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을 녹여 스토리로 보여줘라
서정현 지음 / 까데뜨CADET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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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했던 수능을 지나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쾌거를 이루었다고 할지라도, 인생은 거기서 "해피 엔드"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대학 입학과 함께 진짜 인생의 막이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요. 만만치 않은 등록금을 마련해가며 대학을 무사히 졸업하고 흔히 말하는 "스펙"을 쌓기 시작했다면 비로소 진짜 "전투"의 시즌이 시작됩니다. 바로 취업이죠.





명문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좋은 "라인"을 가지고 있으며 새 직장에 필요한 각종 스펙과 자격증을 딴 상태라면 모르지만, 무엇 하나 조금이라도 부족한 면이 있다면 쉽사리 마음처럼 되지 않는 것이 취업인 것 같습니다. 요즘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선 80번은 기본으로 떨어지는 것이니 포기하지 말고 될 때까지 입사지원서를 보내야 한다고 합니다. 열 번의 낙방도 견디기 힘든데 80번 떨어지고 81번째로 다시 지원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인고의 결과로 어렵게 취업하는 것입니다만, 막상 취업 후에도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이직을 준비하거나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애초부터 지원하고자 했던 직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거나 자신의 일이 적성이나 전공에 맞지 않는 이유가 대부분이라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과연 "대단한 취업난" 속에서 어떻게 나 자신을 어필하고 내게 맞는 직장을 찾을 수 있는가! 이 문제에 대해서 통쾌한 답을 제시하고자 하는 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 월간 까데뜨 (CADET) 의 신간 "스펙을 녹여 스토리로 보여줘라" 입니다.





자기소개서, 아직도 닥친 후 마구 쓰고 계십니까?


엄밀히 말하자면, 이 책은 면접으로 가기 위한 "자기소개서"를 쓰는 비법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이렇게 하면 면접에 갈 수 있다" 혹은 "이렇게 써야 한다"라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기업에 입사하고자 하는 마음과 포부를 다시한번 되돌이켜 보고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데에 있어 더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자기소개서라는 것은 어느 누구도 아닌 나 자신에 대한 소개서이고, 그것은 진심으로 자신을 파악하고 파악하고자 하는 바람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소설가 혹은 작가 지망생이라 작문을 밥 먹듯이 하는 사람에게도 어려운 글쓰기인데, 전혀 다른 전공을 마친 취업준비생들에게 자기소개서 쓰기는 그저 막막하고 넘어야만 하는 산처럼 느껴지기 쉽습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무엇을 써야 할지, 어떻게 이야기를 끌어나가야 할지도 막막한데, 게다가 요즘은 "특별질문"까지 준비되어 있어 어떻게 생각하면 공부하고 스펙 쌓느라 별로 생각하지 않고 있던 "자기 자신"에 대해 되짚어보려니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저자 서정현 씨는 오히려 역으로 자기소개서야말로 조금 아쉽고 부족한 스펙을 훌륭히 커버해주고 나 자신을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설명합니다. 


"최근 자기소개서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객관적인 사실이 담긴 이력서에서는 보일 수 없었던 자신을 어필할 절호의 지면인 셈이다. 자기를 포장할 전략의 기회지만 이것을 살릴 수도 있고, 그저 하나의 통과의례 정도로 여겨 참패를 당할 수도 있다." (207 페이지)





다른 사람들이 꺼려하고 대충 넘기려 하는 자기소개서를 훌륭하게 구성하여 취업의 문에 조금 더 바짝 다가서는 것은 취업생 대부분의 희망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떻게 하면 안되는지를 쉽게 설명하기란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일까요? 처음 이 책을 받아든 순간 들었던 생각은 "세상에,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데 이렇게나 많이 알아야 한다니!" 였습니다. 육중(?)해보이는 책 외관에 조금은 기선제압이 되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월간 까데뜨의 편집장이기도 한 저자 서정현씨는 누구보다 많은 취업준비생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삶의 장을 시작하려는 그들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지식과 경험이 결여되어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이 책을 집필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사회 초년생인만큼 포부도 대단하고 열정도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나타내야 할지 알지 못하고선 번번히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마치 어떤 나라의 언어를 구사하지도 못하면서 그 나라에서 살려고 몸부림치는 것 같은 안타까운 현실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이 책을 출간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 그의 마음은 책 전반에 걸쳐 때로는 날카롭게 또는 따뜻하게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고 있지만 저자가 진심으로 자신의 모든 노하우와 지식을 어떻게 해서든지 가르쳐주어 적어도 자기를 프레젠테이션에 하는데 있어 꿈과 희망에 대한 좌절을 겪지 않게 하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책의 표지에서도 소개하고 있듯이 본문에선 255가지의 실전 예문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고 말로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좋은 예와 나쁜 예, 그리고 나쁜 예를 어떻게 좋게 바꿀 수 있는지를 설명하기 때문에 주의 깊게 읽는다면 충분히 그 의도와 테크닉을 익힐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글쓰기의 전문가인 저자인지라 저자 자신이 쓰는 글 역시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저자의 문체를 잘 익히면서 제시하는 방향과 방법에 따라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다보면 자기소개서는 물론, 자신이 이 회사에 입사해서 앞으로 어떤 길을 가고 싶은지 역시 투명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당신은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이다


천편일률적이고 평범한 자기소개서야말로 최악의 자기소개서라고 저자는 따끔하게 지적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하루에 몇 십 혹은 몇 백 개의 자기소개서를 읽는 인사담당자의 입장이 되어보면 처음 몇 문장에서 참신함이 느껴지지 않으면 끝까지 읽을 이유조차 느끼지 못할 것임을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부모님과 선생님들은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관심과 사랑을 기울여주셨겠지만, 수 많은 취업희망생 중 하나인 나를 인사담당자가 특별하게 볼 이유는 스스로가 만들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도대체 어떻게 하라구!"


지금까지 겪어온 오랜 시간들을 달랑 두 장의 자기소개서에 적어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딱딱하고 밋밋하게 팩트 위주로 적어내는 것도 문제지만 소소한 것까지 언급하는 신파조도 제대로 된 인상을 남기진 못합니다. 저자는 근본적으로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는 본인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제대로 평가하고 꿰뚫어보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다른 사람으로서 자신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나 자신의 가치로써 승부해야 한다는 것이죠.


