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포 더 무비 - 고단한 어른아이를 위한 영화 같은 위로
신지혜 지음 / 시드페이퍼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영화 "아바타"가 대 히트를 기록하면서 3D 열풍이 영화계를 강타했습니다. 상업적 영화라면 (그리고 특히 액션물이라면) 3D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고,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던 고전들이 3D화 되어 재개봉하는 일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기술의 발달과 함께 영화는 꾸준히 관객들의 오감을 충족시키기 위한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때로 더 자극적이고 더 폭력적이거나 더 선정적인 방향으로 흘러나가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경험하지 못한 것을 더욱 더 현실감있게 경험할 수 있게 해주고자 하는 시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이 존재하지 않았던 – 그러니까 모든 영화가 2D였던 시절, 아니 영화에 색채도 없고, 음악도 없던 시절부터 영화가 우리에게 의미했던 것이 있었다면, 그것은 바로 "알지 못하는 것을 바라보는 창"이라고 생각합니다. 사각진 스크린에 비추어지는 영상을 통해 알지 못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알게되고, 가보지 못한 곳의 풍경을 바라보며 경험하지 못했던 사건을 함께 겪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책을 펼칠 때마다 또 하나의 여행이 시작된다는 비유는 영화에 있어서도 비슷한 맥락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편의 영화가 시작되는 순간, 깜깜한 극장 안에서 잠시 현실 세계를 잊고 영화 속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니까요.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책 – "땡큐 포 더 무비" – 을 읽으면서 '영화는 왜 존재할까?'라는 질문이 수차례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우리가 영화를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단지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만족시키며 여가생활을 즐기기 위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생활과 이야기를 엿보며 만족감을 얻는 일종의 관음증 때문에? 아니면 알지 못하는 주인공과 알지 못하는 상황에 우리의 삶을 투영시키고 접목시키며 공감을 얻기 위해?

그러한 질문들이 책을 읽을 때에 따라다니는 것은, 무엇보다도 저자 신지혜씨가 바라보는 "영화"라는 장르가 많은 감수성을 깨우고 새로운 오감을 자극하는, 그런 매개체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CBS 음악 FM에서 매일 오전 11시부터 약 한시간 가량 만날 수 있는 "신지혜의 영화음악". 우리나라 라디오 프로그램 중 영화음악만을 집중적으로 다룬 정규 프로그램으로서는 유일무이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 프로그램은 1995년 시작되어 올해로 무려 18년째 이어지는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정해씨 등 많은 DJ이들이 거쳐갔으며, 이 책의 저자인 신지혜씨는 1998년부터 진행하기 시작하여 올해로 15년째를 맞고 있다고 합니다. 빨리 생겨나고 빨리 사라지는 요즘에는 보기 드문 일이죠.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무엇이 이 프로그램을 (그리고 신지혜라는 진행자를) 이토록 오랜 시간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게 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일곱가지 테마, 마흔 아홉 개의 영화

 

 

"마음을 어루만지는 약손"이라는 수식어는 신지혜씨의 문체에 더없이 잘 어울립니다. 그녀의 감성적이고 따뜻한 문체는 마치 아날로그 사진집을 펼쳐보는 듯한 느낌을 주며, 그녀가 들려주는 영화의 이야기는 그 예술성과 완성도를 떠나 그야말로 "인간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키워드로 수식되는 테마를 소개하며 그에 연관된 영화를 찾아 때로는 심리치료사처럼, 때로는 오래된 친구처럼, 때로는 감성적인 소녀처럼 설명하고 이야기해나가는 과정은 책을 읽는 동안 하나의 따뜻한 휴식처럼 다가올 것입니다. 그녀가 선택한 영화의 키워드 (테마) 만 보아도 그녀가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별 (farewell)

고독 (solitude)

기억 (memory)

인정 (acceptance)

치유 (healing)

용서 (forgiveness)

사랑 (love)

 

영화를 바라보고 정의하는 관점은 참으로 다양하겠지만, 신지혜씨에게 있어서 영화는 감성을 투영하는 창 같습니다. 그녀 스스로도 자신에게 있어 영화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영화는) 행복하고 아름다운 도피처이자 환상의 통로 (196페이지)

 

"방송은 목표, 영화는 꿈"이라는 문구를 항상 품고 다녔다는 그녀. 책을 읽으면서 그녀에게 있어 영화는 정말 "꿈과 환상"이며 일상에서 얻지 못하는 풍부한 경험과 감성 그리고 자신의 존재가치를 성찰할 수 있게 해주는 훌륭한 매개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선택한 키워드 안에서 영화를 풀어나가면서 때로는 비범하게 그녀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영화는 당신에게 무엇입니까?

 

예전엔 음악을 듣기 위해서 콘서트 홀을 찾을 수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손쉽게 집에서 언제든지 원하는 음악을 (그리고 때로는 영상과 함께) 들을 수 있게 되었다면, 영화 역시 인터넷의 발달과 매체의 다양함으로 인해 예전보다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굳이 영화관에 가거나 DVD를 빌려보지 않아도 VOD 방식으로 원하는 영화를 즉석에서 다운받아 관람할 수 있는가 하면, 지하철을 타고 가는 짜투리 시간에도 핸드폰이나 태블릿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렇듯 영화에 대한 접근성이 쉬워진 것은 그렇게 긍정적이지만도 않습니다. 특별한 이벤트였던 영화 관람은 이제 일상적인 것으로 전락해버렸고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우리에게 주고자 하는 메세지의 효과는 감소한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채널이 많아지고 시간을 때우기 위한 편성 드라마가 많아진 것은, 좋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할 수 있는 감성마저 점점 무뎌지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고전"이 그 가치에 있어서 높게 평가받는 것은 단순히 시간이 오래 되었고 예전에 나왔던 작품이라서가 아니라, 깊은 고뇌와 사유 끝에 탄생한 하나의 세상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신지혜 씨의 칼럼 (이 책을 읽다보면 연관성을 가진 칼럼들을 키워드로 묶어내었다는 설명이 더 적절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에서 소개하는 한 편 한 편의 영화들. 이미 본 영화라면 추억을 꺼내볼 수 있는 기회가, 아직 보지 못한 영화라면 이 기회에 관심을 가지고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하나의 영화를 소개하는 과정이 조금은 짧은 감이 있어, 충분히 그 영화에 빠져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지 않았나 합니다. 특히 직접 보지 않은 영화라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줄거리가 금방 이해가 가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시간을 두고 함께 테마를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마지막으로 "땡큐 포 더 무비"는 과연 누구를 위한 책인가 생각해보았습니다.

