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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인생 처음 논리 - 생각을 키우고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
이창후 지음 / 의미와재미 / 2023년 9월
평점 :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는 4학년부터 동아리 활동을 했어요. 제가 처음으로 들어가게 된 동아리는 "논리부"였는데요, 그 당시 유명했던 '노마의 발견'같은 책을 읽으면서 서로 토론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수업이었답니다. 4학년 교과 과목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지만 논리부에서 배운 건 정말 피가 되고 살이 된 것 같아요. 가장 적절한 시기 - 너무 빠르지도, 늦지도 않은 - 에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글을 쓰는 연습을 할 수 있었으니 말이죠.
올해 3학년이 된 아들은 해맑고 천진한지라(?) 많은 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곤 해요. 비문학을 읽을 때는 그나마 괜찮은데 비유나 은유가 등장하는 우화같은 책을 읽을 때면 이해하기 어려워하더라고요. 당연히 논리적인 추론이나 단계별 사고도 힘들어하고요.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얼마 전부터 아들과 문해력 공부를 하기 시작했어요. 글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고, 문장과 문장 사이의 의미를 알아채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그러다가 <초딩 인생 처음 논리>의 출간 소식을 들었답니다.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친 저자는 그야말로 엘리트 중 엘리트지만 뜻밖에도(?) 초등생 아이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고, 열정적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데다가 무술 유단자라고 해요. 이런 이색적인 이력에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었답니다. 궁금해서 유튜브 채널을 들어가보니 어마어마하시더라고요. 어른인 저도 이해하기 어려운 테마를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도 들을 수 있을만큼 친절하게 설명해주십니다. 아들이 조금만 더 크면 함께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구독을 권합니다 ㅎㅎ).
책의 부제 <논리적 사고를 위한 20가지 이야기 - 더 깊고 넓게 생각하는 논리학 연습>처럼 이 책은 한 번 읽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워크북처럼 곱씹고 토론하고 대화할 수 있는 책이에요. 재미있지만 울림있는 이야기를 읽고 난 뒤엔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연습할 수 있는 가이드가 등장합니다. 글씨가 작긴 하지만 워낙 일러스트도 예쁘게 되어있고 핵심 문장들이 강조되어 있어 엄마와 함께라면 초등학교 저학년도 읽을만해요. 무엇보다 이야기가 뼈가 있으면서도 재미있거든요. 제가 먼저 읽고 난 뒤 아들과 함께 읽으며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저자의 조언을 바탕으로 굳이 엄마가 원하는 방향보다는 아들 스스로 생각하고 논리적 사고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격려하고 있어요. 처음엔 좀 어렵겠지만 갈수록 나아지겠죠.
이런 책이 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물론 3학년인 아들과 이 책 한 권을 다 떼려면 반 년은 걸리겠지만, 이 책 이후에도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는 워크북이 있다면 정말 유익할 것 같거든요 (작가님 제발?!). 재미와 유익함, 깊이와 너비를 다 갖춘 책을 만나기 어려운데 보석같은 책을 발견하게 되어 기쁜 마음입니다. 두고 두고 읽으면서 논리력을 키워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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