"진실성은 팩트에서 나온다. 구체적일수록 팩트라고 믿기 쉬워진다. 경험하지 않으면 구체성을 말할 수 없다는 함정 때문이다." (41 페이지)




그러나 놀랍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누구나 "나 자신이 되어야 한다"라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 수 많은 자기소개서들이 형이상학적인 애매모호한 표현들로 가득하며, 나 자신을 PR 하기는 커녕 오히려 어줍잖은 인상만 선사하는 이른바 "안티-자기소개서"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자기소개"에 관한 테크닉이 결여되어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자신을 효과적으로 소개하고, 자신의 강점이 얼마나 상대방에게 (즉, 회사나 기업에게) 큰 이익이 될 것인지 확신있게 설명하는 것이 자기소개서의 목적이고, 이것은 우연이나 스펙 혹은 마구잡이가 아닌 연구와 연습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을 분석하고 자신의 앞길을 컨설팅 할 수 있는 능력이 결국은 사회에서의 성공으로 이루어질 것임은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성공을 향한 사회의 첫걸음을 위하여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취업은 그야말로 꿈이고 소망입니다. 더군다나 원하는 기업의 원하는 자리에 취직하게 된다는 것은 얼마나 큰 기쁨일까요! 하지만 녹록치 않은 현실과 계속되는 불합격 통지는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지게 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 내가 어떤 길을 가고싶은가를 아는 것이고, 둘째, 그 길을 어떻게 갈 것인가를 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구잡이로 시도하고 여기저기 들쑤시는 것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원칙으로 소신있는 취업준비를 하는 것, 그리고 자신의 포부를 정확하게 드러내고 입증할 수 있는 경험을 쌓는 것이야말로, 꿈으로 다가설 수 있는 큰 걸음이 아닐까요?





이미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자들이 사회에 진출하기도 전에 학자금 대출이라는 빚을 떠안고 있다는 안타까운 현실 가운데서 취업에 대한 간절한 소망은 더욱 커져만 갑니다. 자신의 이상에 대한 실현이 아니라 생존의 위협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버린 취업. 하지만 그렇다고 생각없이 양으로만 승부하려 하다간 더욱 큰 실망을 안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어떻게 잘 되어 취직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직장에서 얼만큼 오랫동안 버티고 일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취업을 준비하는데 있어 충분한 고려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역량은 스펙과는 다르다. 스펙은 한두 줄의 검증이지만 역량은 스펙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잠재능력이다. 모든 기업은 역량 있는 사원을 원한다. 스펙이 좋다고 역량이 좋을 수는 없다. 별개의 문제이다. 자기소개서는 이력서에 쓸 수 없는 역량을 보여주는 좋은 기회이다." (91 페이지)





녹록치 않은 현실에서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바꾸는 힘. 그런 자세가 결국 모든 기업들이 바라는 재원의 자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역량을 알아보는 것은 바로 자기소개서로부터 시작됩니다. '이 사람, 뭔가 궁금해지는걸?' 하고 인사담당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다면 반은 성공한 셈입니다.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이 모여 자신의 이상과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보다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스펙을 녹여 스토리로 보여줘라"를 읽고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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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움직인 프레젠테이션
하야시 야스히코 지음, 홍성민 옮김 / 작은씨앗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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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책 읽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는데, 특히 집에는 수 많은 위인전들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때는 멋모르고 보이는대로 책을 읽었기 때문에 잘 알지 못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어린이들을 위한 위인전의 순진하기까지 한 표현법과 일방적인 영웅화는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사실마저도 합리화시켜버리곤 한 것 같습니다. 파란만장했던 위인들의 삶을 단 몇 페이지로 줄이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당황스러운 이분법과 극단적인 평가를 생각해볼 때, 과연 어린이들이 이 책들을 읽는 것이 어떤 도움이 될까 싶기도 합니다.


갑작스럽게 왜 어린이 위인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가 하면, 오늘 소개할 책을 읽기까지는 단 한번도 제대로 생각해보지 않았던 논점이 조금은 억울해서(?) 입니다. 역사 속 대단한 인물들이 이루어 낸 업적에 대해서 "그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성공한 것일까?" 생각하기 보다는 너무 화려한 미사어구 속 "신격화"된 위인들의 특권처럼 느껴졌었으니까요. 커다란 알을 깨고 나온 박혁거세의 알몸에서 어른들도 놀랄 만큼의 광채가 났다면, 그가 신라의 시조가 된 것도 무리는 아니었을테니까요.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자면, 현대인에게 있어서 "프레젠테이션"이란 더이상 다른 사람 이야기가 아닙니다. 학교에서, 회사에서, 그리고 가정에서까지 사실상 우리의 "프레젠테이션"은 멈추지 않고 있으니까요. 더군다나 훌륭한 프레젠테이션이 과거에는 연설가나 정치인 혹은 유능한 사업가의 전유물이었다면, 이제는 필수적인 개인의 역량으로서 요구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 사람은 워낙에 숫기가 없어서 말을 잘 못해"라고 웃어넘기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지 못하는 것을 단점으로 평가하게 된 것이죠.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생활 속에서 크고 작은 프레젠테이션을 겪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성공시키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판가름나기도 합니다.


아까의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역사를 뒤바꾼 위인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그들의 "프레젠테이션"이 남달랐다는 것입니다. 물론 수 많은 관중 앞에서 훌륭한 프레젠테이션을 선사한 사람이 있는가하면 역사에 길이 남을만큼 최악의 프레젠테이션이라는 오명을 남긴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프레젠테이션은 무언가를 바꾸었고, 그것은 단순한 마법의 주문이나 우연이 아니라, 치밀하게 계획되고 연구되어 온 것이라는 것을 오늘 소개할 책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결국 모든 요리사는 물로 요리한다 (아무리 훌륭한 요리사라 할지라도 같은 기본재료를 사용한다는 유럽 속담)" 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몸에서 광채가 나고 어렸을 때부터 지나치게 총명했기 때문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수 많은 시행착오와 눈물겨운 노력을 거쳐 세상을 움직인 위인들. 그리고 그들의 프레젠테이션의 세계로 함께 떠나볼까요.