한 편의 조용하고 작은 휴식같은 이 책은 영화매니아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되짚어볼 수 있는 기회가, 감성적으로 메말라있는 사람들에게는 충전의 기회가, 또 영화를 좀 더 알고 싶고 궁금해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가이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뜻한 위로가 절실한 시대, 책 한권의 여유로 힘들었던 마음에게 작은 선물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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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마르크스 - 그의 생애와 시대
이사야 벌린 지음, 안규남 옮김 / 미다스북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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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길고 긴 철학역사에 있어서 마르크스만큼 널리 알려져 있으면서 수많은 오해와 편견 그리고 선입견에 고생(?)하는 철학자는 드물 것 같습니다. 막연히 그의 업적이나 사상에 대해서 들어보았지만 (사실 철학 사상이 대부분 그렇듯이) 직접 연구하고 깊게 생각해보지 않는 이상 스스로 어떠한 판단이나 설명을 하기 꺼리게 되는 마르크스. 오늘 소개할 책은 바로 이 마르크스에 대해 쓰여진 평전 중 최고라는 극찬을 받는 이사야 벌린의 "칼 마르크스 - 그의 생애와 시대" 입니다. 사실 "최고의 평전"이라는 찬사는 의미가 깊은데, 이 평전이 무려 73년 전인 1939년에 출간되었기 때문입니다. 철학사의 중심 인물 중 하나인 마르크스에 대해서 활발하게 연구되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벌린의 평전을 뒤집을 만큼 뛰어난 평전이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은 벌린의 뛰어난 업적을 더욱 더 빛나게 하는 듯 합니다.
 
430쪽에 육박하는 방대한 분량의 평전을 소개하기 전, 먼저 이 책의 저자인 이사야 벌린에 대해 몇 가지 언급하고자 합니다. 지난 97년 서거한 벌린은 세계적인 전기작가이자 사상가로 영국의 옥스포드, 왕립 아카데미를 기반으로 수많은 저서를 집필했습니다. 그의 마르크스 평전에 있어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책을 집필할 당시 그의 나이는 겨우 28세였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는 그때까지만 해도 마르크스에 대해 별다른 관심이 없어 대학 강의를 위해 자본론을 힘들게 읽은 것이 전부라고 합니다. 하지만 1933년 마르크스 평전을 쓰라는 제의를 받은 후 본격적으로 그의 사상과 생애 연구에 착수했고, 이 평전을 시작으로 그는 뛰어난 전기작가로서의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시대와 사상을 막론하고 풍부하고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저술해나가는 벌린의 평전을 읽다가 보면, 지금까지는 막연하고 추상적으로 인식되어왔던 마르크스를 새롭게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포괄적인 연대기
 
부제가 "생애가 시대"인만큼 벌린은 단순한 평전이라기보다는 칼 마르크스의 사상 세계와 그것이 정립될 수 있었던 (혹은 정립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마르크스의 사상 뿐만 아니라 동시대 인물들과 그들의 배경, 사상을 폭넓게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위인전이라기보다는 한 편의 철학 논문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렇다고 문체가 복잡하다던가 읽기 어려운 책은 아닙니다. 물론 마르크스와 그와 연관된 주요 키워드 (자본론, 프랑스 혁명, 프롤레타리아 등) 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다면 쉽게 읽어내려가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벌린은 이러한 연관테마들에 대해 기본적인 설명을 생략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 원활하게 평전을 읽으려면 먼저 이러한 테마들을 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벌린의 챕터 맥락은 연대적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챕터 안에서 설명하고 있는 사건의 발단와 전개에 있어서 굳이 이것에 의한 제약을 받지 않습니다. 어쩌면 제약을 받는다는 자체가 설명하는데 있어 불가능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인과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시대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것 같습니다.
마르크스의 삶에서 만나고 이별한 수 많은 인물들과의 관계들, 또한 마르크스의 생활환경 (그의 경제적 상황, 가족관계 등) 을 그의 사상의 발전과 접목시켜 이해해보려 하는 관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벌린은 "그가 이러이러한 일을 했기 때문에 훌륭하다 (혹은 훌륭하지 않다)"라는 전반적인 위인전의 관점과는 달리 "그가 이러이러한 일을 하게 된 배경은 이러했다"라고 설명함으로써 객관성을 유지하면서도 그 인과관계를 훌륭히 나타내보입니다.
 
 
명료하지만 단정적이지 않게
 
당시까지만 해도 스스로를 마르크스 전문가로 인식하지 않고 있었으면서도 벌린의 평전을 읽어내려가다 보면 마치 그가 마르크스 시대의 흐름을 타고 그와 함께 사유하는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그만큼 그의 문체는 단호하면서도 명료한데, 그런 와중에도 최대한의 객관성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인상적입니다.
 
