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딸● 세이펜으로 읽는 첫그림책 (전 22종) / 세이펜별매 / 유아 첫 그림책 - 입체그림책/돌잡이한글/한글동화/세이펜동화/스마트첫그림책/어린이그림책/그림동화/첫그림책추천/읽기그림책/아기그림책/어린이책/읽기창작동화/유아동전집
아들과딸 편집부 엮음 / 도서출판 아들과딸 편집부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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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과 딸을 위한 첫 그림책" 시리즈 중 내가 받은 책은 "하나 둘 셋"과 "무얼 입을까?".

"하나 둘 셋"은 1부터 10까지의 숫자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각 페이지에는 숫자와 그 숫자 만큼의 사물이 그려져있고, 한글로도 표기되어 있다.
솔직히 이맘때 아이들에게 숫자를 알려주는 것 자체가 무리지만 숫자를 한번씩 읽어주면서 많고 적음에 대해 이야기해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마음에 들었던 건 오히려 아기자기한 그림과 색감! 대비가 뚜렷하고 원색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서 흑백 초점책을 졸업하고 색상을 구분하기 시작할 3개월 무렵, 색깔 초점책 대신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았다. 이제 7개월이 된 아들에게 보여주니 색이 뚜렷해서인가 흥미롭게 쳐다보았다.

"무얼 입을까?"에선 아기가 입는 옷과 잡화의 이름이 등장한다.
처음엔 윗도리만 입고 있던 아기가 바지, 양말, 모자, 신발 등을 하나씩 입어가면서 외출준비를 하는데, 왼쪽에는 새로 입는 옷이, 오른쪽에는 입은 모습이 그려져있기에 무엇을 어디에 어떻게 입는지 보여줄 수 있다.
말을 배우기 시작한 아기라면 윗도리나 바지는 "입는 거"고, 양말과 신발은 "신고", 모자는 "쓰는 거"라는 것을 배울 수 있다. 그 전까지는 그림을 보여주며 아기가 입고 있는 옷과 연관지어 놀아줄 수 있을 것 같다.

"사랑하는 아들과 딸을 위한 첫 그림책"은 아기 손에 쏘옥 들어오는 크기에 무겁지 않은 보드북으로 색상을 구분하기 시작하는 생후 3개월부터 보여주면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보드북인만큼 초점책처럼 아기 옆에 놓아줄 수도 있고 모빌처럼 달아줄 수도 있을 것이다. 후에 말을 배우기 시작할 때도 낱말카드처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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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간★ 도서출판 아들과딸 - 사랑하는아들과딸을위한스마트그림책 전 12종 - 창의력동화 / 인지동화 / 상상력동화 / 가족동화 / 정서동화 / 일상생활동화 / 시각동화
아들과딸 편집부 엮음 / 아들과딸 편집부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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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과 딸을 위한 그림책". 내가 받은 책은 "내 것은 어디 있지?", "엄마, 놀아주세요" 그리고 "비가 와요"의 세 권이다.
조금 더 큰 아기들을 위한 책인만큼 "사랑하는 아들과 딸을 위한 그림책"은 1) 건강생활 2) 탐구생활 3) 표현생활 4) 사회생활 5) 언어생활의 다섯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져있는데, 각 권마다 창의력, 정서, 언어, 신체 등 또다시 영역이 나뉘어있다. 또한 일반 보드북인 "첫 그림책" 시리즈와는 달리 아가들이 본격적인 "책 놀이"를 할 수 있도록 반짝이북, 고광택북, 플랩북, 온도북 그리고 향기북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 것은 어디 있지?"는 건강생활/인지 영역에 속한 고광택북으로 마치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각 페이지의 그림 안에서 물건을 찾도록 구성되어 있다.
각 페이지는 한 문장을 넘지 않고 항상 의태어가 함께 등장하여 아기들의 관심을 끌도록 읽어줄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주인공이 찾고 있는 아이템은 고광택으로 코팅되어 있어 다른 사물과는 다른 촉감으로 느낄 수 있다는 사실! 아기가 조금 더 자라 인지능력이 향상되면 즐겁게 놀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되었다. 7개월인 아들은 아직 신기하게 만지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 같았다.