하야시 야스히코 "역사를 움직인 프레젠테이션"



불가능을 가능케 한 사람들의 이야기


일본 광고계에서 인정받는 광고기획자 하야시 야스히코 씨야말로 프레젠테이션의 중요성과 위력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일 것입니다. 많은 분야가 그렇지만 광고계야말로 "이현령 비현령"이 통하는 극적인 분야일테니까요. 도대체 이태리 사람이었던 콜럼버스가 외국인으로써 (그것도 제대로 기반도 가지지 못한 상태에서) 스페인 여왕을 설득하여 자신에게 어마어마한 투자를 할 수 있게 만들었을까 궁금해진 저자는 콜럼버스를 시작으로 역사적으로 성공적이며 이례적이었던 프레젠테이션의 조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찾아 떠났다는 것도, 그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는 것도 (그 자신은 죽을 때까지 그 땅이 인도라고 믿었습니다만)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가 어떻게 스페인 여왕 앞에서 자신의 계획을 소개하고 그녀를 설득할 수 있었는지의 과정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광고기획사의 입장에서는 광고주의 취향에 맞추어 계약을 따내는 일도 어려운데, 어떻게 한 나라의 여왕을 상대로 이런 무지막지한 조건으로 승리했는지 그 비결이 정말 궁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콜럼버스는 어떻게 생각하면 "얼토당토 않은" 자신의 계획을 전적으로 지원하는 것 외에도 엄청난 보수를 요구했고,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이쯤되면 그가 어떻게 여왕을 만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자문위원회의 마음까지 돌려 결국 항해를 이룰 수 있었는지 정말 궁금해질 수 밖에 없죠.


"기획력이란 개인의 꿈과 야심을 상대, 즉 클라이언트와 공유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해 내는 능력을 말한다. 상대방에게 무엇이 이익이 되는지 공감하게 하고 이해시킬 수 있어야 비로서 '팔리는 기획'이 된다." (31 페이지)





이런 프레젠테이션의 이치를 깨달은 사람은 비단 콜럼버스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저자는 총 네 명의 위인과 그들의 프레젠테이션을 소개하면서 "효과적인 프레젠테이션의 필수조건은 무엇인가?" 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단 몇십, 몇백, 몇천만원이 걸린 광고를 따내는 문제가 아니라 러시아 대륙을 횡단하고, 전국을 통일하며, 사라졌던 올림픽의 부활을 기도하는 엄청난 스케일의 목적을 이룬 사람들에게서 배울 점들을 효과적으로 요약합니다.


"프레젠테이션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3요소는 '호흡'과 '눈높이' 그리고 '타이밍'이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청중과 눈높이가 맞지 않고 호흡이 일지하지 않으면, 그리고 더 나아가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게 되면 프레젠테이션은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108 페이지)





그리고 이들은 이러한 프레젠테이션의 생리를 누구보다도 잘 꿰뚫어보고 있던 사람들이었기에 거사를 성사시킬 수 있었다고 저자는 중요합니다. 프레젠테이션에 실패하고 그 실패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며 또 다른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나가는 과정을 마치 한 편의 추리소설을 읽는 듯 전개하는 저자의 글을 읽다 보면 마치 역사 속으로 들어가 함께 일의 진행을 지켜보는 느낌마저 들곤 합니다.

그들의 성공 뿐만 아니라 실패와 시행착오를 함께 겪어나가면서 저자는 독자들에게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길 권장합니다. 나라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까? 그리고 어떤 카드가 내게 남아있을까? 

결국 이런 질문들을 풀어나가면서 "불가능을 가능케 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프레젠테이션,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얼마 전 철학적 글쓰기에 대해 서평을 쓰면서 철학적인 사고를 체계적으로 계발한다면 오히려 철학적 글쓰기가 즐겁고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이라는 저자의 말을 인용했었습니다만, 프레젠테이션에 있어서도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 이 말은 "피할 수 없으니 차라리 즐겨라"라는 자포자기의 의미가 아니라 "피할 수 없다는 그 사실을 즐겨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알맞지 않을까요? 아무리 즐기려 해도 막막하기만 한 프레젠테이션 준비에 가슴이 답답했다면,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제시하는 흥미로운 프레젠테이션 준비 방법을 시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건 저래서 안돼"라고 푸념하는 사람일 수록 오히려 노력에서만큼은 대단히 게으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오만가지 변명을 늘어놓는데는 선수지만,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죠. 

막막하기만 한 프레젠테이션 준비의 발상전환을 위해 저자는 4명의 프레젠테이션에서 네 개의 다른 접근법을 시도합니다. 물론 그들의 상황과 시대적 배경이 달라서일테지만, 이 네 가지 방법은 분명 우리 일상에서도 충분히 적용하고 시도해볼만한 것입니다.


"프레젠테이션에서 주장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상대의 이익'이다. 자신의 제안을 채용하면 고객인 기업에게 어떤 이익이 약속될까. 그것을 명확히 하는 것이 프레젠테이션이다." (216 페이지)


내가 아닌 상대를 움직이는 것. 상대로 하여금 나와 같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프레젠테이션의 기본적인 목표를 잊지 않고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서 스스로 반문을 제기하며 자신의 기획을 다듬어간다면 분명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과묵한 승자가 되어라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는 말도 많고 잘난 척도 많이 하지만 결국은 별 영양가 없는 내용만 주욱 늘어놓는 사람들을 비꼬아 이야기하는 것인데, 프레젠테이션에 있어서만큼은 확실한 주관을 가진 "과묵한 승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말을 아끼고 적게 하라는 것이 아니라 가장 필요한 말 - 상대방을 움직일 수 있는 말 - 을 골라 할 수 있는, 그리고 변명이나 구차한 이유를 들어 상대방으로 하여금 신뢰를 잃게 만들지 않는, 그런 프레젠테이션을 구사할 수 있다면 분명 더 많은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끊이지 않고 안방 채널을 점령하고 있는 사극 드라마를 볼 때마다 "이미 역사적으로 아는 이야기인데 왜 사람들이 저렇게 궁금해 하면서 볼까?" 궁금해지곤 했습니다만, 아마 그것은 왕건이 고려를 세웠다는 역사적 사실이 감동적이라기 보다는 어떻게 고려를 세울 수 있었는지의 과정이 매력적이어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거기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카리스마와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피력하였던, 성공적인 프레젠테이션이 바탕이 되었고 말입니다.