"그(이사야 벌린)는 자신이 다루고 있는 인물들의 개성을 그려내지만, 그러면서도 독자들이 알고싶어 하는 것은 흥미진진한 결혼 이야기나 옷에 대한 취향이 아니라 그 인물들의 사상이라는 것을 잠시도 잊지 않는다." (415 페이지, 앨런 라이언의 추천사 중)
 
앨런 라이언의 이 한 문장은 벌린의 접근방식을 유머러스하면서도 압축적으로 훌륭하게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벌린은 마르크스의 사상을 중심으로 기술하면서도 여러가지의 관점을 통해 "칼 마르크스"라는 인격체를 입체적으로 구성합니다. 독선적이고 타협이라고는 모르는 일차원적인 모습 뿐만 아니라 사상을 정립해나가는 도중에도 수많은 유혹과 갈등에 시달린 그의 인간적 모습과 그 양면성의 재생은 특별히 탁월합니다.
(여담이지만 벌린의 평전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되는 경우 책의 맨 마지막에 수록된 라이언의 추천사를 먼저 읽어보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벌린에 따르면 그의 초기 원고는 출판물의 두 배 가량의 분량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편집자들의 엄격한 요구에 의해 대부분의 철학적, 경제학적, 사회학적 쟁점들에 대한 논의를 삭제했다고 하는데, 책을 읽어본 지금 원래의 구성은 어땠을지 더욱 궁금해지네요. 벌린은 이로 인해서 주로 지적 전기에 중점을 두고 재구성했다고 합니다.
 
 
칼 마르크스 - 그에게 헌정하는 평전
 
"한평생 그의 사명은 어떤 식으로건 자본주의 사회를 전복시키는데 기여하는 것 (...) 오늘날의 프롤레타리아의 해방에 기여하는 것이었습니다" (404페이지, 엥겔스가 마르크스의 추모식에서)
 
복잡하고도 방대한 마르크스 사상에 있어 이 평전이 훌륭한 입문서이자 참고서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벌린은 단호하지만 객관성을 유지하며 fact 중심으로 기술하고 있어 (혹은 어떠한 주장을 할 경우 그에 합당한 증거와 근거를 제시하고 있어) 역사상 가장 중요한 철학자 중 한 명이자 (아마도) 가장 많은 오해와 선입견으로 인식되곤 하는 마르크스를 구체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마감기간을 지키기 위해 이 책을 한번 읽은 시점에서 글을 쓰고 있지만, 벌린의 평전은 충분히 두세번 다시 곱씹으면서 공부하고 연구할 가치가 있는 책임에 분명합니다. 철학이 전문분야도 아닌지라 여러모로 아쉬움도 많이 남는 서평입니다만, 마르크스와 그의 사상에 입문하려는 분들 뿐만 아니라 철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 모두에게 꼭 추천하고픈 책입니다. 명작은 시간을 초월한다고 하는데, 그 사실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벌린의 평전. 이 기회로 다른 저서들도 꼭 찾아봐야겠습니다.
 
[www.muserik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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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실수를 하는가
조지프 핼리넌 지음, 김광수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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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멀다하고 "XX녀"사건으로 시끄러웠던 요즘, 굳이 안방극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참 많은 반전을 겪게된 것 같습니다. 이제는 뭔가 좀 큰 일이 터지면 오히려 반전을 기다리게 될 정도로,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전개에 당황스럽거나 놀라워할 수 밖에 없었죠. 얼마 전에도 포스팅했었던 "악마 에쿠스 사건 (포스팅 읽으러 가기)" 역시 처음에 알려졌던 그리고 추측되어졌던 것과는 전혀 다른 정황이 밝혀졌고, 맞았다고 주장했던 "채선당 임산부"가 도리어 개념없이 종업원을 깔보고 욕설을 퍼부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네티즌의 반응도 이곳에서 저곳으로 휙 휙 달라지기도 했습니다.

 

이미 셀 수도 없이 경험한 판단의 오류들. 잘못된 판단들. 도대체 이런 실수는 어째서 발생하는 걸까요?

지금까지 저의 개인적인 생각은 "신중히 생각해보지 않고 성급히 결론을 내리기 때문에" 였습니다. 제대로 정황을 알아보지도 않고, 변수를 생각해보지도 않은 채 판단하기 때문에 실수하게 된다는 지론이었는데 언뜻 들으면 상당히 일리가 있어보이는 것 같습니다. 정황을 잘 알아보고 여러가지 생각을 거쳐 결론을 내린다면 그만큼 실수할 가능성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하지만 오늘 소개할 책을 읽은 뒤, 저의 지론에 더이상 자신감이 실리지 않더군요. 틀린 말은 아니라 할지라도 이것이 참이라고 가정할 경우 "신중히 생각하고 내린 판단은 옳다 (혹은 아마도 옳을 것이다)"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오히려 신중한 판단이 실수를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향이라고 착각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습니다. "실수를 예방하는 것". 누구든지 이 기술을 터득할 수 있다면 얼마나 삶이 편해질까요? 실수하지 않는 삶이라는 것은 정말 편리할테니까요.

그리고 여기. "인간의 구조적 결함이 만든 실수의 감옥에서 탈출하는 비법!"이라는 엄청난 문구를 내건 한 책이 있습니다. 오늘 그 책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제목을 읽은 순간 "이 책은 꼭 읽어야 해!"라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퓰리처 상 수상 경력에 빛나는 저명한 저널리스트가 들려주는 비법이라니 정말 궁금해지지 않습니까? 세상의 많은 것들을 보고, 생각하고, 경험한 그, 조지프 핼리넌이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신비의 기술, "실수 예방법"이 무엇인지 꼭 알고싶었습니다.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 – 언제나 그렇듯이 – 책의 내용에 관한 자세한 스포일링은 삼가합니다. 리뷰는 언제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이니 참고로 이용해주세요^^)

 

 

우리가 저지르는 실수의 90%는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의 탓이다

 

자연재해라던가 불가항적 요소들을 제외하고 나면 우리가 저지르는 실수의 90%는 순전히 우리의 탓이라고 합니다. 바꿔 말하자면 우리 스스로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것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수긍할 수 밖에 없던 것은, 실수라는 것을 깨닫고 난 뒤에는 미처 알아채지 못했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많은 정황 증거가 있었던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한 뼈아픈 에피소드를 고백하려고 합니다.

