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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즐겁게 트위터
함인순 지음 / 영어포럼 / 2012년 6월
평점 :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생소했던 파랑새 한마리 - 그 새 한마리가 전세계를 이렇게 점령하리라고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이미 Web 2.0의 시대가 열린지는 한참 되었고, 사람들은 소통할 만큼 소통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트위터의 저력을 과소평가한 예측은 보기좋게 빗나가 버렸고, 스마트폰의 진화와 함께 트위터는 더이상 현대인의 삶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애플이 자체 iOS에 트위터를 탑재함으로 트위터의 인생개입(?)은 한걸음 더 앞으로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트위터나 (트위터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인식되고 있는) 페이스북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이전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싸이월드나 카페 등의 소셜 네트워크 전단계 서비스들이 성황을 이루고 있었지만 혜성처럼 등장한 두 외국 서비스에 얼마 못가 "최강의 자리"를 넘겨주고 말았는데요, 그 이유와 실패요인에 대한 서적이나 문건 또한 분석된 이유만큼이나 많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많은 서비스보다는 가볍고 간단한 인스턴트 메세징을 앞세운 것이 가장 큰 승부수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너무도 간단하고 명료하기 때문에 쉽게 배울 수 있고, 끈기가 없어 블로그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던 사람이라도 부담없이 즐기면서 자신의 계정을 꾸려나갈 수 있기 때문이죠.
또 하나의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하는 것은 다름아닌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입니다. 싸이월드나 카페활동을 통해서는 외국인 친구를 만날 확률이 아주 낮았기 때문에, 외국어 공부를 하기 위해서 친구를 사귀려면 따로 펜팔 사이트 등에 가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전세계인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서비스인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경우 굳이 찾아다니지 않아도 간단한 검색으로 여러 나라 친구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기 때문이죠.
참 비슷한 점이 많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이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한가지 있다면 두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관점입니다. 언젠가 트위터에서 이런 문구를 읽고 참 공감했던 적이 있어요 (제대로 인용을 하고 싶지만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아 검색할 수가 없네요. 원작자님께는 죄송한 마음입니다!)
"페이스북은 아는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곳이고, 트위터는 모르는 사람들에게 진실을 말하는 곳이다."
우리나라의 트위터 혹은 페이스북 사용 성향을 한 문장으로 함축해놓은 듯한 명언이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답니다. 그렇습니다. 주로 "오프라인"에서도 알고 있는 지인들을 중심으로 구축되어있는 페이스북 네트워크에 반해 트위터는 팔로우와 언팔로우가 그야말로 간단하기 때문에 원하는 사람을 팔로우 했다가 언팔로우 하는 자유로운 네트워크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오프라인 지인들보다는 온라인에서 서로 성향이 맞는 사람들의 네트워크가 구축되어가는 것이죠. 따라서 지인들에게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자 조금씩 진실을 보태거나 감하는 페이스북과는 달리 트위터에서는 진솔한 감정이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을 연동해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 차이를 잘 느끼지 못하지만요.
하지만 아무리 "글로벌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정말 "글로벌" 하게 포스팅을 시작하지 않으면 외국 친구들과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 것은 어렵습니다. 참 간단한 원리인데도 지금까지 무슨 말을 어떻게 써야할지 고민만 하셨다면, 오늘 소개할 책으로 새롭게 다시 시작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영어 표현은 저기 멀리~! 오늘은 가장 쉬운 말부터 배워가면서 점점 트위터 내공을 쌓아가게 도와주는 가이드북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바로 "영어로 즐겁게 트위터" 입니다!