조금은 엉뚱하고 특이한 발상에서 시작한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세상은 "남보다 조금 더 많이, 조금 더 혁신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 의해 바뀌어가고 있지 않나 다시한번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리고 후세 사람인 우리가 역사 속 그들을 바라보면서 그들의 경험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행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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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교수님이 알려주는 공부법
나이절 워버턴 지음, 박수철 옮김 / 지와사랑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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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서평을 쓰면서도 몇 번 언급했었지만, "철학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지는 정말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 전까지는 철학이라는 학문은 그저 뭔가 생각이 많은 학자들이 탁상공론을 벌이며 대단한 시간낭비와 말장난을 하는 것이라고까지 생각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박사논문을 준비하기 시작하면서, 모든 것의 발상과 정의 그리고 평가에 있어서 철학은 필수불가결의 존재임을 깨닫고 그 가치를 비로소 알게 된 후, 철학은 저에게 있어 아주 핫(hot)한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조금 더 잘 알고 싶고 깨닫고 싶은 학문이 되었죠.





하지만 철학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다름아닌 입문의 어려움입니다. 접근하기도 어렵고, 뭔가 방대하고 거대해보이는 학문의 특성상 마음을 굳게 먹지 않고선 왠만해선 시작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죠. 철학에 쉽게 입문할 수 있도록 친절한 입문서들이 다양하게 등장했습니다만, 전공생도 아니고 그저 입문서를 읽는 것만으로 철학의 세계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어려운 일 같습니다. 또한 워낙 전문용어가 많이 등장하는 탓에 처음엔 어지간히 머리가 아프기도 하고요.


오늘 소개할 책은 바로 이 "철학 공부"에 관한 책입니다. 어렵고 복잡하기만 할 것 같은 "철학 공부법"을 가르쳐주는 이 책은 놀라우리만치 얇고 간결합니다. 게다가 안을 들여다보아도 전문용어나 화성어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큼지막한 글씨체가 눈에 쏙쏙 들어온다니! 현재 영국 개방 대학교 (Open University) 의 철학 교수로 재직 중인 나이젤 워버턴 교수가 소개하는 "철학 공부법", 벌써부터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철학은 결코, never, 복잡하지 않다


저의 첫 철학 입문책은 일단 500쪽의 방대한 분량을 자랑하는 책이었는데, 각 장마다 수 많은 철학가들과 그들의 사상 그리고 그것에 대한 비판과 보충, 발전의 내용을 컴팩트하게 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간단히 훑고 지나가는데도 500쪽이 넘어간다니 오히려 읽으면서 머리가 더 복잡해지는 느낌이더군요. 각 철학자의 사상을 단 몇장 안에 요약하는 것부터가 무리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뭔가 이해가 된다기보다는 "확실히 모르겠군!" 이라는 결론을 낼 수 있게 도와준 것도 같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 학문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되어야 하는 것일까? 나이젤 워버턴 교수는 철학이란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스스로가 철학자가 되는 과정임을 강조합니다.


"철학을 읽을 때, 들을 때, 논할 때도 마찬가지 원리가 적용된다. 철학자로서 읽어야 하고, 철학자로서 들어야 한다. 철학을 논한다는 건 단순히 철학에 관한 토론이 아니라 철학적 토론을 뜻한다. (...) 단순히 타인의 생각을 배우는 문제가 아니라 나 자신이 철학자로서 사고하는 방법을 배우는 문제인 것이다." (11 페이지)


바이올린 연주가가 역대 거장들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것만으로 바이올린을 제대로 연주할 수 없는 것처럼, 철학 역시 나 자신이 철학가로서 사고하고 평가할 수 있어야만 한다는 것은 철학공부에 있어서 가장 기초가 되는 바탕이라고 합니다. 역사를 배우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나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러한 사상의 논쟁이 오늘날에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철학은 역사적으로 많은 고뇌와 생각을 거쳐 사상을 정립해온 이들과 맥락을 함께 하여 나 자신의 생각을 키워나가는 학문인 듯 합니다. 아무리 많은 철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할지라도 자신의 사상과 스스로의 생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저 무의미한 탁상공론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철학은 복잡하지 않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단순히 지식을 나열하고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참 진리를 찾기 위하여 스스로가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정이기에 오히려 흥미진진한 여행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철학 교수님이 알려주는 공부법"에서는 나 자신이 철학가가 되기 위해서 어떻게 스스로를 정비해나가야 할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철학은 배우는 학문이 아니다


제목을 번역하는 과정에 있어서 사실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의 원제는 "PHILOSOPHY: The Essential Study Guide" "철학 교수님이 알려주는 철학 공부법" 으로 번역되었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통상적인 공부법을 기대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가는 실망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그런 오해 가운데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하더라도, 이 책을 읽으면서 공부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소중한 지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의 정체된 (진부한) 사상가가 되기는 쉽다. 그런 사상가가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진정으로 사고하기를 외면한 채 타인의 말과 글을 단지 암기하고 앵부새처럼 반복하는 소극적 방식에 안주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결코 이런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15 페이지)


어쩌면 바로 이러한 면이 특히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철학을 더욱 더 어려운 존재로 부각시키지 않나 생각합니다. 선생님이 주는 지식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비판적인 검토 없이 시험을 위해 그대로 외워야 하는 교육 가운데서 어쩌면 스스로 생각하는 행동은 점차 잊혀져가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러나 철학은 누군가에게 주입식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사고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책 역시 전혀 두꺼울 필요가 없었던 것이고요. 단지 철학을 시작하는 데 있어 귀중한 조언들을 담은 이 책은 철학 공부에 있어서 어떠한 확실한 방향이나 여정을 제시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하지만 철학 시험을 준비하고 있거나 에세이 등의 작문을 해야 하는 학생들이라면 "철학 교수님이 알려주는 공부법"에서 보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팁을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자신의 의견에 대한 논증을 분명하게 제시해야 하는 철학 에세이의 경우, 저자는 오랜 경험을 통해 학생과 채점자의 입장 모두를 고려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무엇보다도 철학 에세이를 쓰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기초지식과 마음가짐 그리고 시험을 준비하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를 자세히 설명하였기 때문에, 논술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가이드라인들은 철학 에세이나 논술 등에 국한되지는 않습니다. 학사 논문이나 레포트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도 철학적인 고찰과 계획은 맡겨진 과제를 수행하는데 있어 필수불가결의 존재일 것입니다. 결국 철학이 하나의 학문에 그치지 않고 모든 학문 위의 궁극적인 포지션에 있는 데에는 분명 이러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겠죠. 스스로 생각하는 법, 사고하는 법을 배우고 더 나아가 자신의 가설을 성공적으로 입증하고 논증에 성공하는 것은 철학 뿐 아니라 모든 학문에 있어 요구되는 이상이니까요. 



