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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의 열 가지 얼굴 - 내 안의 불안 심리 인정하고 내려놓기
한스 모르쉬츠키 & 지그리트 자토어 지음, 김현정 옮김 / 애플북스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 가을, 가수 김장훈씨가 수 년간 앓아왔던 공황장애의 재발로 갑작스럽게 스케쥴을 전면 취소하고 활동을 중지했다는 기사로 떠들썩했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평소 여유만만하고 긍정적으로 보이던 김장훈씨였기에 그 충격은 더욱 컸던 것 같은데요, 이처럼 "공황장애"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연예인들은 김장훈씨 뿐만이 아닙니다. 오히려 공황장애는 "연예인병"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인기 연예인들에게서 흔히 발견되곤 합니다. 겉으로는 건강해보이고 아무런 이상도 없는 것 같은 이들이 호소하는 "공황장애". 여러분은 어디까지 알고 계신가요?

위의 기사는 2011년 10월 18일 인터넷 한겨레 뉴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기사 원문보기). 기사에서는 공황장애가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장"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설명이 오늘 우리가 들을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것이 아닐까 싶네요. 이렇게 알게되는 공황장애에 대한 시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① "에이, 이유도 없이 그러는게 어딨어. 정신적으로 정말 나약한 사람인가보군" (공황장애에 대한 잘못된 인식). 혹은 ② "이유가 없다니 정말 무섭군. 남 얘기가 아닐 수 있잖아" (공황장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첫번째 반응의 경우, 일반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만한 반응입니다. 신체적으로 아무런 문제도 없고, 두려움을 가질만한 상황적 근거가 아무것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죽을 만큼의 공포를 느낀다는 것은 비이성적으로 들릴 뿐만 아니라 단지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이라고 판단하기 쉽습니다. 특히 아직까지도 "정신질환=정신병환자"라고 인식되는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정신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 마저 상당히 억제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두번째 반응의 경우, 이미 공포증의 징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공감할 수 있는 공포를 막연하게 두려워하면서 공포를 더욱 더 키워가게 되는 것인데, 이 때 이러한 증상이 완화되지 않으면 스스로 장애까지 키워나갈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불안과 우울"은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그것이 병적으로 발전할 때, 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는 장애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불안과 우울"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나며, 어디서부터가 병적인 증상이라고 할 수 있는지 궁금하시다면 "이보연 아동/가족 상담센터 - 마음백과" 에서 위의 그림을 소개한 블로그 포스팅을 읽어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블로그 포스팅 보러가기). 아마도 상당히 많은 분들이 이러한 심리적 장애에 대해 읽어내려가시면서 "잠시만, 이것은 나도 경험했던 것인데?" 하고 놀라시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사회적인 인지 혹은 이해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현대인으로서 흔히 겪고 있는 질환이라는 구체적인 연구결과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아직까지는 우리에게 생소한 (혹은 상당히 "왜곡되어 알려져 있는") 심리적 장애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그에 대한 자가진단과 자가치료방법을 다룬 책을 오늘 소개하려 합니다. 바로 한스 모르쉬츠키와 지그리트 사토르 공저 "두려움의 열 가지 얼굴"입니다.

당신이 부정하는 불안이 당신을 갉아먹고 있다
"불안"과 "두려움"이라는 단어는 우리의 삶과 상당히 친숙한 편입니다. 누구나 불안해하는 것이 있고 두려워 하는 것이 있으니 이런 감정이 느껴진다고 하더라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며, 사실 이것이 가장 정상적이고 건강한 리액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불안과 두려움의 정도가 지나쳐 일상적인 생활을 불가능하게 하고 살아가는 시간이 생지옥으로 바뀐다면 어떻게 될까요?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도 없다는 불안장애. 그리고 그것은 누구에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필요합니다.