작년 이맘 때였던 것 같습니다. 14년간의 긴 비엔나 생활을 청산하고 한국으로 들어올 준비를 하던 중, 14년간 쌓이고 쌓인 짐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처리할까 고민도 많이했고 적잖이 고생도 많이 했습니다. 짐이 많으면 많을 수록 가격 부담도 커지는데다가 얼마 후 결혼식이었기 때문에 신혼집을 처음부터 여러가지 잡동사니로 꾹꾹 채워넣고 싶지는 않았으니까요. 그렇게 정리하기로 마음먹어도 어찌나 그 과정이 지루하고도 힘들던지, 다시 그 때로 돌아가라면 그야말로 악몽일 것 같습니다.

때문에 지인들이 필요할만한 것들은 모두 나누어주고, 굳이 필요하지 않은 전자기기들은 모두 팔기로 마음먹었는데, 워낙에 좋은 가격에 내놓아서인가 감사하게도 눈 깜짝할 사이 거의 모두 처분되었습니다. 단지 지인들에게 이메일과 SNS를 통해 알렸을 뿐인데도요. 마지막 남은 몇 가지 물건들은 우리나라의 옥션에 해당하는 이베이(eBay)에 내놓게 되었는데, 시스템이 복잡하고 아무래도 위험부담도 큰지라 단단히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내놓은 물건은 Sony Handycam 세트. 아직 MiniDV카세트에 녹화하는 방식이었지만 작고 가벼운 외관에 구입한 당시 (2005년) 최고사양이었던지라 100만원 가까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따로 구입한 하드케이스 및 MiniDV 카세트, iLink 케이블 등 여러 악세서리도 함께 내놓았기 때문에 가격을 조금은 높게 책정했어요. 디지털 캠코더가 편리하긴 하지만 아직도 아날로그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혹시나 괜찮을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내놓은지 채 하루도 되지 않아서 덥썩! 어떤 사람이 최고가를 지불하고 사겠다고 나타났습니다 (이베이에서는 "경매가"와 "판매가"를 따로 책정할 수 있는데, 경매에 참여하고 싶다면 경매가를 부르고, 경매를 거치지 않고 꼭 구입하고 싶다면 판매가를 지불하면 됩니다. 이러한 시스템 때문에 판매가는 경매가보다 훨씬 높게 책정되고는 합니다) 좋은 모델이긴 하지만 선뜻 최고가를 지불한 것이 의아했답니다. 게다가 구입한지 얼마 되지 않아 실제 배송 요금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추가로 제시했고 나이지리아에 있는 삼촌에게 선물할 것이니 되도록 빨리 배송해달라고 부탁하더군요.

워낙 물건들을 처분하는데 지쳐있던 터라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은행거래가 아닌 이베이 고유의 거래 시스템 페이팔 (PayPal) 을 사용하겠다고 했을 때도 그런가보다 했고요. 한번도 페이팔을 사용해본 경험이 없었지만 해보면 되겠지라고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고 그쪽에서 이미 송금을 했다는 메일이 도착하면서 조금이나마 있었던 의심은 깨끗하게 사라져버렸습니다.

정성스레 포장을 한 상품을 우체국에서 부치고, 송장을 스캔해서 보내준 뒤 확인 사인을 기다리고 있었을 때였습니다 (페이팔의 한가지 특징은, 받는 사람이 확인한 후에야 송금한 돈이 실제로 이체되는 것입니다). 다시한번 메일이 오더군요. 세관을 거치려면 어느정도의 세금을 내야 하는데 제가 그 세금을 내면 자신이 확인한 후 다시 송금해주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어… 이상한데?" 생각이 들었을 때는 이미 늦었죠.

 

 

우체국에 문의해본 결과, 아프리카 대륙을 중심으로 이베이에서 성행하는 사기 수법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자신이 필요하지도 않은 물품을 구매하고 송금한 것처럼 꾸민 뒤 물건은 있지도 않은 주소로 배송하게 하는 것입니다. 물품을 발송한 후에는 상대적으로 송금한 돈을 더 빨리 받고 싶어지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세관에 쓰일 것이라는 돈도 송금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에게는 약 110 달러 정도 (당시 약 12만원 정도) 를 송금하라고 했는데, 이와같이 물건의 가격에 비해서 약소한 돈을 요구하면 그만큼 넘어가는 사람도 많다고 설명해주었습니다.

다급해져 우체국 소관의 항구에 연락해보았지만 이미 출발했다는 이야기밖에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카메라는 있지도 않은 도착지를 향해 멀어져갔고, 저에게서 더이상 연락이 없자 그쪽 역시 연락을 끊어버렸습니다. 이베이에 신고를 하면서도 기분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더라구요. 주민등록번호제도가 없는 외국에서 다중 아이디를 만들어 사기행각을 벌이는 것은 일도 아닐테니까요.