당신에게 지금 철학이 필요한 이유





"내가 볼 때 지금까지 한걸음 물러나본 적이 없는 사람들, 즉 자기 삶을 점검해본 적 없는 사람들은 깊이가 없을 뿐 아니라 위험해 보이기까지 한다. 20세기의 소중한 교훈들 중 하나는, 인간은 아무리 '문명화'되었어도 도덕적 순응주의자라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주변 사람들이 제시하는 도덕적 주문을 무비판적으로 따르곤 한다. 나치 독일에서 르완다 사태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지배적 흐름을 맹목적으로 따라만 갔다. - 스티븐 로, [철학 학교] 중" (57 페이지)


제가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버트런드 러셀의 인용구가 이 책의 머리말에서도 등장합니다.


생각하느니 차라리 죽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 죽는다. 

Many people would sooner die than think; In fact, they do so.


철학은 어쩌면 실제 삶과는 전혀 관련없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지도 모릅니다. 니체가 "신이 죽었다"고 이야기하든지 카뮈가 "가장 심각한 철학적 문제는 자살이다"고 주장하든지 프로이트가 내 안에 나 조차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괴물이 살고 있다고 경고하든지 결국 지금 당면한 인생과는 별 상관이 없어보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철학의 궁극적 가치는 그러한 "역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마도 그러한 역사를 되짚어보고 판단하며 자신의 생각과 사상으로 녹여나갈 수 있는 것에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위의 스티븐 로 인용구에서 꼬집었듯이, 많은 역사적 비극들은 군중의 우매함으로부터 비롯되었으니까요.
철학이라는 학문을 학문으로서 배우지 않는다 하더라도, 스스로 생각하는 철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작고 얇은 한 권의 책으로 철학적 사고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게 된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한 성과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스스로 판단하고 사고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의 가치를 깨달은 사람들의 특권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세상으로부터 "괴짜" 혹은 "미치광이"로 불리우던 사람들이 인류의 역사를 바꾸어놓았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닐테니까요. 하지만 학교에서 제공하는 의무교육과는 달리 철학은 (철학을 전공하는 소수를 제외하곤) 스스로 배우고자 노력하고 깨닫고자 해야 하는 것이기에 오히려 그 가는 길이 더 낯설게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서평을 쓰기 앞서 이 책을 두 번 완독했지만 앞으로도 몇 번 더 완독할 생각입니다. 컴팩트하게 쓰여져 몇 번 읽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스스로가 왜 어떻게 공부를 하느냐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적은 책이기 때문입니다. "철학 교수님이 알려주는 공부법"은 이런 면에서 철학을 공부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생각하는 힘과 논리를 키우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가이드라인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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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악의 거장들 - 그 천년의 소리를 듣다 : 한국 음악 명인열전
송지원 지음 / 태학사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에서는 너무도 당연하지만 외국사람들이 의아해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노래방 문화"입니다. 요즘은 아시아에서부터 유입된 가라오케가 유럽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긴 합니다만, 우리나라처럼 골목마다 노래방이 있고, 또 즐겁게 노래방을 찾는 사람들이 참 많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의 가라오케의 경우 노래방처럼 방이 나뉘어져있는 형식이 아니라, 큰 홀이나 레스토랑 한 켠에 반주악기와 조그만 무대가 마련되어 있는 형태로, 다른 손님들과 자신의 노래를 나눈다는 의미가 큽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노래방은 작게는 서너 명 정도밖에 들어갈 수 없는 공간도 있으며 심심찮게 홀로 노래방을 찾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남에게 굳이 들려주지 않아도 스스로가 노래를 즐기고 노래를 부르며 스트레스를 털어버리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노래를 즐겨부르고 음악을 가까이하는 것을 좋아했던 것은 우리나라 역사와 함께 흘러온 오랜 풍습이라고 합니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음악을 사랑하고 아꼈으며, 열악한 환경 가운데서도 꾸준히 전통음악의 역사를 이어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학창시절부터 배우게 되는 서양음악사와는 달리, 우리나라 고유의 음악에 대해서는 그 지식을 쌓아나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국립국악원이나 정동극장 등 우리 고유의 음악을 이어가는 여러 기관을 통해 국악을 접할 수는 있겠지만, 아직 서양음악에 비해 서적도, 공연도 그리고 음원도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더욱 더 반가운 책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소개할 "한국 음악의 거장들"에서는 역사 속 잘 알려지지 않았던, 우리 음악을 위해 몸과 마음 그리고 인생을 바쳤던 총 52명의 한국의 음악가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한국 음악의 역사를 말하다 


책의 내용을 소개하기 전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책의 내용과 구성을 미뤄두고서라도, 이렇게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지는" 책을 읽는다는 것은 큰 기쁨입니다.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내지구성, 그리고 매 페이지마다 눈을 즐겁게 해주는 한국화와 고악보들을 넘기고 있노라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옛 조선으로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우리에게는 (참 안타깝게도) 아직 생소한 특유의 음악전문용어나 시대를 대변하는 전문용어들에도 불구하고, 알기 쉽게 설명하는 친절한 저자의 문체는 지식이 전무한 사람도 즐겁게 책 속으로 빠져들 수 있게 합니다. 