다음은 플랩북인 "엄마, 놀아주세요". 이 책은 사회생활/상상력 분야의 책으로 엄마와 함께 실내놀이터에 간 주인공이 다양한 동물을 흉내내며 즐겁게 노는 모습을 담고 있다.
딸을 따라가는 엄마 그림을 위로 올리면 상황에 맞는 동물의 모습이 나오기 때문에 아기들에게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로 거북이=엉금엉금 등의 의태어를 함께 담고 있어 아기와 놀아주기 좋다. 즐겁고 신나게 놀이를 마치고 엄마와 함께 목욕하는 딸의 모습이 사랑스러웠던 책. 언젠가 아들이 "엄마, 놀아주세요" 하고 온다면 얼마나 사랑스럽고 뿌듯할까!

마지막으로 소개할 책은 "비가 와요". 다섯 권의 책 중 아들이 가장 열광한(?) 책으로 표현생활/정서 분야에 속하는 책이다.
주인공은 검둥개와 함께 비가 오는 날 나가 신나게 놀다가 비가 그치고 나서야 다음을 기약하며 집으로 돌아온다는 내용.
솔직히 "검둥개"라는 표현이 어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뭐가 나을까? "검둥이"? "까망이"? "깜깜이"?? 딱히 대안은 없었지만...
주인공의 우비와 신발은 반짝반짝 반짝이가 붙어있어 빛 아래에서 보면 더욱 빛난다. 만져보면 까끌까끌해서 아들이 엄청나게 관심을 보였던 책이다. 처음 만져볼 때는 아기가 몇 번 손톱으로 긁으면 반짝이가 떨어져나올까 걱정이었는데, 반짝이 위로 튼튼하게 코팅이 되어 있어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았다. 몇 번을 문지르고 만져도 끄덕 없어서 다행! 받은 책 중에 가장 신기했던 책이다.

4개월부터 책을 보여주기 시작했는데 요즘 들어서 부쩍 책에 관심이 많아진 아들. 그래서 책 사주는 재미가 몇 배 늘었다 ㅎㅎ 반짝이책을 앞에 놔주니 한참을 혼자 만지작거리며 놀아서 오랜만에 여유롭게(?) 식사도 할 수 있었다! ㅎㅎ

개인적으로 정말 궁금했던 향기북과 온도북이 오지 않아 아쉬웠다. 향기책이야 프뢰벨 도서를 통해 이미 경험해봤지만 온도책은 처음 듣는지라 기대가 많이 되었었는데 ㅠㅠ
그래도 아들이 좋아라 하는 반짝이책과 앞으로 여러 놀이를 할 수 있는 플랩북과 고광택북이 생겨 행복!!

"사랑하는 아들과 딸을 위한 그림책"은 능숙하게 엎드려 있거나 혼자 앉을 수 있는 6개월 이후의 아기들부터 보면 좋을 것 같다. 한참 사물에 관심을 가지고 이것저것 만지고 싶어하는 시기인지라 촉감책으로도 좋을듯! 단 플랩북은 건네준지 몇 분만에 사망할 수 있으니 좀 더 클 때까지 잘 보관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이 시리즈의 경우 아기가 돌이 지나 말을 배우는 시기까지도 즐겁게 활용할 수 있어 전집으로 구매해도 만족할 거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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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가 작아졌어 비룡소 창작그림책 13
정성훈 글.그림 / 비룡소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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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본격적으로 책에 반응하기 시작하면서 엄마의 취미가 되어버린 동화책 수집. 읽고 이해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색감이 예쁘거나 아름다운 그림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좋은 놀이가 된다. 아직 혼자 앉지 못하는 아들이기에 무릎에 앉혀놓고 책을 펼치면 이젠 눈으로만 보지 않고 손바닥으로 탕탕 두들기기도 한다 ㅎㅎ

어지간히 책 욕심이 많은 내가 지칠줄 모르고 모았던 책들은 대부분 전공서적이나 자기계발, 혹은 인문 서적이었다. 같은 책이라도 왠지 소설은 선뜻 구입하게 되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창피한 이야기지만 태어나서 한번도 시집은 구입하지 않았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삭막한 이유였다. 정작 음악을 직업으로 삼고 있으면서도 감성을 충전하는데는 인색한 나였다. 정보, 지식,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는 것이 좋았지, 사색에 빠지고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소설과 에세이, 시집에는 눈이 가지 않았다.