 

 

실수를 저지르고 나면 "왜 못 알아차렸지?" 라는 자책감이 따라다닙니다. 그제서야 되짚어보면 충분히 의심할만한 구석이 많았는데도 말이죠. 또한 사람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이는 사람들은 신기하게도 이런 사냥감을 고르는데 재주가 있어서 속을만한 사람을 잘도 찾아내는 것 같습니다. 당한 사람은 그저 억울하게 앉아있을 수 밖에, 다른 뾰족한 수가 없어 더 화가 나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 억울하고 분한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속아넘어간 것은 자신이기 때문에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더군요. "더 큰 손해를 보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라"는 우체국의 위로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런 실수를 저지르게 된 것일까요? 그리고 앞으로 이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지금까지는 막연히 "조심해야겠다"라고 생각한 반면, 이 책을 읽고 난 뒤 새로운 관점으로 다시금 "실수"를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과연 결과적으로 실수를 줄여줄지는 모르겠지만, 실수의 매커니즘을 인식하는 것, 즉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처럼 실수를 알아가는 것이 그 첫 단계인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실수? 그 이유는 다중적이다

 

운전기사가 네비게이션을 조작하다가 큰 사고를 냈습니다. 이 사고는 누구의 책임일까요? 그리고 어째서 이런 실수를 저지르게 된 것일까요?

 

  1. 운전 중 네비게이션을 조작하지 말라는 경고를 무시한 운전자 탓이다
  2. 차에 운전을 방해할 수 있는 네비게이션을 설치한 탓이다
  3. 운행 중에는 네비게이션을 조작할 수 없도록 장치를 마련하지 않은 네비게이션 회사 탓이다
  4. 네비게이션을 조작하게 만든 상황 탓이다 (예를 들어 갑자기 목적지가 변경 되었다던가)
  5. 운전자가 충분히 숙면을 취하지 못한 상황이므로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한 탓이다
  6. 여러가지 색과 그래픽으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네비게이션의 디자인과 화면 탓이다
  7. 어떤 일로 화가 나 시야가 좁아지고 판단력이 흐려진 운전자의 정신 상태 탓이다

 

이것이 객관식 문제라면 여러분은 어떤 답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저라면 아마도 1번을 선택하지 않을까 싶네요. 분명 네비게이션을 켤 때마다 운전중에는 절대로 조작하지 말라는 경고 문구를 알면서도 무시한 운전자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왜 실수를 하는가"의 저자 조지프 핼리넌의 생각은 다릅니다. 물론 주 실수가 있고 그 주 실수에 도달하게 한 여러가지 작은 실수들이 있겠지만, 실수는 다중적이라는 것이 그의 의견입니다. 위의 경우, 경고를 무시한 운전자의 경솔함 만큼이나 차 안에 네비게이션을 설치한 실수도 크다는 것이죠. 결국 차에 네비게이션을 설치함으로서 운전자의 경솔한 경향이 드러나 사고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만약 애초에 네비게이션이 없었더라면 운전자는 이러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을 테니까요.

 

 

이처럼 실수는 여러가지 조건이 연쇄적으로 충족되면서 일어난다고 합니다. 조건으로는 인간의 한계, 편향, 구성(framing)의 문제, 익숙함, 기능석 고착 등 정말로 다양한 관점들이 제시됩니다. 바로 이 부분이 이 책에 있어서 가장 특별한 점이 아닌가 싶네요.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 우리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아무리 이성적으로 생각하려고 애써도 결국 우리가 영향받는 이 조건들부터가 전혀 이성적이지 않다는 것은 가히 충격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습관적으로 우리는 저지른 실수를 분석하면서 그 이유를 단순화시키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데, 실제로는 하나 혹은 둘의 이유가 아닌 여러가지 조건의 연쇄작용으로 일어나는지라 결코 간단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실수를 예방할 것인가?

 

실수가 일어나는 이유가 다중적이고 복잡한만큼, 그 실수를 예방하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닙니다. 자신의 판단력과 객관성을 흐리게 하는 편향(bias)을 어렵게 깨달은 뒤라 할지라도 그것을 감안하여 태도를 바꾸는 일은 더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것을 보았을 때 어쩌면 실수는 인간에게 있어 구조적으로 예방하기 어려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흥미롭게 읽어내려가다가도 점점 "내게 이런 경향이 있고 이런 영향을 받고 있다니 그렇다면 어떻게 이성적으로 살 수 있을것인가?" 의문이 들 수도 있겠네요.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그 중요성을 깨달은 것은 바로 "겸손" 입니다.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다시한번 다른 가능성을 고려해보는 겸손. 자신의 주장이 꼭 옳지만은 않은 것이라는 여지를 두고 다른 의견을 들어보는 겸손. 그리고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기 때문에 배우려는 자세를 가지는 겸손. 바로 이 겸손이 결국 실수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인간은 존재 자체가 참 많은 부족함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 부족함에서 벗어나려 하면 할 수록 점점 더 깊은 한계에 도달하게 되고,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부족함에 대한 좌절 혹은 부정하고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려는 독선으로 방향을 돌리게 합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실패란 없다 포기만이 있을 뿐이다"라는 명언들이 결정적인 상황에서는 큰 위로가 되지 않는 것도 이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수많은 "나의 모습들". 나 자신도 잘 알지 못했던 "나 자신의 구조적인 오류"를 이해하고 그것을 통하여 관용을 키워간다면 자신의 실수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그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생산적인 노력을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동안 우리가 필요이상으로 의지하고 맹신해왔던 정황, 재구성 그리고 자신에 대한 평가를 다시한번 되짚어보고 객관적인 시각을 발전시킬 수 있다면 저자가 주장한대로 분명, 실수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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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7가지 방법
가바사와 시온 지음, 김윤희 옮김 / 책이있는풍경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요즘은 정말 사는 것이 어렵다" 라는 말을 자주 듣고는 합니다. 세계 자살 1위 국가라는 불명예가 어쩌면 고달프고 괴로운 우리의 현실을 반영해 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괴로움은 우리의 살아가는 가운데 떨쳐내기 힘든 존재로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뜬금없이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7가지 방법"이라니, 참 용감하고도(?) 대담한 제목을 읽고는 바로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 마음먹었습니다. 이미 "365 시리즈"로 알고 있던 책이담긴풍경 출판사에서 발간된 책이라니 더욱 궁금해졌죠. (2012년 2월부터 이 출판사에서 발행된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을 항상 침대 옆에 두고 읽곤 한답니다. 짧은 문구에도 힘이 되고 도전이 되는 글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반복해서 읽어도 즐거운 책이에요^^)

이러한 배경으로 읽기 시작한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7가지 방법". 과연 이 책은 어떤 내용일지. 마술사의 주문처럼 요술을 부리는 것일지 아니면 너무 많은 것을 약속해버린 제목일지… 읽는 내내 흥미로웠던 이 책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과학으로 풀어보는 감정

 

만약 지금 내가 느끼는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것이 전적으로 나의 선택이며 내 능력 안에 있다면?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어려움이 단지 생각의 전환만으로 해결될 수 있다면?