"불안을 뜻하는 독일어 '앙스트(Angst)'는 라틴어인 앙구스티아(Angustia) 혹은 인도게르만어인 앙호스(anghos)에서 유래한다. 두 단어 모두 답답함, 압박감을 의미한다. 이렇게 이미 우리 선조도 목을 조르고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가슴을 압박하고 죄는 신체적 반응으로서 불안을 이해했다. 그리고 이것은 오늘날까지 계속 이어진다. 불안은 바로 '근원적 잠재 본능'이다." (14 페이지)
이 책에서는 두려움과 불안이 병적으로 치닫아 발생하게 되는 열 가지 불안장애를 먼저 소개합니다. 제 1부는 이른바 "두려움의 열 가지 얼굴" 즉, 불안장애의 종류와 알려진 원인, 특징 그리고 경과 과정을 설명하는 한편 제 2부에서는 괴로운 불안장애를 스스로 진단하고 완화시킬 수 있는 7단계의 자가치료법을 공개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불안장애는 일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이 아니라,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때로는 짧게, 때로는 긴 시간동안) 안고 살아가고 있는 문제입니다. 불안장애의 한 형태인 사회공포증의 경우 전체 인구의 8~13% 정도가 겪고 있다는 통계 (91 페이지) 는 아직까지는 생소한 개념이었던 불안장애가 얼마나 우리 삶 깊숙이까지 파고들고 있는지 알려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불안장애 혹은 불안장애의 전조를 앓고 있다고 해도 사회적인 시선 혹은 개인적인 무지로 인해 극복 방법 혹은 치료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결국 공포증과 함께 홀로 남겨진 채 외로운 싸움을 시작하게 되지만, 그 과정은 고통스럽기만 합니다.
다른 병과는 달리 딱히 이렇다 할 징후나 신체적인 변화를 알아채기 힘든 불안장애의 경우, 본인의 적극적인 개선 의지와 그에 앞선 자가진단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이 책에서는 각 공포증에 따른 자가진단법을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권장함으로써 보다 체계적인 자아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내 머릿 속 괴물의 세계
흔히 공황장애라고 하면 영화 속 한 장면을 떠올릴 것입니다. 주인공의 시야가 점점 흐려지면서 카메라가 빠르게 원을 그리며 돌아가고 점점 어지러워지는 느낌에 결국 주저앉아 소리를 치는 주인공. 한번쯤은 보신 적 있으시죠?
하지만 실제적으로 공황발작이 매번 이렇게 "드라마틱"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공황발작을 일으키는 사람 역시 우리가 생각하는 "정신질환자"가 아니라 평소에는 아무런 징후를 보이지 않던 평범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죠. 공황장애로 다시 보게 된 가수 김장훈씨 역시 평소에는 웃고 잡담을 즐기며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그야말로 "정상인"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그를 비롯한 많은 연예인들이 때때로 대중을 두려워하고 공황발작을 일으키게 되는 것일까요?

"불안은 머리에서 시작된다.
과거 혹은 미래의 상황을 뚜렷하고 선명하게 의식하는 것만으로 생생한 신체 반응이 유발된다. 성공적인 사건과 행복한 감정에 해당하는 것은 불안이나 공황 상태에서도 마찬가지로 똑같이 해당된다.
이는 신체가 외적 현실 뿐만 아니라 기억과 근심 같은 내적 상태에도 반응하기 때문이다." (21 페이지)
놀라운 사실은 "신체는 실제 위험과 상상 위험을 구분하지 못한다" (28 페이지) 는 것입니다. 즉, 원하던 원하지 않던, 우리의 신체는 우리의 머리가 생각하고 명령하는대로 움직이게 됩니다. 그것이 뻔한 자기최면이 아니라 "현실 혹은 진실이라고 믿는 그 순간" 우리의 신체는 그것에 대응하여 반응하게 되는 것이죠. 공황발작은 이러한 연쇄작용의 하나로, 극도의 심리적 혹은 육체적 스트레스를 겪은 이후에 서서히 압박으로부터 벗어나는 과정에서 겪게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안 장애를 극복하는 것은 잘못된 인식과 교육으로 "위험"이라고 느끼는 상황 및 과정을 서서히 "제대로 다시 인식해가면서" 완화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불안장애의 가장 큰 위협은 과거 (장애를 가지게 된 원인) 가 아닌 미래 (재발할까 두려워하는 공포) 에 있기에 무엇보다도 발작에 대한 공포감을 줄이고, 스스로가 자신의 장애를 극복할 수 있음을 깨닫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합니다 (51 페이지).
이 책은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심리치료사로 활동중인 한스 모르쉬츠키 박사와 오랜 세월 오스트리아 국영방송 ORF 에서 진행자를 맡아왔던 지그리트 자토어가 공저한 것으로, 자토어는 5000명의 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실신해 쓰러진 것을 시작으로 극심한 공황장애를 앓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모르쉬츠키 박사를 만나 치료를 받아 호전된 그녀가 직접 전하는 이야기이기에 더욱 더 "불안장애에 고통받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실제적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소개하는 "불안 장애"의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공황장애: 불안 자체에 대한 불안
② 광장공포증 : 불안할 때 탈출구나 조력자가 없어 생기는 불안
③ 특정공포증 : 특정 대상이나 상황에 대한 불안
④ 사회공포증 : 타인의 시선에 대한 불안
⑤ 범불안장애 : 모든 것에 대한 걷잡을 수 없는 불안
⑥ 외상후스트레스장애 : 충격의 기억으로 인한 불안
⑦ 강박장애 : 두려움을 피하려는 강박감에서 생기는 불안
⑧ 건강염려증 : 병이 들었다는 상상으로 인한 불안
⑨ 기질성 불안장애 : 질병의 후유증으로 생기는 불안
⑩ 물질유도성 불안장애 : 알코올과 마약의 후유증으로 생기는 불안