아들 덕분에 동화책을 읽고 하나하나 구입하게 되면서 그동안 메말랐던 마음이 촉촉하게 젖어들어가는 것 같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 가장 동화책의 혜택(?)을 보고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나 자신일지도 모르겠다.
동화책이라고 단순하고 뻔한 내용이 아니었다. 물론 어른의 입장에서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금새 파악할 수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감탄하게 되곤 했다. 때로는 동화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뭉클해져 눈물이 나오기도 했다. 오늘 소개하고 싶은 <사자가 작아졌어>가 특히 그랬다.

선명한 컬러와 특이한 그림체로 눈길을 끌었던 책. "사자가 작아졌다"니 도대체 무슨 말일까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아들 이름을 지을 때 사자처럼 용맹한 사람이 되라는 뜻에서 지금의 이름을 선택했기에 더욱 관심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아무 이유도 없이 갑자기 사자가 작아졌다!
정글의 왕이라 불리는 사자.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었던 사자가 작아지고 나니 모든 것이 커다란 장애물로 다가온다. 지금까지 생각조차 안해볼만큼 사소했던 것들이 사자에게 거대해져버렸다.

작아진 몸으로 움직이려다가 그만 물에 빠져버린 사자. 그런 사자를 건져올린건 다름아닌 아기 가젤이었다. 그것도 어떤 아기 가젤이 아니라 바로 어제! 사자가 엄마를 점심으로 먹어버린 그 가젤이었다.
엄마를 빼앗긴 어린 가젤은 복수심에 사자를 물에 빠뜨려버리려고 하고, 사자는 어떻게 해서든 마음을 돌려놓으려고 애를 쓴다.

노래를 불러도, 춤을 춰도, 예쁜 그림을 그려줘도 가젤의 마음을 돌릴 순 없었다. 엄마를 잃은 슬픔. 그것은 다른 어떤 것으로도 채워질 수 없는 너무나도 아픈 것이었으니까.

살기 위해 어떻게 해서든 가젤의 마음을 돌리려 애쓰던 사자는 자신이 직면한 현실을 직시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어제 저질러버린 일은 애초부터 만회할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어린 가젤에게서 엄마를 앗아간 사자는 비로소 자신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깨닫게 된다. 이제 할 수 있는 일은 단 한 가지. 진심으로, 마음을 다해 사과를 건네는 것.
그리고 바로 그 때 마법같은 일이 일어나게 된다...


보잘 것 없이 작아진 사자가 한없이 짧은 팔과 다리로 가젤을 껴안고 사과의 말을 건네던 장면에서 갑자기 뱃속에서 무언가 꿈틀하듯 움직이고 가슴이 메었다. 사과를 한다고 가젤의 엄마가 살아서 돌아오지 않는다. 오히려 이것을 빌미(?)로 사자를 이것저것 부려먹었으면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을런지도 모른다.
우리 사는 사회가 사실 이렇지 않은가 싶었다. 잘못을 했을 때 물질적인 것으로 무마하려들거나, 반대로 남의 잘못을 빌미삼아 한탕(?) 해보려고도 하고... 괴로움에 처한 사람에게 그나마 위로를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진심어린 사과인데 돈 한 푼 들지 않는 그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었나 싶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사자는 복 받은(?) 게 아닐까? 작아지지 않았더라면, 낮은 곳에서 가젤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더라면 평생 자신이 한 일을 자각하지도, 가젤의 마음을 이해하지도 못했을테니 말이다.


아가들이 읽는 동화책 내용을 뭐 이리 비약하나 싶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읽고 또 읽으면서 감동은 더욱 진하게 다가왔다. 동화책답지않은(?) 그림의 배치와 기법도 인상적이었지만 하염없이 나약해져버린 사자의 모습과 눈물가득한 가젤의 눈이 가슴아팠다. 동화책으로도 이런 감동을 줄 수 있구나 새삼 깨달았다. 저자의 다른 동화책으로는 "토끼가 커졌어"와 "꽃괴물"이 있다는데 이 책들도 꼭 챙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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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괜찮아요 - 소아정신과 의사 서천석의
서천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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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를 하며 하루에도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게 묻게 되는 말.