이 책을 집필한 송지원 연구교수는 서울대학교 문학박사로 현재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에 재직중인 한국음악의 권위자입니다. 그러나 해박하고 폭넓은 지식을 어렵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옛날 이야기를 풀어나가듯 음악가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을 그려나갑니다. 어떠한 패턴을 가지고 음악가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각 음악가의 혹은 파란만장하거나 혹은 고결한 인생 속 그들을 매료시킨 음악을 풀어나갑니다. 비록 세월이 지나 그들의 음악을 직접 듣지 못한다 하더라도 예화와 일화 속 모습을 통해 그 소리를 잠시나마 상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봄꽃은 모두 졌지만 무성한 초록이 깊어지기 시작하는 초여름 어느 날 땅거미가 질 무렵, 숲의 짙은 향내 그득히 맴도는 토담집에서 은은히 울려 나오는 가야금의 청정한 소리를 상상해 본다. 음이 너무 많아 꽉 차지도 않고, 너무 적어 성기지도 않으며, 속도가 너무 빨라 촐싹거리지도 않고, 너무 느려 생각의 끈을 놓치게 하지도 않는, 흙의 묵직한 내음 풍겨 내는 그런 소리를 말이다. 우륵의 음악에서 그런 향내를 맡을 수 있을 것이다." (47 페이지)


모두를 매료시킬만큼 뛰어난 연주자였지만 평생 가난에 허덕이던 거문고의 대가 김성기, 미천한 계집종의 신분이었지만 여러 명상을 감동시킨 명창 석개, 지금으로 말하자면 작곡과 무대연출 그리고 감독까지 겸하여 음악극을 만들어낸 채홍철 등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우리 음악의 거장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즐거움입니다. 귓가에 맴도는 우리 음악의 그림자만으로 상상해보는 그 때 그들의 음악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은 어찌보면 대단히 아쉬운 일이지만, 다른 면에서는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들의 음악은 그들의 모든 것이었다


음악이라는 것은 참 신기하고도 오묘한 것이라, 그 시작은 비록 즐거움과 휴식일 수 있지만, 진정한 음악가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과 고뇌 그리고 괴로운 시간들이 겸해져야 하는 것 같습니다. 즐거워서, 즐겁기 위해서 시작한 음악인데도, 대가라는 경지에 이르기까지는 엄청난 댓가를 치뤄야 하는 것이죠.
우리나라 음악인들도 예외일 수는 없었습니다. 물론 재력이 넉넉한 상황에서 그야말로 풍악과 가무를 즐기던 음악인들도 있었지만, 수많은 음악인들이 그들의 생명과 인생을 바쳐 원하는 경지에 이르기를 소망하고 또 갈망했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기 위해 능동적 주체가 되어 삶을 이끌었고, 일생을 소신껏 살았다. (...) 죽음을 앞둔 김성기는 가장 아끼던 음악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자신이 아끼는 제자에게 모두 전수해 주기로 결심하고, 추운 겨울날 노구를 이끌고 서강을 떠나 온통 꽁꽁 언 시린 땅을 밟고 제자를 찾아가 마지막 레슨을 치렀다. 장엄한 의식이라도 거행하듯이." (62 페이지)




마치 도인처럼 속세에 매이지 않고 자신의 음악세계에 빠져 살았던 음악인들. 올곧은 것을 중시했던 문화에 걸맞게 고집불통으로 자신의 소신을 위해 살았던 그들의 음악이 더욱 더 궁금해집니다. 일생을 재물도, 명예도 아닌 오직 음악을 위해 바쳐가며 결국 그들이 도달했던 경지가 어디였을지, 그들이 연주하는 음악에서는 무엇을 보고 느낄 수 있었는지 감히 상상만 할 뿐이네요. 확실히 지금 어떻게 해서라도 유명세를 타고 음악으로 돈을 벌고자 혈안이 되어있는 뮤직 비즈니스와는 대단한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음악을 지켜온 사람들은 연주자들 뿐만이 아닙니다. 수많은 음악인재들이 음악의 보존을 위하여 힘썼고, 잘 알려지지 않은 음악 이론가들의 활약으로 오늘날 그나마 많은 음악들이 전승될 수 있었습니다. 곡을 만들고 당시의 음악을 글로 남겨 후세에게 전파한 이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그러한 문헌을 통해 전통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백성을 사랑하기로 유명했던 세종대왕은 다른 한 편으로 음악성에 있어서도 뛰어났다고 합니다. 한글창시라는 대단한 업적 외에, 그가 음악에 있어서 달성한 업적 또한 대단합니다.


"조선의 여느 왕에 비해 음악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세종, 그의 음악적 안목은 남달라 숱한 음악적 업적이 그의 손에서 이루어졌다. 음의 시가를 표시할 수 있는 정간보 창안, 편경의 국산화 과업 성취, 아악 정리, 악서 찬정, <여민락>, <보태평>과 <정대업> 같은 음악 제정 등의 업적이 그의 통치 시기에 이루어졌다." (293 페이지)





모든 학문과 예술이 그러하듯, 수많은 이들의 수많은 땀방울과 노력 그리고 희생을 통하여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고, 그들의 그러한 업적을 바라보는 후세 사람으로서 그 역사에 대해 감탄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들이 헛되지 않도록 자긍심을 가지고 관심과 함께 그 정신을 이어나가는 것이 후대 사람들의 임무이겠죠.



우리의 음악에 푹 빠져보자


사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입니다만, 모든 것은 "관심"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어떤 학문도, 예술도, 그에 상응하는 대중적인 관심이 없이는 그 역사를 이어나가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많은 흥미로운 학문들이 관심의 부족으로 인해 사장되었거나 그 위력을 잃었고, 시간이 흘러가며 잃어버린 예술 또한 너무나도 많습니다.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와 얼이 담긴 음악이 이러한 무관심 속에 점점 기억의 저편으로 흘러가게 된다면 얼마나 안타깝고 슬픈 일일까요.





