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一 章

<파라나 강과 그 지류들>
※ 스페인어로 Río Paraná, 포르투갈어로는 Rio Paraná이며, 남아메리카 브라질 중남부를 흐르는 강. 브라질 남동쪽 고원에서 시작하여 팜파스를 지나 라플라타 강으로 흘러든다. 길이는 4,880km.
아무튼, 그날도 그가 벤치에 앉아서 책을 보기 시작하자 그 옆을 지나가던 사람들이 호기심어린 눈빛을 하며 그를 보고 지나났다. 그는 그런 그들을 보면서 그들이 자신을 외국인(外國人)이라고 생각해서 <저런 외국인들은 저렇게 벤치에 앉아서 책도 보는구나> 하고 생각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것은 또 왜냐하면, 그곳의 남자들은 주로 길모퉁이 같은 곳에 서서 이야기를 한다거나,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하고, 창(窓)에서 몸을 내밀어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처럼 그렇게 벤치에 앉아서 책을 읽는 사람을 그곳에서는 단 한명도 찾아볼 수가 없었는데, 그래서 또 비록 그 역시도 그곳에서 태어났고 생활해 나가고는 있었다지만, 그러나 결코 그들과 같이 동화(同化)되지는 않고 있었다고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 그 <사아베드라>는 한때 <수도(首都)>에서 비평가들에게도, 일반 독자들에게서도 인기가 아주 높았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 후에 서평(書評)을 하던 사람들, 거기다 그에게 악의(惡意)를 가졌던 여자들, 그리고 신문기자들로부터 무시(無視) 당하고 있다고 느꼈을 때, 그는 <수도(首都)>를 떠나서 그곳 <북부(北部)>로 자리를 옮겨왔던 것이다. 그러자 또 그곳은 과거 그의 증조부(曾祖父)가 지사(知士)를 지냈던 곳이었던 때문이었던지 금방 그가 <수도(首都)에서 온 유명한 소설가>란 소문이 퍼지게 되었고, 그러자 또 그는 그곳 사람들로부터 존경까지 받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실제로 그의 작품을 단 한번이라도 읽어봤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었는데, 어쨌든 그럼에도 신기하다 싶었을 정도로 그곳에서는 그의 작품들이 마치 정신적(精神的)인 성물(聖物)처럼 되어갔던 것이다. 하지만 <닥터 에드>가 봤을 때, 그리고 또 그때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지 간에, 그의 <신화(神話)세계>는 자신이 어렸을 때 발견했던 특별한 장소라든가 또는 그가 휴일을 보냈다던 아주 먼 남쪽의 <트렐레우(Trelew-아르헨티나 추부트 주에 위치한 도시로 면적 249㎢, 높이는 11m, 인구는 2012년 기준 98,602명. 추부트 강 유역과 접하고, 1886년 영국 웨일스 출신 이주민들에 의해 건설되었다)> 근처 해변의 작은 동네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를 못하고 있었다. 거기에다 또 그는 <모레노> 또는 그런 사람과는 만났던 적도 없었다. 단지 어느 날 밤 <트렐라우>의 어떤 작은 호텔의 바(bar)에서 어떤 남자가 말없이 혼자서 술잔을 기울이면서 깊은 생각에 빠져있던 것을 보고서 <모레노>란 인물을 구상했을 뿐이었다고 했던 것이다. 그런 이야기는 <사아베드라>가 <수도(首都)>에 있었을 때, 그의 옛날 친구였고 또한 그를 깊이 경멸하고 있었다던 어떤 남자로부터 들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또 그런 증언(證言)으로 다변(多辯)적인 조울병(躁鬱病)의 발작(發作)에 고민하고 있던 그를 파악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고 본다면, 그가 그 <사아베드라>의 과거에 대한 배경을 알게 되었던 것은 어느 정도 유익했던 것이었다고 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는 그런 것들을 토대로 생각했을 때 <사아베드라>의 전(全) 작품에는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어떤 성격 같은 것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간의 경력(經歷) 같은 것은 조금 변했다고 할 수 있었지만, 그러나 그의 <침울한 침묵(沈默)>만은 결코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고 또, 그 젊었던 날의 <사아베드라>의 발견에 동행했던 그 친구이자 적(敵)이었던 그 남자는, 그에게 경멸(輕蔑)에 찬 목소리로 이렇게 소리까지 질렀던 것이다. [그러니까, 당신은 그 자(者)를 도대체 어떤 놈이라고 생각하는가? 설마 <마치즈모-남자의 명예>를 가진 웨일즈(Wales) 인(人)이라는 말 따위를 들었던 것은 아니었겠지?! 하기야 그쪽에는 <웨일즈 사람>들이 조금 살고 있기는 하지! 하지만 그 놈이 1주일에 한 번씩 그 촌구석에서 바깥으로 나온 것은 순전히 술을 마시기 위해서일 뿐이었어!...]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