손에 딱 맞는 앙증맞은 사이즈에 150 페이지의 얇은 두께로 휴대가 참 편리한 "영어로 즐겁게 트위터". 시원해보이는 "트위터 블루"의 표지디자인처럼 내용 역시 블루와 블랙으로 구성되어 있어 읽기도 편하답니다. 현대인의 주요 관심사 두 개 (영어공부와 트위터) 를 묶어놓은 컨셉인만큼 많은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일본에서 활발하게 영화, 드라마 등의 번역가로 활동 중인 Kashiwagi Shoko 씨가 감수하였고, 그렇기 때문에 책의 구성이나 내용에 있어서 일본 특유의 정서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읽기 쉬운 레이아웃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테마 구성으로 영어에 대한 사전지식에 있어 (기본적 지식만 가지고 있다면) 큰 차이 없이 누구나 편하게 읽으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훌륭하게 커버하고 있는 트위터의 두 가지 장점은,
① 140자로 표현하기: 짧은 글로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필요없이 긴 문장보다는 컴팩트하고 효과적인 문구를 사용하게 됩니다.
② 살아있는 생생한 표현: 유행에 민감한 SNS 인만큼, 교과서에서만 나오는 표현이 아니라, 실제 많은 사람들에게 쓰이는 표현을 중심으로 배우게 됩니다. 또한 트위터라는 새로운 포맷 안에서 발생하는 유행어나 은어 (여기서는 꼭 부정적인 의미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를 소개함으로써 스스로 표현할 때는 물론,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 것도 수월해질 것입니다.
"영어로 즐겁게 트위터" 내용 살펴보기
본격적인 내용을 시작하기 앞서 각 장에서 어떤 내용을 만날 수 있는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복잡한 문법이나 단어설명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문법 소개는 제 1장에서 간단하게 훑어보는 시제 정도가 전부입니다. 영어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지식은 가진 독자층을 위해 쓰여진 책인 만큼 문법을 알려주기보다는 예문과 본문 중심으로 실전대비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트위터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가진 책인만큼, 트위터에서 프로필 작성하기, 팔로우 할 때 혹은 팔로잉 되었을 때 처신하는 방법 등 포맷에 있어 알면 편리한 정보들과 조언들을 간간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소개한 대로 꼭 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처음 트위터를 시작해서 잘 모르는 분이라면 조언을 따라 사용법을 익혀가면 별다른 실행착오 없이 무난하게 배워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각 테마별로 가장 중요한 단어들만 모아 설명하는 "단어집"이 챕터별로 따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컴팩트한 양으로 원하는 표현이나 단어를 모두 소개할 수 있는 방법은 없겠지만, 주로 실생활에서 많이 필요한 "생활단어" 및 "생활숙어"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여기 나오는 단어들만 제대로 익혀두어도 응용을 통해 점점 더 풍부한 표현을 익혀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한 챕터의 끝부분에 등장하는 One more phrase! 에서는 보다 매끄러운 영어표현을 위한 부가설명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흔히 우리나라말에서 영어로 직역할 때에 발생하는 실수들이나 조금 더 캐쥬얼하거나 정중한 표현을 익히기 위해 꼭 알아야 하는 영어상식들이 친절하게 예문과 함께 소개되어 있어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오스트리아에서 유학하던 시절,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하나만 소개하자면, 그 당시 학사 과정을 마치고 석사과정을 밟고 있었기 때문에 독일어가 꽤 원활하게 잘 되던 때였습니다. 학사 논문 (석사과정에 비하면 소논문에 불과하지만) 도 제출했겠다, 수업도 독일어로 듣겠다... 본인의 독일어에 대해서 별로 부족함을 느끼지 못할 때였죠.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세면대의 수도꼭지가 망가져버려 더이상 물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당장 샤워하고 세수할 것이 급했던지라 얼른 관리사무실에 전화를 했고 이 급박한(?) 상황을 설명해야 할 때였는데... "수도꼭지"라는 말이 생각나질 않더군요. 독일어로 대화하는 것이 어렵지 않아 사전도 대비해두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말입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수도꼭지"라는 말을 배운 적이 없었습니다 (음대에서 배울 리가 만무하죠 ㅎㅎ). 결국 스무고개하듯 이 설명 저 설명 덧붙여가며 어떻게 설명은 마쳤는데, 참 당황스러웠답니다.