다소 허무맹랑하게 들리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가바사와 시온 박사는 "YES!"라고 답합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괴로움이라도, 심지어는 자살만이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돌출구라 느껴지는 희망없는 상황에서도 생각의 전환 만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얼마나 꿈같은 이야기인가요? 하지만 가바사와 박사의 설명을 차근 차근 따라가다 보면 이것이 마술사의 주문도, 이상한 종교의 눈속임도 아닌 "생활 안에서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가장 쉬운 실천에서 얻어지는 가장 효과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죠.

또한 이 책의 주장이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는 것은 회의적인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신빙성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저자는 삿포로 의과대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일리노이대학 정신과에서 우울증과 자살 예방에 관한 연구에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름을 딴 심리학연구소를 설립한 뒤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풍부한 경험과 지식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이라니 아무리 회의적인 입장이라도 충분히 귀기울여 들을만한 가치가 있지 않겠습니까.

 

"도파민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간과 '하고야 말겠다'는 동기 유발을 높여주는 호르몬이다. 도파민이 많이 분비될 수록 '해낼거야', '좀 더 노력하자'는 의지는 더 강하게 우러난다" (35페이지)

 

지금까지 감정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어려운 난제라고 생각해왔던 저에게, 이 모든 감정의 흐름이 물질로 환원된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했습니다. 그것은 바꾸어 말하자면 다룰 수 없다고 치부되었던 감정을 충분히 지배할 수 있다라고 풀이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감정의 흐름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서 그 지식을 통해 내게 유리한 쪽으로 움직이는 것. 그것이 저자가 이 책을 통하여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이자 의의입니다.

생각만으로 괴로움을 극복하고 능동적인 삶을 살 수 있다? 만약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충분히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더군다나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이 어렵기는 커녕 우리가 쉽게 생활에 적용시키고 실천할 수 있는 것이라면 말입니다.

 

 

트위터가 훌륭한 정신 치유의 수단?

 

이 책이 가진 또 하나의 큰 장점은 저자가 누구보다도 현재, 바로 이 시점에서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고민을 해결해준답시고 시대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공감하기 힘든 가설이나 방법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바로 이 순간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방책을 소개하는 것이 특별합니다.

 

그 중 인상깊었던 하나만 소개하자면 바로 "트위터"에 대한 저자의 제안입니다. 가바사와 박사는 자신의 블로그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여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에 큰 기쁨을 느끼는 사람입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매일 3만 3천명 이상의 사람들이 방문한다고 합니다. 이 책을 내게 된 계기 역시 자살과 우울증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사람들을 보다 직접적으로 돕기 위해서는 보다 넓은 독자층과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서문 중, 7페이지). 이미 "트위터 고수가 알려주는 페이스북 기술" 이라는 책을 썼을 정도니 SNS에 대한 저자의 지식과 애착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 싶습니다.

 

그렇다면 저자는 어째서 트위터가 훌륭한 정신 치유의 수단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일까요?

 

"트위터를 하는 사람들은 이해하겠지만, 단순히 신변잡기를 긁적이기만 해도 전혀 모르는 사람들까지 곧바로 반응을 보인다. 트위터에는 대화 상대가 없는 것 같지만 사실은 존재한다. 특히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사람의 심리 속에는 사람들이 자기 글을 읽어 줄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깔려 있다. 심지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까지 반응해 준다면……" (135 페이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속이 후련해지고 그 고통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불특정다수 (그것도 대부분 오프라인에서는 알지 못하는 관계의 사람들) 에게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 (혹은 자신의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것) 을 표현하는 것으로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또한 "후폭풍"을 감당해야 하는 지인이 아니라 자신에 대해서 구체적인 것은 모르는, 그러나 친분이 있는 사람들에게 털어놓는다는 사실은 하기 힘든 말을 좀 더 쉽게 꺼낼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어줍니다.

 

저자는 더 나아가서, 가장 개인적이고 가장 들키고 싶지 않은 "일기"가 어째서 인터넷 공간에서 공개적으로 성행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합니다. 트위터가 가진 장점에서 조금 더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일텐데, 블로그던 SNS던 누구나 쉽게 아무런 돈을 들이지 않고 시작하고 유지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저자는 자신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 이 매체들을 적극 활용할 것을 권유합니다.

이 모든 이론에는 결국 우리 모두가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전제가 바탕되어있는데, 상태가 심각하고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케이스의 경우, 전문가의 상담을 병행하는 것을 제안합니다.