저 역시 서양음악을 전공하였고, 국악에 대해서 아는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한국 사람이고 음악인이긴 하지만 한국의 음악에 대해서는 사실 아는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하지만 이런 저런 기회로 국악과 접하게 되면서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조금 더 알고싶고, 스스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기회가 되는대로 공연도 찾아보고 여러 책들도 읽게 되었고요. 하지만 역시 드는 생각은, 우리나라 음악을 접하기에는 아직 환경이 많이 열악하다라는 것이었습니다. 피아노나 기타를 배우기는 쉽지만 가야금이나 해금을 배우는 것은 어렵고 그만큼 부담도 많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욱 반가웠던 "한국 음악의 거장들". 이 책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국악에 관심을 갖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 것이 좋고 다른 것은 나쁘다라는 이분법이 아니라,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지는 것처럼 우리의 것에도 관심을 가지고 어떤 것인지 궁금해 하는 마음이 들었으면 합니다. 그렇게 관심이 모이고 모일 때에 그에 걸맞는 기회와 시장도 생겨나게 될테니까요.





"한국 음악의 거장들"의 가장 큰 장점은 우리나라의 음악인이라는 특정 테마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누구나 즐겁게 읽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들을 수 없는 그들의 음악을 상상해보면서 시간 여행에 푹 빠져보는 그런 휴식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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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처럼 쉽게 낫는 목디스크 - 수술 없이 2주면 치료된다
모커리한방병원 엮음 / 무크하우스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5년 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거실에서 전화를 받으며 낮은 책장 위에 앉아 있었는데 고정되어 있는줄만 알았던 책장 윗부분이 분리되어 쓰러지면서 저 역시 1미터 정도를 떨어져 엉덩방아를 찧게 되었습니다. 별로 아프지도 않았을 뿐더러 무엇보다 높은 곳이 아니었기에 별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는데 그로부터 몇시간 후, 갑자기 목 뒤에 화살을 맞은 것 같은 끔찍하고 날카로운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습니다. 목은 고사하고 손가락을 움직여도 목이 찔린 듯 아팠고, 결국 죽을 힘을 다해 휴대폰으로 기어가 도움을 요청할 수 밖에 없었지요.





여러 병원 방문과 응급실 그리고 여러 검사를 거쳐, 어떠한 충격으로 인해 척추 일부분이 돌출되었기에 이러한 고통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약 2개월동안 혼자서는 화장실도 제대로 가지 못했고 앉아있거나 누워 있어도 자세가 불편하고 목이 아파 정말 끔찍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었죠. 병원에서 처방한 진통제가 너무 강해 구역질이 나는데도 목의 고통은 잘 줄어들지 않더군요. 그 때는 어쩌다가 잠이 들면 깨어나지 말았으면 하고 바라기도 했답니다. 다시 깨어나면 너무도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차라리 잠들어있는 상태가 가장 편안했으니까요.


그렇게 몇 개월이 흐르면서 점차 목은 나아지기 시작했고, 혼자 화장실에 갈 수 있고 목 지지대를 하지 않고 외출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얼마나 행복하고 가뿐했는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도대체 목이 아프지 않다면 인생에 무슨 문제가 있을까라고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한번 아팠던 목은 가끔씩 위험신호를 보내왔고, 그 때마다 찜질과 마사지를 반복하면서 조마조마했었습니다. 결국 목디스크 판정을 받은 것은 한국에 귀국해 정형외과를 찾은 다음이었지만요.



너무나도 끔찍한 목디스크. 겪어본 사람만이 그 고통을 안다는 이 무서운 병을 사소한 "감기"에 비교한 대담한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정말 궁금해졌답니다. 우리나라에서 디스크 비수술 치료 전문병원으로 이미 익히 알려진 모커리 한방병원에서 출간한 책인데요,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는 목디스크에게 강렬한 도전장을 낸 이 책을 함께 만나보시죠.






목디스크 치료하기, 어렵지 않~아요!


재발한 목디스크로 인해 병원을 찾은 뒤에도 결국 "끝을 보지 않은 것"은 목디스크를 치료하는 방법 자체가 복잡하고 무엇보다도 시간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매일 먹어야 하는 약은 둘째치고 의사 선생님의 권고에 따르자면 매일 물리치료를 받아야 한다니 시간적 부담이 너무 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빨리 낫기를 바라는 성질급한 환자의 입장에서는 매 번 같은 패턴으로 반복되는 물리치료의 효과가 그닥 신뢰가 가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은 하루 이틀 빠지다가 발길을 끊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의사 선생님 역시 같은 말씀만 되풀이하실 뿐 뭔가 상황에 따른 치료법이나 대책은 없었기 때문에 더욱 더 천편일률적인 치료방법에 의문을 품게 되었고요.

5년 전처럼 일상 생활이 완전하게 불가능하다면 이야기는 물론 다릅니다. 그 때라면 입원 치료라도 망설임 없이 했었을테니까요. 하지만 "살 만하게" 아프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굳이 시간도 많이 들고 그 효과도 딱히 신뢰가 가지 않는 치료법을 선택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가끔 목이 너무 아파도 마사지를 하고 찜질을 하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외면하고 있는 사이 목디스크는 잘못된 습관과 근육의 퇴화로 인해 점점 진행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확실히 목디스크는 반드시 치료해야 할 질병이며, 가볍게 넘겨서는 안되는 증상임에 분명합니다. 


"척추는 경추부터 요추까지, 여러 개의 뼈가 '추간판(disc)'이라는 완충 장치로 연결되어 있다. 척추는 뇌까지 신경이 이어지는 통로로 만약 척추에 이상이 생기면 우리 몸의 신경 작용이나 운동 능력에 장애가 올 수 있다. (...) 도미노를 세우고 처음 하나를 쓰러뜨리면 나머지 조각들이 차례대로 쓰러지는 것처럼 목 통증의 시작이 척추 건강을 무너뜨릴 수 있다." (20 페이지)


척추가 우리 몸에 있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입니다만, "참을 수 있을만한 목디스크가 척추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은 흔히 간과되곤 합니다. 실제로 목디스크 통증을 단순한 근육통이나 긴장 혹은 두통 등으로 잘못 생각하여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목디스크 증상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모커리 한방병원이 전하는 한가지 희망적인 소식은 "목디스크 치료가 수술 없이도 단기간에 가능하다는 것" 입니다. 허리디스크와는 달리 목디스크는 통원치료의 경우 24일, 입원치료의 경우 단 10일만에 증상이 완화된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더욱 더 반가운 소식은 목디스크의 경우 비수술 치료요법이 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목디스크로 인해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디스크 환자의 5%이내에 불과하다." (30 페이지)