이 이야기를 왜 했는지 짐작이 가시죠? 영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왠만큼 자신감이 있다고 하더라도, 일상생활에서는 참 생각도 못한 단어가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고급단어들은 구사하면서 정작 필요한 단어가 생각이 안나 고민하게 되는 곳. 트위터도 그런 특징을 가진 플랫폼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상황을 대비해 이모티콘이나 감탄사, 줄임말까지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고, 나머지 부분은 스스로 부딛혀가면서 배워야 하겠지만요.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참 "일본원작답게" 어렵거나 힘든 테마 (정치나 사회 등) 는 피하고, 안전하고 일반적이며 포괄적인 일상, 대중문화 혹은 스포츠에 주제를 국한시킨 것이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트위터를 특정한 목적이 아닌 일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라면 역시 이런 주제들이 주를 이루게 되겠죠. 뮤지컬이나 콘서트 상황, 혹은 연예인을 직접 보았을 때 필요할 만한 트위터 표현들을 모았기 때문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한가지 특별한 점은 "엔터테인먼트 번역자" 혹은 "스포츠 번역자"가 추천하는 표현 부분인데요. 누구보다도 번역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그 미묘한 뉘앙스를 극복해나가는 특정 테마 전문가들의 조언인지라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한 듯 합니다. 처음에는 등장하지 않다가 대중문화 상황에 따른 구체적인 표현들을 소개하면서 간간히 등장하고 있는 이 부분들이 좀 더 많았으면 좋지 않았을까 아쉽네요.
즐거운 트위터 표현사전 vs 또 하나의 영어표현사전
대형 서점의 외국어 코너로 가면 셀 수도 없는 많은 언어교재들이 쌓여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영어 단어장을 사려고 갔다가 이것 저것 보는 사이에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난 경험을 해보셨을 수도 있겠네요. 우리나라는 특히 외국어에 대한 꿈과 필요가 강해서 그에 따라 정말 많은 책들이 날마다 쏟아져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어학교재의 홍수 속에서 "영어로 즐겁게 트위터"를 바라본다면 어떨까요? 트위터와 영어회화를 접목시켰다는 점에서 확실히 컨셉의 희소성은 관심을 끌기 충분합니다. 또한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과 컴팩트한 사이즈로 휴대도 용이할 뿐더러 짜투리 시간에 활용하기에도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만큼은 조금 아쉬운 생각을 감출 수가 없네요. 트위터를 겨냥한 서적인만큼 조금 더 컨셉에 충실했으면 오히려 다른 교재들보다 부각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가끔은 "트위터" 활용사전이 아니라 그저 "영어표현사전" 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아쉽더군요. 그런 영어표현사전이라면 집에 수도 없이 쌓여있는 실정인지라... 진부한 단어 혹은 숙어의 나열보다는 실제로 사용되는 예라던가 트위터 고유의 표현법을 더 많이 소개했다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부족하다던가 읽을만 하지 않다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워낙에 소재가 참신하고 흥미로웠던지라 그 특징을 더욱 더 부각했으면 차별화에 보다 효과적으로 성공하지 않았을까...하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파랑새. 시스템 업데이트 이후로는 위의 그림과 같이 45도 위를 향한 모습으로 변했더군요.
그 가능성을 파악하고 있는 사람도, 예측하고 있는 사람도 정말 드물것이라고 생각되는 가운데 분명한 것은,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정말 멋지고 유용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외국 친구들과 교제하면서 언어를 발전시키고 싶다면 오늘부터 짧게나마 영어 트위팅을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즐거울 뿐더러 영어와 좀 더 친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테니까요^^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
많은 어학책들의 문제점이기도 하지만... 제본 상태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닙니다. 쭉 펴지 않으면 책이 자꾸 덮여버리기 때문에 성가신데, 그렇다고 쭉 펴버리시면 금방 페이지가 뜯겨져 나오니까... 주의하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