'이래도 괜찮은걸까?'

특히 나처럼 쿠크다스 멘탈을 가진 초보엄마에게 육아란 거대하고 큰 산은 마치 미세먼지처럼 셀 수 없는 수많은 걱정들의 집결지 같아서 조금 익숙해졌다 싶었다가도 이내 자신감이 바닥을 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베이비 위스퍼' 시리즈로 유명한 트레이시 호그가 생전 아기를 돌보아주면서 주 평균 15000달러를 받았다고 하는데, (그만한 돈이 있기만 하다면) 그 비용을 치루고서라도 도움을 받고 싶었던 덕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물론 도움이 효과가 있다는 전제하에서지만. 내 뱃속으로부터 내가 낳은 내 자식임에도 동시에 나에게 가장 큰 '미지의 세계'이기도 한 아들 덕분에 오늘도 난 천국과 지옥(?)을 오락가락한다.

'정보과다의 시대'답게 스마트폰과 인터넷 검색 기능이 독이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가 생겼을 때 즉각적으로 나와 비슷한 증상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다는건 더할나위없는 도움이겠지만, 그것이 과연 내게 진짜 도움이 되는가는 또 다른 문제다. 잠 못 자는 아기 덕분에 밤새 불침번을 서며 눈물의 폭풍검색(?)을 했던 엄마라면 분명 공감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요점은, 수많은 정보와 경험담 그리고 카더라통신 중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를 어느 누구도 시원하게 설명해주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아무리 인터넷이 발달하고 서핑하는 개개인이 만들어가는 정보의 데이터베이스가 축적되어갈지라도 결국 책을 읽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이것이 아닐까. 닉네임과 과장된 아이덴티티로 가려진 익명의 저자가 아닌, 검증된 전문가가 땀흘려 집필하고 세심하게 탈고한 정보가 담긴 책 말이다. 여기 검색에 지친 엄마들에게, 육아가 총탄만 안날리는 전쟁같은 부모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서적이 있다. 아이를 키우는 집에 꼭 있어야할 육아필수서적, "우리아이 괜찮아요"가 바로 오늘 소개하고픈 도서다.


"괜찮다"니. 이 얼마나 가슴이 따뜻해지는 말인지...
소아정신과라는 다소 이색적인(?) 분야의 전문가인 저자의 따뜻한 마음과 배려가 느껴지는 제목이다.
유럽에 살 때야 당연하게 느껴졌겠지만, 우리나라에도 소아정신과 전문가가 있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었다. 아동심리백과나 발달심리에 관한 책들마저 일반 정신과의가 집필한 경우만 본 터라 당연히 있어야할 이 분야에 대해 참 무지했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궁금하고 알고 싶었던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줄 것 같아 설레이기도 했다.

먼저 저자를 소개하자면 일반 정신과 전문의로 일하다가 어른이 되어서 겪게 되는 정신적 문제들이 어린시절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느끼고 소아정신과 전문의로 전향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육아예능 "아빠! 어디가?"와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의 자문의를 맡기도 했다고 한다. 그 외에도 라디오 진행과 다양한 저서 집필, 신문 연재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니, 보통 열정이 아닌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이 책은 총 여덟가지 분야에 대한 총 140개의 고민과 질문에 대해 답하고 있다. 실제 상담 내역처럼 먼저 사연이 짤막하게 소개되고 저자의 상담 내용과 비슷한 사례, 더 나아가 알아두어야 할 점들이 순서대로 짜임새 있게 정리되어 있다.

사연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연령대는 대부분 5세 정도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 때문에 아직 7개월인 꼬꼬마를 키우는 입장에서 직접적인(?) 조언을 얻지는 못했지만 여덟 개의 분야 중 "좋은 부모"와 "가족 관계"의 내용은 지금부터 읽어두어야 할 주옥같은 상담이다.

"내게는 일어나지 않기를..."하고 간절히 기도하게 되는 사례들. 눈앞에서 천사처럼 잠든 꼬꼬마의 얼굴을 보면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일은 놀랄만큼 흔하게 일어나며, 그것이 결코 비정상적인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일어난 일이라면 너도나도 앞다투어 조언하려 달려들겠지만 막상 나 자신에게 닥치면 왜 이성과 논리를 잃어버리게 되는걸까? 오죽하면 세상에서 가장 심각한 일이 "내게 일어난 일"이고 세상에서 가장 아픈 병이 "내가 걸린 병"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까.

