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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가 살아야 내 몸이 산다 - 긁지만 않아도 피부질환은 낫는다
박치영.유옥희 지음 / 이상미디어 / 2013년 5월
평점 :
아름답고 건강한 피부는 외모에 많은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는 많은 현대인들에게 지향하고자 하는 "미의기준"이지만 바로 그 피부때문에 말 못할 고통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저 피부가 "아프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아름답지 않아도 좋으니 그저 말썽만 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푸념하는 피부질환자들의 애환은 "겪어본 사람들만 안다"고 할만큼 참 괴로운 것이라고 하는데, 심하면 일상생활도 불가능할 뿐 아니라 생명을 위독하게 만들 수도 있다니 "그까짓 피부 트러블" 하고 쉽게 넘길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우리 몸에 나타나는 증상들은 참 복합적입니다. 피부 트러블이 피부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몸의 독소배출 그리고 면역력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그것은 또 다시 우리 장의 안녕과 큰 상관이 있다는 것은 이미 여러 책들을 통해 익히 알려진 바 있습니다. 그에 따라 1일1식, 간헐적단식, 또는 장청소 등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독소 배출을 돕고 장의 건강을 되돌려야 한다는 의견 역시 대중적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이상 "남의일"이 아닐정도로 빈번해진 아토피가 기승을 부리는 우리나라에서 연예인처럼 곱고 매끄러운 피부는 아니더라도 아프지 않고 건강한 피부를 가지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관심사가 되었고 그동안 수많은 의사들이 책과 강연을 통해 건강한 피부를 가꾸어가는 방법을 공개하곤 하였습니다.
항상 그럴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아무리 전문가들이라도 결국은 의견이 상이하게 갈릴 수 밖에 없기에, 우매한(?) 대중에게 서로 상반되는 정보를 알려주어 더욱 혼란스럽게 할 것이 아니라 먼저 서로 합의를 보고(??) 의견을 통합하여 이야기해주었으면 할 때가 있답니다. 여기선 이 말, 저기선 저 말을 듣다 보니 결국은 아무 말도 신뢰가 가지 않게 되어버리기 때문이죠.
그리고 많고 많은 여러가지 의견들 가운데 오늘 한 권의 책을 더 소개할까 합니다. '읽을만큼 읽지 않았나?' 생각해왔지만 오늘의 책은 그 제목부터 제 마음을 확 사로잡았는데요, 박치영, 유옥희 선생님 공저 "피부가 살아야 내 몸이 산다"를 소개합니다.
피부? 제말 말썽만 부리지 않길
하는 일이 워낙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보니 대학에 들어가 일을 병행하다보며 스트레스는 생활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인간 관계의 스트레스, 도발적이고 앞을 예측하기 힘든 업무상의 특성, 항상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여 경쟁력을 보여주어야 하는 부담감 등이 큰 원인이었는데, 그닥 변화에 익숙하지 않고 즉흥적인 일을 좋아하지 않는 A형인지라(?) 성격에 반하는 일이 생길 때마다 스트레스와 맞서야만 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어느덧 즐겁고 활기찬 20대가 지나고 30대에 접어들면서 이제 스트레스는 더이상 "머리"가 아닌 "몸"에 나타나기 시작했답니다. 얼마 전, 일촉즉발의 긴급한 상황을 정리하면서 집에 들어와서 보니 평소에는 나지도 않던 여드름에 얼굴이 뒤덮여버렸습니다. 집에 와서 화장을 지우고 그저 경악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한참 여드름이 기승을 부리던 사춘기 시절에도 이렇게 (혹은 이거 비슷하게라도!) 많은 여드름이 얼굴을 습격했던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자고 나면 가라앉겠지 하는 마음에 쿨링팩을 해주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이 후 2주일 가량을 여드름 덕분에 참 괴로웠답니다. 하필이면 프로필 촬영, 중요한 공연 등과 겹쳐 그야말로 "떡칠 화장"으로도 가릴 수 없는 구제불능 피부가 되어버렸기 때문이죠.
일이 이렇게 되고 보니 매끄럽고 아름다운 피부가 아니더라도 화산 분화구처럼 스팩터클하지만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희고 깨끗한 피부를 가지지 못한 것은 "컴플렉스"에 불과했지만 얼굴이 엉망이 되고 나자 거울을 볼 때마다 가슴이 무너져내리고 다른 것에 집중을 하지 못할만큼 짜증이 밀려왔습니다. 게다가 이 여드름이 시간이 지나면서 가려움증까지 유발하자 가뜩이나 날씨도 더운데 참 괴롭게 되었답니다. 지금은 세안 비누를 바꾸고 응급 처방약을 복용한 뒤 거의 대부분이 사라졌지만, 그 후로 조금만 신경을 쓰고 피곤하면 하나둘씩 자꾸 고개를 내미는지라 신경이 이만저만 쓰이는게 아니네요.