 

언어가 달라서 대부분 이해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저자가 활발하게 인터넷 상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한 만큼 그의 트위터나 블로그 주소를 남겨두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궁금해서 인터넷으로 조금 찾아보았는데 그의 영문 이름 (Kabasawa Shion) 으로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찾을 수 없더군요. 한자 이름을 알 수 없는 저로서는 검색이 무리인 것 같습니다^^; 구글 번역기를 통해서라도 그의 포스팅을 구독하고 싶은 만큼, 혹시라도 주소를 알고 계신 분께서는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치료와 예방, 두가지의 답안

 

언제나 그렇듯이 치료가 중요한 만큼 예방도 중요합니다. 애초에 건강하고 아프지 않다면 병을 치료할 이유도 없어지겠죠. 그런만큼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습관을 소개합니다. 책을 소개하는 제 1장 후 제 2장에서 5장까지 괴로운 상태를 극복하는 치료에 대해 다루었다면, 제 6장은 어떻게 하면 나의 정신을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귀중한 조언들이기 때문에, 평소에 스트레스로 크게 고민하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도 – 그런 사람이 과연 현대에 존재할까라는 의문이 있습니다만 – 몇 번이고 읽어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이 아무리 중요하다 하더라도 그것 역시 건강이 있을 때의 중요도이지 만약 암 말기로 투병하게 된다면 무의미하게 될 것입니다. 육체의 건강은 정신의 건강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최소한 우리가 육체의 건강을 위해서 노력하는 것 만큼 정신의 건강에도 투자해야 할 것입니다.

 

 

자살을 하려는 사람들 중 도움을 요청하거나 상담을 받으려 하는 사람들은 불과 40%라고 합니다. 과반수가 넘는 사람들이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택할지언정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입니다. 기분이 좋고 정신적으로 건강할 때야 자신은 그런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겠다고 단언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고통과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진 후에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요? 현대인과 스트레스가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라면, 그 스트레스를 제압하고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는 것은 스스로의 몫일 것입니다.

 

직장을 다니는 분들 뿐만 아니라 학생들, 주부들 그리고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도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은 것은, 읽어나가면서 저자의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마인드에 전염될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와 싸워 승리한다는 것은 이미 현대인이라면 꼭 갖추어야 할 필수불가결의 스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완독한 후 서평도 완료했지만, 아마도 이 책은 정기적으로 꼭 한번씩은 저 자신을 위해 읽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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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멘토! 내 자서전 쓰기 - 나를 찾아가는 25일간의 여행, 실전 자서전 쓰기
조영순 지음 / 굿글로벌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글을 쓰려고 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조언 중 하나가 "아는 것, 경험한 것을 써라" 일 것입니다. 인터넷이 보급되고 온라인 세계가 가속화되가면서 블로그가 아니라 할지라도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SNS를 통해 우리는 오늘도 몇 개, 몇십 개 혹은 몇백 개의 글을 쓰고는 합니다. 대부분의 내용이 앞의 조언을 백분 반영한 아는 것, 경험한 것 혹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써, 새로운 페이스북의 컨셉 타임라인이 그 실제를 잘 반영해 주듯,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어쩌면 우리 인생의 타임라인을 온라인 상에 반영해나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여러 게시물들이 과연 우리의 삶을 깊이 있게 반영해주고 있는 것일까요? 나이가 들면 들 수록 자신의 "흔적"을 세상에 남기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 중 하나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 젊었을 때는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어도 점점 자신이 세상에 머무는 시간이 머물었던 시간보다 적어질 때, 내가 이 세상에 존재했음을 그리고 어떠한 일을 했음을 남기고 싶어하는 욕구라고 합니다. 평소에는 편지 한 통도 안 쓰시던 분들이 갑작스럽게 자서전을 쓰기 시작하시는 사례들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살아온 이야기를 녹음하며 자서전으로 엮어주는 젊은 사람들의 아르바이트(?)가 어렵지 않게 눈에 띄곤 합니다. 과연 그 자서전이 자손 대대로 소중하게 읽게 될 지 아니면 할아버지, 할머니의 일순간 자기만족으로 끝날 것인지는 불확실하지만, 분명 사람의 본능 중에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영원화" 시키고 싶은 욕망이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바로 "자서전 쓰기"에 대한 가이드입니다. 단 한번도 제대로 글을 써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부담 없이 읽으면서 도전해 볼 수 있는 책, "성공멘토! 내 자서전 쓰기"를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시죠.  

 

 

 

 

 

 

우리나라에 산재한 많은 사회적인 문제 중 하나인 노인층 여가 활동. 복지 제도의 미달로 정년을 넘기신 어르신들도 생계를 위해 일을 하셔야 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하지만 생계를 굳이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도 여전히 문제로 남는 것은 바로 노인층의 여가 활동입니다. 어려운 세월 탓에 쉬지 않고 일만 하신 세대에는 딱히 문화 혹은 여가 활동의 공간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자신을 계발하고 일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문화 생활 혹은 여가 생활의 결여는 더이상 일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무기력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또한 노인층 우울증으로 악화되고는 합니다.

여기에 제시하는 저자 조영순 씨의 해결방책 – 노인층의 우울증 치료와 여가생활의 활용을 위한 자서전 쓰기. 그래서인가 이 책은 어르신들도 부담없이 읽으실 수 있도록 유난히 큰 폰트와 줄간이 눈에 띕니다. 오랜 시간 읽어도 눈이 피로하지 않도록 편집 측면의 여러가지 배려가 돋보입니다. 또한 종이 역시 가벼운 합지를 사용하여 들고 다니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성공멘토! 내 자서전 쓰기" 가 오직 노인층을 대상으로 쓰인 책은 아닙니다. 이 책은 젊은 층에게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져다 줄 수 있는데, 그것은 아직 진행형인 인생을 되돌이켜 보고 자신의 목표를 재점검함으로서 미래지향적인 관점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현대인의 질병"이라고 불리우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를 위협하는 "우울증"에 괴로워 하시는 분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합니다.

