
정혜민 지음 / 메가스터디북스 / 2024년 12월
평점 :
** 네이버 책과콩나무 카페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생각해보면 딱히 공부에 요령도 없었고, 어떻게 공부를 해야하는 건지 배운 적도 없었지만 나름(?) 대학과 대학원 과정을 무사히 잘 마친 비결 중 하나가 노트 정리였어요. 어린 나이였기에 무엇이 중요하고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어야 하는지 개념이 없었지만 "마음에 들 때까지" 노트 필기를 했거든요. 네, 맞아요. 쓰다가 마음에 들지 않는 몇 장이 생기면 새로 노트를 사서 처음부터 다시 쓰고, 변덕스럽게 다른 노트가 눈에 들어오면 또 처음부터 다시 쓰고... 한 번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인지라 밤을 새서라도 기어이 끝까지 다 썼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보니 한 학기에 적어도 두세 번 강의 내용을 노트에 정리하게 되었고 기말 시험이 어렵게 느껴진 적이 없었어요. 한 학기 최대 40학점까지 들었는데 말이죠. 지금 생각해보면 음대라서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암기 과목이 많은 의대나 법대였다면 어림도 없는 일이니까요.
서론이 길었습니다만, 저에게 있어 노트 정리는 언제나 특별한 의미였어요. 배운 걸 차근차근 정리하는 것도 좋았지만 일단 손으로 쓰고, 구성하고, 채워나가는 행위 자체가 굉장한 행복감과 만족감을 안겨주니까 말이죠. 얼마 전부터 다시 수기 노트를 작성하기 시작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노트 정리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찰나 <원하는 성적을 만드는 최소한의 노트 정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원하는 성적"은 없지만 "최소한의 노트 정리"라는 문구에 끌려 얼른 읽어봤어요. 서울대 독문과에 재학중인 정혜민 씨가 알려주는 효율적인 노트 정리의 비법을 알고 싶어서요.
저자는 초등학교 때부터 노트 정리의 중요성을 깨닫고 중고등학교를 거쳐 자신에게 가장 최적화된 노트 정리 방법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노트 정리야말로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자 취향과 성향에 따라 달라지는지라 과연 어떤 비법을 소개할까 궁금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그동안 얼마나 고심하고 노력하며 공부했는지 알겠더라고요. 노트 정리의 핵심은 "내용의 흐름을 이해하여 나만의 구조로 엮는 것"이라는 것, 교과서의 내용을 1:1로 옮겨적는 건 비효율적인 필사일 뿐 지식을 습득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먼저 이해하고 구조화한 뒤 적으면서 외우기. 즉 노트에 적을 때는 이미 전체 내용을 머릿속으로 그릴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또한 순차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전체 내용(뼈대)을 확실하게 이해한 상태에서 조금씩 살을 붙여나가야 한다는 조언도 큰 도움이 되었어요. 새로운 것을 배우다보면 처음엔 속도도 안 나고 기억은 커녕 이해도 되지 않을 때가 많은데 첫 부분에 머무르지 않고 일단 전체를 아우르며 뼈대를 이해하도록 노력하는 게 효과적이겠구나 싶었습니다. 이때 "나만의 언어"로 바꾸어 적는 과정을 거치면 능동적으로 생각하며 내용을 곱씹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테고요.
저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지만 이 책의 주요 타겟층인 중,고등학생 친구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후반부에는 과목별 학습 방법 (역시 저자의 '제안'일뿐 각자 선호하는 방식은 다르겠지만)이 나와있어 참고하면 도움이 될거에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저자의 손필기 노트 이미지 해상도가 낮아 깨져 보이거나 볼펜 색 구분이 어려웠다는 거. 저자의 제안대로 따라해보고 싶은 분들께는 어려운 부분이 아닐까 싶네요. 하지만 서울대에 입학하기까지 시행착오와 노하우를 총망라한 책인지라, 읽고 참고하여 자신에게 맞는 노트 정리 방법을 찾아나갈 수 있는 좋은 시작점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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