아직은 먼(?) 미래의 이야기인만큼 "방관자의 입장"에서 고민과 상담 내용을 읽어내려갔다. 설마 내가 이러겠어? 하는 생각으로. 설마 내가 아들을 때릴까? 설마 내가 아들에게 이런 말을 하겠어? 설마 아들과 이런 관계가 되어버릴까? 에이... 설마... 읽으면 읽을 수록 "이런 부모는 정말 되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이 가득해졌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사람들은 이런 부모가 되고 싶어서 이렇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등장한 아이와 부모들은 "비정상적인, 이상한 사람들"이 아니다. 범죄자나 성격파탄자도 아니고 정신이상자들은 더더욱 아니다... 그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너무나도 평범하고 일반적인, 보통의 사람들인 이들의 삶이, 육아라는 역경 아닌 역경을 만나 끝없는 싸움과 자책감 그리고 분노로 중첩되는 것을 보며 앞으로 엄마로써 살아가야 할 내 어깨가 더욱 무거워짐을 느꼈다.

"역지사지"만 잊지 않는다면 육아에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어떻게 역지사지를 실천하느냐다. 아직 제대로 된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는 우리집 꼬꼬마와 지내다보면 왜 우는지 도저히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이유식을 먹을 때도 먹을만큼 먹었는지, 배가 아직 고픈지, 그만 먹고 싶은지 눈치를 살피며 관찰을 하지만 그럴수록 자신감이 줄어들곤 한다. 짜증내며 수저를 밀어내다가 갑자기 냉큼 받아먹기도 하고... 치우려다가도 "더 먹고싶으면 어쩌지?", 더 먹이려다가도 "그만 먹고싶은데 자꾸 먹이는걸까?" 고민되는게 초보엄마의 숙명인가보다.
아이가 조금 더 커서 스스로 말을 할 수 있게 되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지 않을까. 물론 배가 고프다거나, 춥다는 등 기본적인 상황들은 표현할 수 있겠지만, 지금 자신이 왜 화가 나는지, 무엇이 힘들었는지를 설명하려면 아직 한참 더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할테니 말이다. (솔직히 어른이 된 이후에도 내 마음을 내가 모르는 때가 태반이니 말 다했다)

저자를 직접 만나보진 못했지만, 참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일 거라고 생각했다. 자신을 표현하기에 미숙한 아이들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이해해주기,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미성숙한 혼란스러움 속에서 부모로써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방법에 대한 조언들은 아이가 어렸을 때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꼭 필요한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일어서 걷기 시작하고, 말하기 시작하고, 스스로 작은 일부터 할 수 있게 되면서 부모는 이 아이가 사실 백지 상태로 나를 믿고 태어나준 아가였다는 사실을 망각하게 되나보다. 예전엔 잘 먹고 잘 자주는 것만으로도 입이 마르게 칭찬했으면서 커갈수록 더욱 바라는게 많아지고 그것이 충족되지 않았을 때 언성을 높이고 회초리를 들게되니 말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네가 잘했구나 오냐 하고 키우는 것은 더욱 나쁘다. 배려와 양보를 모르고 타인에게 공감하지 못한 채로 자라난 아이들은 자기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도 악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말이다. 때문에 저자는 "바른 습관", "성격과 감정", "사회성", "문제 행동" 네 분야에 걸쳐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올바른 가치관과 습관을 잡아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수많은 내용 중 가장 가슴에 와닿았던 조언은 "행동은 제한하되 마음은 받아주라"는 것이다.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성취되지 않았을때 자신의 혼란과 분노를 가장 가까운 엄마에게 표출하기 마련이다. 때로는 엄마가 듣고싶지 않은 강하고 못된 말로 상처를 줄 것이다.
그럴 때 엄마는 어떻게 해야할까? 그런 말을 듣고 싶지 않아 무조건 양보해야할까? 아니면 꾸짖고 야단치며 다시는 그러지 않도록 해야할까?
저자의 "행동은 제한하되 마음은 받아주라"는 조언은 원칙대로 행동하되 아이의 표출되는 분노와 감정은 있는 그대로 수용해주라는 뜻이다. 장난감을 사주지 않아 화가 났다면 장난감을 가지고 싶은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주지만 장난감을 사는 것을 왜 제한해야 하는지를 설명해주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더불어 한 달에 두 번 시간을 정해놓고 (또한 경제적 상한선을 정하고) 장난감 쇼핑을 가는 것을 제안한다. 아이에게 엄마는 모든 것을 다 사주고 싶지만 그럴수는 없다는 것 (또 그러지 않을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140개의 질문 만큼이나 이 책은 두텁고 묵직하다. 하지만 사연을 읽다보면 아무래도 마냥 남 이야기 같지 않아 몰입하게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수도 있겠지만 관심있는 분야나 사연을 골라 읽기 시작해도 좋을 것이다. 분명한건,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읽는 내내 저자의 조언들이 가슴에 깊이 와닿게 될 것이다.
수많은 육아지침서 가운데 이 책이 아이들에겐 물론이고 엄마들에게도 (또한 아빠들에게도) 따뜻한 힐링이 될 수 있는건, 자식을 잘 키우는 (혹은 공부 잘하게 만드는) 마법같은 기술이나 비법이 아닌 근본적인 "관계의 회복"을 전제로 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저자의 한 마디가 더욱 뭉클하게 다가온다.

