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을 녹여 스토리로 보여줘라
서정현 지음 / 까데뜨CADET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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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했던 수능을 지나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쾌거를 이루었다고 할지라도, 인생은 거기서 "해피 엔드"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대학 입학과 함께 진짜 인생의 막이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요. 만만치 않은 등록금을 마련해가며 대학을 무사히 졸업하고 흔히 말하는 "스펙"을 쌓기 시작했다면 비로소 진짜 "전투"의 시즌이 시작됩니다. 바로 취업이죠.





명문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좋은 "라인"을 가지고 있으며 새 직장에 필요한 각종 스펙과 자격증을 딴 상태라면 모르지만, 무엇 하나 조금이라도 부족한 면이 있다면 쉽사리 마음처럼 되지 않는 것이 취업인 것 같습니다. 요즘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선 80번은 기본으로 떨어지는 것이니 포기하지 말고 될 때까지 입사지원서를 보내야 한다고 합니다. 열 번의 낙방도 견디기 힘든데 80번 떨어지고 81번째로 다시 지원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인고의 결과로 어렵게 취업하는 것입니다만, 막상 취업 후에도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이직을 준비하거나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애초부터 지원하고자 했던 직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거나 자신의 일이 적성이나 전공에 맞지 않는 이유가 대부분이라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과연 "대단한 취업난" 속에서 어떻게 나 자신을 어필하고 내게 맞는 직장을 찾을 수 있는가! 이 문제에 대해서 통쾌한 답을 제시하고자 하는 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 월간 까데뜨 (CADET) 의 신간 "스펙을 녹여 스토리로 보여줘라" 입니다.





자기소개서, 아직도 닥친 후 마구 쓰고 계십니까?


엄밀히 말하자면, 이 책은 면접으로 가기 위한 "자기소개서"를 쓰는 비법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이렇게 하면 면접에 갈 수 있다" 혹은 "이렇게 써야 한다"라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기업에 입사하고자 하는 마음과 포부를 다시한번 되돌이켜 보고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데에 있어 더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자기소개서라는 것은 어느 누구도 아닌 나 자신에 대한 소개서이고, 그것은 진심으로 자신을 파악하고 파악하고자 하는 바람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소설가 혹은 작가 지망생이라 작문을 밥 먹듯이 하는 사람에게도 어려운 글쓰기인데, 전혀 다른 전공을 마친 취업준비생들에게 자기소개서 쓰기는 그저 막막하고 넘어야만 하는 산처럼 느껴지기 쉽습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무엇을 써야 할지, 어떻게 이야기를 끌어나가야 할지도 막막한데, 게다가 요즘은 "특별질문"까지 준비되어 있어 어떻게 생각하면 공부하고 스펙 쌓느라 별로 생각하지 않고 있던 "자기 자신"에 대해 되짚어보려니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저자 서정현 씨는 오히려 역으로 자기소개서야말로 조금 아쉽고 부족한 스펙을 훌륭히 커버해주고 나 자신을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설명합니다. 


"최근 자기소개서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객관적인 사실이 담긴 이력서에서는 보일 수 없었던 자신을 어필할 절호의 지면인 셈이다. 자기를 포장할 전략의 기회지만 이것을 살릴 수도 있고, 그저 하나의 통과의례 정도로 여겨 참패를 당할 수도 있다." (207 페이지)





다른 사람들이 꺼려하고 대충 넘기려 하는 자기소개서를 훌륭하게 구성하여 취업의 문에 조금 더 바짝 다가서는 것은 취업생 대부분의 희망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떻게 하면 안되는지를 쉽게 설명하기란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일까요? 처음 이 책을 받아든 순간 들었던 생각은 "세상에,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데 이렇게나 많이 알아야 한다니!" 였습니다. 육중(?)해보이는 책 외관에 조금은 기선제압이 되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월간 까데뜨의 편집장이기도 한 저자 서정현씨는 누구보다 많은 취업준비생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삶의 장을 시작하려는 그들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지식과 경험이 결여되어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이 책을 집필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사회 초년생인만큼 포부도 대단하고 열정도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나타내야 할지 알지 못하고선 번번히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마치 어떤 나라의 언어를 구사하지도 못하면서 그 나라에서 살려고 몸부림치는 것 같은 안타까운 현실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이 책을 출간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 그의 마음은 책 전반에 걸쳐 때로는 날카롭게 또는 따뜻하게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고 있지만 저자가 진심으로 자신의 모든 노하우와 지식을 어떻게 해서든지 가르쳐주어 적어도 자기를 프레젠테이션에 하는데 있어 꿈과 희망에 대한 좌절을 겪지 않게 하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책의 표지에서도 소개하고 있듯이 본문에선 255가지의 실전 예문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고 말로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좋은 예와 나쁜 예, 그리고 나쁜 예를 어떻게 좋게 바꿀 수 있는지를 설명하기 때문에 주의 깊게 읽는다면 충분히 그 의도와 테크닉을 익힐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글쓰기의 전문가인 저자인지라 저자 자신이 쓰는 글 역시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저자의 문체를 잘 익히면서 제시하는 방향과 방법에 따라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다보면 자기소개서는 물론, 자신이 이 회사에 입사해서 앞으로 어떤 길을 가고 싶은지 역시 투명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당신은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이다