이 열가지의 분류에서 각각의 증상은 비슷한 증상을 동반하기도 하고, 때로는 비슷한 경험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합니다. 또한 이러한 장애로 유발되는 증상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너무도 친숙하고 익숙한 것이어서 "맞아, 나도 이런 이유로 힘들었던 적이 있었지" 라고 고개를 끄덕이실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장애와 증상들이 충분히 극복될 수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관심을 받지 못하고 따라서 완화되지 않아 더 큰 문제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언제나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괴로워하는 현대인이 정작 그것을 다스릴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은 대단한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자신이 불안을 느낀다고 해서 그것을 무조건 "불안장애"로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모르쉬츠키 박사는 "도움을 주는 불안"과 "장애적 불안"이 확실히 구분된 뒤에야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31 페이지).
열 가지의 장애 중 눈에 띄는 한 가지 장애를 짚고 넘어갈까 하는데요, 특히 지난 2009년 조선일보에 기제되었던 한 기사가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역시 오스트리아의 디자이너들이 고안하여 만들었다는 "건강염려증 환자들을 위한 이불" 입니다 (기사 원문보기). 건강염려증이란 병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과 병에 걸렸다는 확신으로 인해 "나는 분명히 생명을 위협하는 병에 걸렸으며 그로 인해 죽을것이다"라는 불안에 시달리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들어보면 정신나간 이야기같지만, 건강에 대한 (때때로 서로 상반되는) 정보가 홍수처럼 범람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으로서는 어쩔 수 없이 겪어야만 하는 과정처럼 보입니다. 듣고 아는 것이 많을 수록 공포는 커지게 되고, 그만큼 "걱정할 거리"가 많아지는 것이죠. 실제로 이런 건강염려증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발견되는 불안 장애 중 하나이며, 이러한 불안 증세로 인해 직업도 그만두고 자신의 건강을 돌보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은 우습게 보일 수도 있어도, 당사자의 머릿속에서만큼은 "현실을 능가하는 현실"이기 때문에 더욱 더 위험한 불안 장애. 자신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정신과 육체를 갉아먹고 있습니다.
불안 일기로 자신의 감정을 극복하기
이 책에서 제시하는 일곱 단계의 자가치료로 들어가기 전, 모르쉬츠키 박사는 "불안 일기"를 소개합니다.
"우리가 제안하는 불안 극복 프로그램의 기초는 불안 일기다. 되도록 빨리 불안 일기를 시작할 것을 권장한다. 불안과 관련된 당신의 모든 행동 방식, 생각, 감정, 신체 반응을 불안 일기에 기록해두면,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이 느끼는 불안의 원인과 유발 요인을 인식하게 된다." (165 페이지)