"당신도, 당신의 아이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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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와 가나코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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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엄마가 된 이후로 소설책을 읽을 여유는 저 먼 나라의 이야기 같았다. 그도 그럴것이 다른 아기들보다 조금 더 많은 관심을 필요로 하는 아들 덕분에 하루에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평균 두시간 안팎이 되었다. 그나마도 간신히 아기를 재우고 힘든 탓에 멍하니 앉아있거나 밀린 집안일을 하기 일쑤지만.

하지만 <나오미와 가나코>를 소개하는 한 문장이 나를 단번에 사로잡았다.
'읽는 내내 페이지를 덮을 수 없었다' 라니! 문득 예전에 읽었던 일본 소설들이 생각나 "어머, 이 책은 꼭 읽어야 돼!" 하는 마음으로 급히 손에 넣은 책이다.


책을 좋아하면서도 이상하게 소설은 많이 읽지 않았었다. 그저 세계명작전집 정도? 그러다가 5년 전 한국에 들어와 한국어 공부도 할겸 도서관을 서성이다가 그 유명한 <1Q84>를 우연히 읽기 시작했다. 그 때 몸살감기에 걸렸었던 거 같은데 각각 600쪽이 넘는 세 권의 책을 이틀인가 삼일만에 미친듯 읽었던 기억이 난다. 나중엔 머리가 아프고 눈이 따가웠지만 멈추지는 않았다. 왜냐고? "읽는 내내 페이지를 덮을 수 없었으니까".
그 후 무라카미 하루키 책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들. 영화로 더 유명해진 <화차>부터 <이유> 그리고 <낙원>까지! 도서관에 있는 미미선생의 책은 다 읽을 심산이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신랑과 함께 영화 시사회에 다녀오게 되었다. 일본 작가의 원작소설이 있다길래 관심을 가진 그 영화가 바로 <용의자 X>. 이렇게 히가시노 게이고까지 알게되어 그의 최신작인 <질풍론도>까지 찾아읽게 되었는데...

또다시 내게 그런 작가가 찾아와준것일까? 이렇게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소설이라면, 다시한번 "읽는 내내 페이지를 덮을 수 없는" 스릴넘치는 시간을 기대하며 오쿠다 히데오의 신작을 읽기 시작했다.


"차라리 둘이서 죽여버릴까? 네 남편."

굳이 내용을 읽지 않아도 이 짧지만 서슬이 퍼런 말 한마디에 이야기의 전개를 상상하게 된다. 책 제목이 두 여자의 이름인 것도 심상치 않았는데 남편을 "제거한다니". 도대체 두 여자는 어떤 관계일까? 등장인물 중 누구의 남편이 죽는걸까? 궁금증을 점점 커져만 갔다.

목차는 간단했다. 1) 나오미 2) 가나코.