믿기 싫겠지만 결국 어느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의 책임이다
피부과 전문의에서부터 성형외과 전문의, 한의사, 연예인 그리고 유난히 피부가 좋은 아는 언니까지,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은 피부를 가질 수 있을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의 조언을 듣고 그 방법을 스스로 실천해보곤 합니다. 혹자는 "생활 습관을 바꾸고 부지런하게 피부를 가꾸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피부, 그건 그저 돈을 투자하는 수 밖에 없어!"라는 폭탄발언(?)을 듣기도 하는데요. 과연 이들 중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피부질환에 대한 진단은 명확한 검사 수치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지극히 경험적이고 직관적인 영역의 힘을 빌려야 한다. 피부질환에 관한 한 아직까지 서양의학에서도 그 진단에 있어 체계화, 과학가 덜 된 미지의 영역이라고 말할 수 있다." (24 페이지)
이 책의 저자 박치영 그리고 유옥희 선생님은 피부질환 전문의로써 각각 생기한의원 서울 교대점과 대전점의 원장님이십니다. 때문에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피부질환 해결법 역시 한의학에 기초를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한의학 책들과는 달리 이 책에서는 굳이 한의학을 "유일한 해결책"으로 강조하고 있지 않은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팽팽한 대립 관계에 있는 한의학과 서양의학인지라 저자에 따라 서로의 단점을 꼬집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이 책은 굳이 한의학적인 치료방법을 고집하려 하지 않고 전반적인 피부에 대한 지식과 이해에 대해 말하고 있어 오히려 신뢰가 가네요.
명백한 원인도, 분명한 해결책도 없는 피부질환이기에 막상 자신에게 닥치고 나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하기만 합니다. 물론 어떤 것이 피부에 좋고 어떤 것이 나쁜지 대강 느낌으로는 알고 있지만 막상 큰 문제가 생기고 나면 그런 점차적이고 장기적인 해결책보다는 마법 주사 한대를 꽝 맞고 스르륵 낫는 요행을 바라게 되기 마련이니까요. 때로는 주변 환경이나 자신에게 이런 유전자를 물려주신(?) 부모님을 탓하기도 합니다.
저자가 말한 대로 피부질환은 "지극히 경험적이고 직관적인 영역의 힘을 빌려야 하는" 만큼, 어떠한 슈퍼 백신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피부질환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확인된 여러가지 방법들을 병행하여 조금씩 고쳐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들 방법의 대부분은 약도, 주사도, 새로운 테라피도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의 생활 습관과 깊은 관계가 있는데, 이는 우리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생활 패턴을 바꾸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완화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식단을 조절하여 장의 건강에 유의하고 하루 충분한 양의 물을 마시며, 정기적인 운동으로 땀을 흘려 독소를 배출하는 것은 어쩌면 (피부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싱거우리만치 진부하고 (그닥 큰 피부걱정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귀찮고 번거로운 일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현대화가 되면서 역사적으로는 찾아볼 수 없었던 "현대 질병"이 급증한 만큼, 현대인들의 잘못된 생활 패턴에서 오는 여러가지 질병들을 막기 위해서는 바로 그 원인이 되는 생활 습관을 고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이고 확실한 해결방법이 아닐까요.
요행을 바라지 마라 - 답은 생활 안에 있다
책을 읽으면서 뭔가 "아, 새롭다!" 라고 느끼지는 않았습니다. 이 책의 내용이 진부하거나 한정적이라서가 아니라 워낙에 이런 저런 책들을 많이 읽어서였던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기꺼이 다른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이유는 자칫 어렵거나 지루해질 수 있는 부분도 친절하고 깔끔하게 설명하고 있어 읽기도 좋고 이해하기도 쉽기 때문입니다. 확실히 책을 읽으면서 "아, 내가 생활 습관을 바꾸어야겠구나!"라고 설득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굳이 미용적인 이유가 아니더라도 피부의 건강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내장의 건강과 전반적인 면역 시스템의 상태를 알려주는 것이 바로 우리의 피부이기 때문인데요, 때문에 피부의 건강을 유의해서 살피게 되면 우리 몸에 어떤 이상이 생긴 것을 보다 빨리 감지하고 대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간과하기 쉬운 위나 장의 건강은 오늘날처럼 높은 암 발생률 시대에서 우리가 항상 유의해야 할 사항입니다. "지금까지 괜찮았으니까" 하고 합리화할 문제가 아닌 것이, 우리의 몸은 멈추지 않고 나이들고 노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젊었을 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던 것이 (혹은 느껴지지 않게 몸에 축적되던 것이) 나이가 들면서 큰 문제로 발전하게 되는 것을 주위에서도 심심찮게 듣곤 합니다.
요즘 이러한 의학 도서의 모습을 하고 마지막 챕터에 "그러니까 한 통에 단돈 30만원인 이 마법의 약만 쓰면 다 낫는다!"고 선포하는 현대판 약장사(?) 도서들이 자꾸 눈에 띄는 가운데, 피부질환 그 자체에 집중하여 그것을 완화시킬 수 있는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은 참 순수하다(??)고까지 느껴지네요. 마지막 4장에서는 우리 시대의 난치병이라고 알려져 있는 여러 피부질환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현재 피부질환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면 유용한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적극적으로 피부를 즐겁게 하는 생활 패턴으로 바꾸어야겠다는 동기부여를 선사한 참 고마운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