자신이 불안을 느낄 때 그 즉시 불안 일기를 작성하게 되면 어떠한 상황에서 왜 불안한 감정이 들었는지 보다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자신의 불안을 글 혹은 말로 표현함으로써 더욱 구체적이며 현실적으로 자신의 불안을 관찰할 수 있게 됩니다. 극복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알고 있는 것 뿐" (191 페이지)이라고 모르쉬츠키 박사는 강조합니다. 막연하게 알고 있거나 추측하는 것으로는 불안을 극복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불안을 보다 더 세세하게 알아차리고 분석하는 것은 불안을 극복하는 것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입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던가요, 불안 역시 그 요소를 파악할 때에 비로소 극복할 수 있게 됩니다.
"어떤 감정이 당신을 실제로 움직이는지 인식했을 때에만 이 감정을 사회적 환경에서 적절하게 표출하고 다스리는 법을 배울 수 있다. (...) 그 순간의 감정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욕구를 전달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다." (309 페이지)
결정은 당신의 손에 있다
337 페이지에 걸쳐 두려움과 불안을 샅샅이 파헤치고 그에게서 유발하는 장애를 되짚어보며 극복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메세지는 다름아닌 "능동적인 행위자"가 되라는 것입니다. 모든 불안과 공포의 시작이 스스로의 머릿속에서 시작되었다면, 그것을 끝낼 수 있는 사람 또한 자기 자신, 단 한 사람 뿐입니다. 가족과 지인의 따뜻한 보조와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어도, 스스로 자신의 장애를 대면하고 맞서려는 의지가 없다면 결코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이 모르쉬츠키 박사의 입장입니다. 또한 증상의 정도와 관계없이 스스로 자주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이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며 건강한 정신상태라는 것 역시 여러 차례에 걸쳐 강조됩니다.
"관계 개선의 첫 번째 단계는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다. (...) 불안장애 환자는 불안을 극복한 후에도 실제로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해서 다양한 대인관계의 문제를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 (314 페이지)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극단성"에서 유발되는 강박장애의 경우 특히 자신이 아닌 상대의 잣대로 모든 것을 평가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합니다. 자신의 가치 기준이 스스로에게 있지 않고 타인에게 의존되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위축된 자아의 부작용을 낳게 됩니다.
"강박은 자신에게 더 많은 확실함을 부여하기 위한 시도이다. 그 배후에는 대부분 가정이나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경험하거나 적정한 자율성과 독립성을 발휘하지 못한 직장 생활에서 경험한 불확실한 사건과 예측할 수 없는 사건으로 가득 찬 개인사가 숨겨져 있다." (286 페이지)
이처럼 어른이 된 후에도 정신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매사가 타인에게 의존되어 있는 사람의 경우 불안 장애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렸을 때의 상황이나 트라우마 혹은 특정한 계기로 인해 학습된 불안은 더이상 스스로 다스릴 수 없을 정도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됩니다. 많은 경우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부모님이나 다른 가족, 선생님 혹은 직장내 관계에 의해서 이러한 정신적 장애를 가지게 된다고 합니다. 이 때 특별히 나쁜 관계 (예를 들어 일방적이거나 폭력적인 관계 등) 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지나치게 의존하게 만드는 관계일 경우 마찬가지로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너무 친밀한 관계는 독자적인 삶을 전개하지 못하게 하고, 혼자 있을 경우 잠재적 혹은 드러난 불안감이 생기므로 혼자 있는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게 된다." (318 페이지)

그렇지만 "자신을 이런 상황으로 몰아넣은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못한 일입니다. 아무리 그 주장이 정당하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또 다른 의존행위인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당신의 불안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을 비난하지 마라. 그렇게 되면 결국 당신은 그 사람의 영향력을 더욱 막강하게 만들어줄 뿐이다. 다른 사람에게 너무 많은 힘을 부여하지 말아야 한다. 이로 말미암아 당신은 영원히 희생자가 될 뿐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게 맞서 싸우려 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위해 노력하고 당신의 목표를 실현하도록 한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 비중을 두지 말고,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을 당신 자신이 떠맡아라. 당신에게 유익한 일을 하라!" (319 페이지)
아무리 극한 상황에 처했다고 할지라도 그것에 대면하는 자기 자신의 행동에 따라 스스로 희생양이 될 것인지, 자기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것인지 결정하게 된다고 모르쉬츠키 박사는 강조합니다. 이것은 우리 자신이 오랫동안 망각하고 있었던 진정한 "자유"를 되찾음으로서 다시금 스스로의 주인이 되는 것을 뜻합니다. 그리고 두려움과 불안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누리며 삶의 주인이 되기까지의 모든 열쇠는 어느 누구도 아닌 스스로의 손에 쥐여져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아직까지 많이 과소평가되고 있는 불안 장애.
조금씩 쌓이던 스트레스가 어느순간 포화상태에 도달하여 거꾸로 삶을 갉아먹기 전 우리 스스로에게 정직하고 애정어린 태도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르쉬츠키 박사와 자토어 씨의 "두려움의 열 가지 얼굴"은 자칫 오해하거나 잘못 이해하기 쉬운 불안 장애에 대해서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하는 한편, 스스로가 장애를 극복하고 일어설 수 있도록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습니다.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스트레스를 다스리고 올바르게 표출하고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한 오늘, 이 책이 더욱 더 많은 관심을 받아 이슈화되어 사회의식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