서스펜스 소설을 읽을 때 꼭 자신과 해야 할 한가지 약속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마지막 페이지를 먼저 보지 않기"다. 하지만 <나오미와 가나코>는 굳게 한 약속을 어떻게 해서든 깨버리고 싶게 만드는 소설이다. 목차조차도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으니 이젠 빨리 읽어버리는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급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목차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이 소설은 전반부는 나오미의 시선에서, 후반부는 가나코의 시선에서 전개된다. 처음 이러한 구조를 알았을 때는 혹시 가나코의 시선에서 처음부터 이야기가 다시 전개된다든지, 나오미의 뒤통수를 치는 반전이 있다든지 하는 시덥잖은(?) 추리를 해보기도 했다. 스포일링이 아니라는 판단 아래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내가 예상했던 (일차원적인) 반전은 끝까지 없었다.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나오미와 가나코>의 진짜 매력은 이 소설이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라 진짜 있을법한 일이라는 것이니까 말이다.

의미를 부여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나오미와 가나코의 관계나 가나코를 위한 나오미의 행동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나오미의 동기가 오히려 더 사실감을 극대화하는 것 같았다. 우리 중 누가 자신의 모든 행동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어쩌면 가나코라는 트리거를 통해 나오미는 비로소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순종적이고 겸손하며 고분고분한 백화점 직원에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그것이 도덕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용납되지 않는 범위라 하더라도) 용감한 여성으로 거듭나게 되니 말이다.
가나코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개미 한마리에게도 서운하게 하지 못할 것 같은 그녀 역시 스스로 운명을 바꿔보기로 한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이 "사건"은 그동안 주위환경과 기대에 눌려 자신을 감추고 살던 두 여자의 각성의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일반적인 사회의 범주에서는 나타날 수 없는 그런 (생존)본능 말이다.

여러 면에서 두 사람은 닮았다. 다른 환경에서 자란 같은 사람일거란 생각이 들 정도로 닮았다. 그래서 서로에게 더 끌리고 서로를 훌륭하게 보완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인가 작가 역시 일어난 사건 중심으로 전개하기보다는, 이것이 그녀들의 "성장일기"인양 그녀들에게 일어나는 내적 그리고 외적 변화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너무나 현실적인 그녀들의 고민과 갈등, 공감할 수 밖에 없는 그녀들이 처한 현실과 벗어나고픈 굴레는 읽는 내내 몰입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고 주인공과의 동일시화를 더욱 극대화했다. 별 장치 없이도 손에 땀을 쥐게할 수 있었던 것은 이때문이 아니었을까? 저 멀리 완벽히 다른 세상에서 전혀 다른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 같았으면 편안하게(?) 읽을 수도 있었을텐데.

500쪽에 육박하는 책이지만 하루 안에 어마무시한 속도로 다 읽을 수 있었다. 아기가 잠깐 자는 낮잠 시간을 틈타 읽은 것을 생각해보면 결코 보통일이 아니다! 이 책을 소개하는 "읽는 내내 페이지를 덮을 수 없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어찌보면 진부하리만큼 뻔한 스토리를 이렇게 박진감넘치게 풀어나갈 수 있는지 놀랍기까지 했다. 하긴 그것이 바로 훌륭한 작가의 놀라운 역량이겠지만 말이다.
오쿠다 히데오는 마지막으로 "작가도 끝까지 고민한 결말이다"고 밝혔다. 충분히 이해가 갔다.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까지도 벼랑 끝으로 밀리는 느낌이었으니까. 결국 어떻게 해석할지는 독자 개개인이 자신을 위해 결정할 일이지만 남편을 죽인 (그것도 치밀하게 계획적으로 끔찍하게 죽인) 두 여인을 응원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다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것이 <나오미와 가나코>가 가진 특별한 마법이고 말이다.


퇴근한 신랑이 오늘 하루가 어땠냐고 묻자 새 책을 읽는데 너무 스릴이 넘쳐서 더운 날씨에 손발이 차가워질 정도였다고 말했다. 신랑은 자신도 읽어봐야겠다며 어떤 내용인지 물었다.

"여자 둘이서 남편을 죽이는 이야기야"

신랑은 뜻밖의 내용이었는듯 의아한 표정을 지었고 나는 대답했다.

"응. 여보가 생각하는 그 내용이 맞아. 하지만 꼭 읽어봐. 읽는 내내 페이지를 덮을 수 없게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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