 

자신이 겪어온 희로애락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행복한 순간들과 안타까운 사연들을 성찰해 상처 난 자신의 영혼을 스스로 치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2 페이지)

자서전쓰기는 노년층뿐만 아니라 중년 여성의 우울증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 삶에 대한 성찰은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도록 도우며 새로운 인생을 향해 나아가는 큰 전환점이 될 것이다 (13 페이지)

 

 

이 책의 저자 조영순 씨에 대한 소개입니다. 간결하면서도 상투적이지 않은 깔끔한 문체에 편안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저자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얻은 노하우들도 많이 전수하고 있기 때문에 글쓰기에 서툴러 고민하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자서전이나 에세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어떠한 전문 지식을 전제로 하지 않고 누구나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오히려 읽고 싶지 않은 조잡한 책의 탄생이라는 단점이 되고는 하는데, 저자가 제시하는 가장 기본적인 글쓰기의 기초를 연마한다면 이러한 위험성을 어느정도까지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실제로 다독을 시작한 후로 읽었던 책들 중 가장 끔찍했던(?) 책들이 대부분 에세이나 자서전이였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자서전을 쓰기 전 이러한 준비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는 저자의 귀중한 많은 조언들 중 일부만 소개합니다.

 

감상적인 은유보다는 정직한 글쓰기가 독자들을 감동시킨다 (135 페이지)

지루한 강의보다는 쇼를 하라고 디오게네스는 말하고 있다. 영향을 미쳤던 사건을 신명나게 풀어보자. 내가 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추상적이거나 개똥철학에는 관심이 없다 (114 페이지)

독자들을 이끌어내는 힘은 언제 어디서 글이 속도를 내야 하는지 아는 데 있다 (156 페이지)

 

 

 

총 25일 동안의 레슨. 이렇게 시간적으로 나누어진 레슨 구조 덕분에 책을 잘 읽지 않아 한꺼번에 한 권의 책을 읽기 어려워 하는 사람이라도 쉽게 이 책을 마스터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약 30 쪽 가량의 서론 (챕터 1)을 제외하고 매일 읽어야 할 분량은 약 5~6 페이지 가량입니다. 또한 매일 매일 레슨이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진행되기 때문에 한번에 다 읽지 않고 매일 차근 차근 읽어나가는 것이 오히려 이 책이 주고자 하는 메세지를 받는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루의 레슨은 언제나 하나의 ①시로 시작합니다. 아마도 이 시들은 모두 조영순 씨의 작품인 것 같은데, 시의 내용과 레슨의 주제에는 크고 작은 연결고리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음미해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일 것입니다. 저 역시 책들을 가리지 않고 다독하려 하고 있지만 유난히 시집을 읽은지는 오래 되었던 터라 즐겁게 감상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었답니다.

 

 

시가 소개된 이후 등장하는 ②본문입니다. 어디서부터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해야 하나 고민하는 독자들을 위해서 저자는 매일 하나의 주제를 소개합니다. 첫사랑, 잊을 수 없는 날의 기억, 자녀 교육, 꿈과 열정 그리고 죽음 준비… 삶의 다양한 스테이지에서 등장하는 주제들은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 볼 수 있는 논제들이며, 이렇게 생각해나가는 과정에서 어느새 자신만의 자서전은 조금씩 체계를 잡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본문에서는 이러한 논제들 뿐만 아니라 글쓰기에 필수적인 여러가지 노하우를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천천히 음미하듯이 읽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본문에서 제시한 논제를 실제 자서전의 한 부분으로 다시한번 짚어보는 ③예문은 이론을 실전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좋은 참고가 될 것입니다. 또한 다른 훌륭한 자서전을 읽어보고 참고한다면 보다 성숙한 자서전을 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챕터 마지막에 수록되어 있는 독특한 이름의 ④레시피에서는 우리가 흔히 잘못 알고 있는 맞춤법이라던가 애매하거나 헷갈릴 수 있는 표현들을 소개합니다. 알면 알 수록 점점 어려워지는 우리나라 말인만큼 글을 쓰기 전 기본적인 문법과 맞춤법을 체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자신의 자서전을 출간할 계획이라면 어차피 전문가의 교정 작업을 거쳐야 하겠지만, 스스로 최대한 최선의 원고를 넘기는 것이 여러 면에서 시간과 물질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권말부록으로 저자가 책에서 언급했던 여러가지 자서전들과 기타 참고 도서의 목록이 수록되어 있어, 일부분을 읽는 것으로 아쉬웠다면 쉽게 직접 찾아 읽을 수 있습니다. 이미 여러 챕터에서 해당 도서로부터의 인용이 몇 차례 소개되었기 때문에 책을 읽은 후에는 자신이 더 읽고 싶은 자서전이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오랜 시간 함께 해온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쓰는 자서전. 오랜 시간을 보내고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이야기를 정리하고 성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고, 아직 인생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미래지향적인 사고와 함께 자신이 만들어나가고픈 꿈과 미래를 위해 재정비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또한 글을 쓰는 과정에서 다른 책들을 접하고 또 자신의 문장을 다듬어나가며 생각을 정리해가는 것은 자아 성찰 뿐만 아니라 한층 성숙한 자아를 형성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많은 욕심을 가지지 않고 이 책과 함께 꾸준히 25일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글을 쓸 수 있는 자신감도 생기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나갈 수 있게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즐겁게 읽었던 유익한 책이었지만 아쉬운 점도 한 가지 있었는데, 앞서 소개한 "레시피" 부분이나 본문 중에서 상당히 많은 오타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레시피에 소개된 바른 말 틀린 말의 경우 그 정도가 많이 심각한 부분이 몇 군데 있었는데요, 본문 중의 한 두개 오타는 그렇다 하더라도, 맞춤법에 대한 부분에 대한 신뢰도가 감소하지 않도록 개정판에서는 꼭 보완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언젠가 나의 자서전을 쓰기 위해서 스스로를 더욱 단련하고 발전시켜나가야겠다라는 도전을 많이 받았습니다. 여러분들은 함께 읽으시면서 어떤 느낌을 받으셨는지 모르겠네요. 매일 매일 손쉽게 올릴 수 있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의 글들도 좋지만, 가끔은 조금 더 깊고 많은 생각을 함유한 글을 써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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