천편일률적이고 평범한 자기소개서야말로 최악의 자기소개서라고 저자는 따끔하게 지적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하루에 몇 십 혹은 몇 백 개의 자기소개서를 읽는 인사담당자의 입장이 되어보면 처음 몇 문장에서 참신함이 느껴지지 않으면 끝까지 읽을 이유조차 느끼지 못할 것임을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부모님과 선생님들은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관심과 사랑을 기울여주셨겠지만, 수 많은 취업희망생 중 하나인 나를 인사담당자가 특별하게 볼 이유는 스스로가 만들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도대체 어떻게 하라구!"


지금까지 겪어온 오랜 시간들을 달랑 두 장의 자기소개서에 적어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딱딱하고 밋밋하게 팩트 위주로 적어내는 것도 문제지만 소소한 것까지 언급하는 신파조도 제대로 된 인상을 남기진 못합니다. 저자는 근본적으로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는 본인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제대로 평가하고 꿰뚫어보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다른 사람으로서 자신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나 자신의 가치로써 승부해야 한다는 것이죠.


"진실성은 팩트에서 나온다. 구체적일수록 팩트라고 믿기 쉬워진다. 경험하지 않으면 구체성을 말할 수 없다는 함정 때문이다." (41 페이지)




그러나 놀랍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누구나 "나 자신이 되어야 한다"라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 수 많은 자기소개서들이 형이상학적인 애매모호한 표현들로 가득하며, 나 자신을 PR 하기는 커녕 오히려 어줍잖은 인상만 선사하는 이른바 "안티-자기소개서"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자기소개"에 관한 테크닉이 결여되어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자신을 효과적으로 소개하고, 자신의 강점이 얼마나 상대방에게 (즉, 회사나 기업에게) 큰 이익이 될 것인지 확신있게 설명하는 것이 자기소개서의 목적이고, 이것은 우연이나 스펙 혹은 마구잡이가 아닌 연구와 연습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을 분석하고 자신의 앞길을 컨설팅 할 수 있는 능력이 결국은 사회에서의 성공으로 이루어질 것임은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성공을 향한 사회의 첫걸음을 위하여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취업은 그야말로 꿈이고 소망입니다. 더군다나 원하는 기업의 원하는 자리에 취직하게 된다는 것은 얼마나 큰 기쁨일까요! 하지만 녹록치 않은 현실과 계속되는 불합격 통지는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지게 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 내가 어떤 길을 가고싶은가를 아는 것이고, 둘째, 그 길을 어떻게 갈 것인가를 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구잡이로 시도하고 여기저기 들쑤시는 것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원칙으로 소신있는 취업준비를 하는 것, 그리고 자신의 포부를 정확하게 드러내고 입증할 수 있는 경험을 쌓는 것이야말로, 꿈으로 다가설 수 있는 큰 걸음이 아닐까요?





이미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자들이 사회에 진출하기도 전에 학자금 대출이라는 빚을 떠안고 있다는 안타까운 현실 가운데서 취업에 대한 간절한 소망은 더욱 커져만 갑니다. 자신의 이상에 대한 실현이 아니라 생존의 위협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버린 취업. 하지만 그렇다고 생각없이 양으로만 승부하려 하다간 더욱 큰 실망을 안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어떻게 잘 되어 취직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직장에서 얼만큼 오랫동안 버티고 일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취업을 준비하는데 있어 충분한 고려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역량은 스펙과는 다르다. 스펙은 한두 줄의 검증이지만 역량은 스펙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잠재능력이다. 모든 기업은 역량 있는 사원을 원한다. 스펙이 좋다고 역량이 좋을 수는 없다. 별개의 문제이다. 자기소개서는 이력서에 쓸 수 없는 역량을 보여주는 좋은 기회이다." (91 페이지)





녹록치 않은 현실에서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바꾸는 힘. 그런 자세가 결국 모든 기업들이 바라는 재원의 자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역량을 알아보는 것은 바로 자기소개서로부터 시작됩니다. '이 사람, 뭔가 궁금해지는걸?' 하고 인사담당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다면 반은 성공한 셈입니다.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이 모여 자신의 이상과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보다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스펙을 녹여 스토리로 보여줘라"를 읽고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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