"탈출한 추간판만 수술로 제거하거나 인공 디스크를 삽입한다면 얼마 후 또 다른 추간판이 탈출해 디스크가 재발할 수 있다. 게다가 문제의 추간판을 성공적으로 제거해도 근육과 인대, 염증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통증이 지속될 수 있다." (31~32 페이지)


즉, 목디스크의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이완에 있으며, 바로 이것을 해결해야 목디스크의 원인이 해결되므로, 통증을 완화시키고 디스크를 제대로 치료하려면 퇴화된 근육과 인대, 힘줄 등을 강화시키는 것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오히려 비수술 치료법이 고무적이며 수술치료보다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결국 무섭게만 생각했던 목디스크 치료는 마치 감기처럼 2주만에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다니 희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목디스크, 제대로 알고 제대로 치료하기 


닥터 하우스처럼 증상을 통해 완벽하게 병을 파악할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사실 우리의 몸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기에 현실은 드라마보다 복잡하기 마련입니다. 목디스크의 증상을 모두 가졌다 하더라도 목디스크가 아닐 수 있고, 증상이 별로 나타나지 않았는데도 목디스크가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수 있기 때문에 자가진단보다는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그에 맞는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 책에서는 목디스크로 오해를 받는 여러가지 질환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합니다. 우리가 흔히 들어 알고 있는 일자목증후군부터 경추부 염좌나 근막통증증후군 등 다양한 질환들이 목디스크로 오인되어 잘못된 치료 방법과 병행될 수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목 주위의 통증을 수반한다는 것이지만 각 질환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내가 가지고 있는 통증의 원인이 되는 질환을 진단받는 것일 것입니다.





깨어있는 시간의 반 이상을 컴퓨터 앞에서 보내야 하거나, 출퇴근길 어김없이 조그만 스마트폰을 쳐다보고 있는 현대인으로서 디스크는 어쩌면 뗄레야 뗄 수 없는 질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목디스크를 예방 혹은 완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올바른 자세와 목 건강에 좋은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약물치료나 한방치료, 수술치료만 가지고서는 목디스크가 완전히 치료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사람들은 목디스크가 어느 순간 갑자기 시작되었다고 착각한다. 물론 교통사고와 같은 외상에 의해 급성 목디스크가 생길 수도 있지만, 대개는 일상생활에서 나쁜 자세가 지속되면서 퇴행이 점차 진행되어 만성 목디스크가 나타나는 경우이다." (146 페이지)


목의 경우 머리의 전체 무게를 혼자 지탱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몸의 모든 근육과 연결되어 항상 사용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더더욱 위험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이러한 목의 특성을 잘 알고 예방 및 완화 훈련을 하는 것이 목디스크에서 벗어나는 첫번째 걸음이 될 것입니다. 스마트폰의 올바른 사용법과 평소 자세를 신경쓰는 것. 말하기는 쉽지만 지속적으로 행동하기에는 어려운 것이 분명합니다만, 이미 수많은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는 목디스크의 또다른 희생양이 되고 싶지 않다면 반드시 실천해야 합니다. 






또 일상생활에서 손쉽게 우리의 지치고 피로한 목을 풀어주기 위한 운동을 병행하는 것은 목디스크를 앓고 있지 않더라도 예방하는 중요한 방법입니다. 책에 소개된 방법들은 부담없이 평소에 일이나 휴식 등을 겸하여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운동법과 의자에 앉거나 누울 때 취해야 하는 바른 자세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자가진단과 치료에는 물론 한계가 있고, 통증이 시작되었다면 무엇보다도 병원에서 전문적인 도움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목디스크를 방치하게 되면 허리디스크로도 이어질 수 있고, 결국 근본적인 치료 없이는 엄청난 고통 속에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아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모커리 한방병원의 친절한 목디스크 치료 지침서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다른 분들은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병원이라고 하면 무조건 겁을 먹고 피하고 싶어하는 쪽입니다. 그래서 치과도 가기를 10년 넘게 미루다가 올해 초 아주 혼이 난 적이 있었죠. 될 수 있으면 병원을 피하고 싶은 것! 이 저의 소박한 바람입니다만, 살다보면 이것을 지키기 어려운 때가 아주 많은 것 같습니다.

이 책의 특이한 점을 두 개 꼽으라면 그동안 어렵게 느껴졌던 목디스크의 치료에 대해 아주 자신있게 호언장담을 하고 있다는 것과 어느 특정 병원에서 발행한 책이라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모커리 한방병원에서 자체 치료 방법에 대단한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을 발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 책이 단순한 의학 서적이 아니라 특정 병원에서 발간했다는 이유로 그 신빙성에 의문을 품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그것보다는 치료 방법과 그 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한 이 책이 참 반가웠답니다. 힘든 목디스크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참 어려웠는데, "모커리 한방병원에서는 이런 식으로 치료를 하는구나"라고 안다는 것 만으로도 뭔가 안심이 되는 느낌이더군요. 물론 모커리 한방병원과 함께 국내 여러 다른 병원들이 디스크 치료 전문으로 유명합니다만, 이 책을 통해 모커리 한방병원의 치료 방식에 대한 관심과 신뢰가 높아진 것만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치료를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목디스크의 원인과 치료방법 그리고 치료과정을 차근차근히 읽어나가면서 독자는 보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되지 않나 싶습니다. 병원을 방문하여 엑스레이 결과를 들을 때면, 마치 지금 치료 안하면 정말 실수하는 것처럼 강요하는 의사 선생님의 말에 쉽게 흔들리게 되고, 결국 확신 없이 시작한 치료이기 때문에 그만큼 쉽게 그만두게 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디스크에 대해 충분히 알고 그 치료법을 숙지하고 병원을 방문한다면 보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자신의 상태를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이 책을 읽고 모커리 한방병원을 내원해야겠다라고 마음먹고 있지만 아직까지 시간이 여의치 않아 내원하지는 못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입원치료와 통원치료 비용이 궁금했고, 실제로 병원이 어떤 모습일지도 알고 싶었는데 말이죠. 시간사정이 허락하는대로 확실히 정확한 진단을 받기 위해 내원을 할 예정입니다. 내원한 뒤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브리핑할 수 있겠죠. 블로그에 새롭게 소식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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