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二 章 
잠시 후, 그는 어두운 현관에 서서 야광시계로 시간을 확인하면서 그들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 단 한 번도 자신에게 <믿음>이란 것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에 신경이 쓰였다. 그들은 항상 약속은 쉽게 하지만 실제로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나타날지 어떨지에 대해서도 확실히 알 수가 없었다. 그것은 또 그들이 그에게 <미국대사>의 행보에 관해서 정확한 정보를 요구했을 때도, 그것은 또 그가 <롱 존(LONG JOHN-Blended Scotch Whisky)>을 마시면서 <찰리>로부터 상세하게 들었던 이야기였지만, 아무튼 또, 그리고 그가 그들에게 필요한 의약품을 제공했을 때에도 그들은 그에게 아무런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항상 그들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그는 그 후에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그런데 어느 날 <레온 리바스(leon Rivas)>란 친구가 <이제 연극은 시작되었다!>라고 했을 때야 그는 그들, 즉 <그 아마추어들이 위험 인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람이 바로 그 레온(leon)이란 말인가? 아니면 아키노(Aquino)?!...>
그는 그것이 몹시 궁금했다. 그러자 이제 시간은 2시 22분, 그는 세 번째로 밖으로 다시 나갔다. 그러자 그때, 한 대의 차가 차내 등을 껐던 채로 모퉁이를 돌아서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를 확인했던지 차는 그곳에서 멈추었고, 이어서 차 안에서 손이 하나 쑥 나오면서 마치 그에게 다가오라는 듯이 손짓을 했다. 그러자 그가 그 차 쪽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계기판의 불빛으로 확인했던 운전석의 남자는 그가 처음으로 봤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또 그 차 안에는 또 한사람이 앉아 있었기 때문에 그는 재빨리 그를 확인했다. 하지만 어두워서 잘 보이지가 않았는데, 그러나 또 턱의 윤곽선이라든가, 구레나룻 등으로 봐서 그가 바로 <아키노>란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참고로, 그 <아키노>가 구레나룻을 기르고 시(詩)란 것을 쓰기 시작했던 것은 경찰서의 지하(地下)유치장(留置場)에서였다. 그래서 <치파(chipa-탁구공만한 크기의 빵으로, 원래는 파라과이가 원산지였으나, 이스트균을 전혀 쓰지 않고 만들기 때문에 더운 날씨에도 보존이 좋아서, 20세기 중반부터 남미(南美) 전역으로 퍼져나갔으며, 그래서 아르헨티나에서는 그것을 치파, 또는 치파시토(chipacito)라고 불렀고, 브라질에서는 뽕 디 케죠(Pao de Queijo) 또는 빵 지 케쥬 등으로 불렸으며, 사용하는 재료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었음>라고 하는 <만디오카(mandioca=tapioca를 아르헨티나에서 부르는 말로, 브라질 원산의 cassava 뿌리에서 만든 식용녹말 또는 그 뿌리 또는 덩이줄기를 말함>를 이용해서 만드는 생 빵을 동그랗게 만들었던 것에 소위 꽂혀 버렸던 것도 바로 그 유치장에서였던 것이다. 그러니까 아사 직전이 아니라면 결코 찾지 않을 것 같은 그런 것을 말이다. 참고: 왼쪽이 치파, 오른쪽이 만디오카  
아무튼, 그러자 <닥터 에드>가 <아키노>에게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이 누구인지?>를 물었다. 그러나 <아키노>는 그 말에 답은 않고 자신들이 늦게 온 이유 같은, 예를 들어서 그 차의 카뷰레터(carburetor)가 말을 잘 듣지를 않아서 차가 움직이지를 않았다든지, 경찰의 패트롤카 때문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었다는 등의 말만 늘어놓았다. 그러자 그는 답답한 심정에 다시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물었다. 그러자 또 <아키노>가 시원스럽게 답은 않고, 마치 그와 퀴즈게임이라도 하자는 듯이 이렇게 말을 했다.
"글쎄, 누구라고 하면 좋을까?..."
그러자 더 이상 참지 못했던 <닥터 에드>가 이렇게 또 물었다.
"그럼 <레온>은 지금 어디에 있나?" "그는 괜찮아!" "그럼 왜 전화를 한 거야? 나를 거기에 끌어들이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 <레온>은 약속했는데!"
그러니까 <닥터 에드>는 <레온>이라는 친구에게는 각별한 우정(友情)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앞의 그 원조(援助)들도 모두 그 <레온> 때문에 했다고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 그 <레온> 역시도 그를 아주 그리워하는 친구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그는 그 <레온>이 하는 말은 무엇이든 신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그 <레온>이 가난하고 죄 없는 사람들을 지켜주기 위해서 활약했던 <페리메이슨(E.S. Gardner의 연속추리소설 속의 주인공 변호사, 1933-65)> 같은 두려움을 모르는 변호사가 되는 것을 포기하고 신부(神父)가 되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큰 충격을 받았을 정도였고, 그것은 또 그 <레온>이 자신의 말을 번복했다는 것에 대한 일종의 의아함 또는 거부감 같았던 불신에 의한 것이었다. 참고: 왼쪽이 Erle Stanley Gardner(1966) 오른쪽이 페리메이슨 표지   그것은 또 그 <레온>이 학창시절에 딱딱하고 어려운 스페인어로 번역되었던 아주 거대한 <페리메이슨 전집(全集)>을 가지고 있었을 정도로 <페리메이슨>에 빠져있었기 때문이었고, 그래서 또 그때 <레온>은 그것을 아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 번에 한권만, 그것도 자신이 선택했던 친구들에게만 빌려주곤 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때, 그 역시도 <레온>에게서 그것을 빌려서 읽었고, 그러면서 또 그는 그 책에 등장했던 <페리메이슨>의 비서(秘書) <델라 스트리트(Della Street)>에게서 생애 처음으로 성욕(性慾)을 느끼곤 했던 것이다. 
<barbara-hale>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