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一 部

 


 

 

 


<파라나 강>

 


 第 一 章


<파라나 강과 그 지류들>


 ※ 스페인어로 Río Paraná, 포르투갈어로는 Rio Paraná이며, 남아메리카 브라질 중남부를 흐르는 강.
     브라질 남동쪽 고원에서 시작하여 팜파스를 지나 라플라타 강으로 흘러든다. 길이는 4,880km.

 

 그때, 조금 전에 지나갔던 그 배가, 그때는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된 대안(對岸)의 관목(灌木-떨기나무)이 가득 자란 늪지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고 있었다. 그는 그런 것을 보면서 <모레노>의 마음인 <과묵함>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해보았다. 그리고 다시 책을 폈을 때, 이야기는 갈등의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그의 아내는 그런 생활을 견디지 못했던지 그 집에 임시로 고용되어서 일을 하러 왔던 젊은이와 눈이 맞아서 도망을 가버렸다. 그 남자는 젊었던 데다 잘 생겼고 거기다 말솜씨도 아주 좋았다. 그 때문에 그의 아내는 금방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던 모양이었지만, 하지만 그 후, 그의 아내는 그 남자를 따라갔던 어느 바닷가의 마을에서 행복하지는 못했다. 그곳에서 그 남자는 일거리를 찾지 못했고, 그 때문에 두 사람은 끼니조차 해결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그 남자는 그때부터 동네의 술집을 전전하며 외상으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잔뜩 취한 채로 집으로 들어와서는 그녀에게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러자 그녀는 다시 <모레노>의 집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 후에 그녀는 다시 <모레노>의 집으로 돌아왔다. 그것을 본 <모레노>는 자신의 아내가 너무도 반가웠다. 하지만 그동안 마음의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았던 때문으로 그런 감정을 표현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평소에 먹었던 형편없는 식사를 했을 때처럼 식탁에 가만히 앉아서 말없이 두 손으로 턱을 괴고만 있었는데, 그때 그의 아내가 '마테 차'를 들고 와서 다시 그의 앞에 섰다...>


 그러자 그는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버려도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때 남았던 페이지는 100페이지나 되었다. 그래서 또 당연하게 그때까지는 그 <모레노의 마치즈모>도 충분히 발휘되지는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 정도의 내용만으로도 그 결말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충 페이지를 빨리 넘기며 내용을 확인했을 때, 이야기는 다음과 같이 흘러가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그 후 <모레노>는 그 남자가 있던 술집으로 찾아갔다. 그리고는 가져 갔던 나이프(knife)를 들이대며 결투를 신청했다. 그러자 그 젊은이는 웃으면서 승낙을 했다. 그는 아마도 자신이 <모레노>보다 훨씬 젊었기 때문에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밖으로 나와서 결투에 임했다. 그런데 그때, 그의 아내가 달려와서 <모레노>에게 매달렸다. 그리고는 울면서 자신의 잘못을 용서해 달라고 빌었다. 하지만 두 남자는 결국 승부에 임했고 예상대로 <모레노>는 그 젊은 남자의 칼을 맞고 바닥에 쓰러졌다. 그러자 그의 아내가 울면서 <모레노>의 가슴에 쓰러졌다. 그리고 잠시 후 <모레노>는 그의 아내를 용서하면서 눈을 감았다...]


 그러나 그는 <사아베드라>의 글 쏨씨가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의 글에서는 장중(莊重)한 음악이 흐르는 듯한 느낌이 있었고, 거기다 운명(運命)적인 드라마가 펼쳐지는 느낌도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또 그는 때때로 그 우울증(憂鬱症)환자에게 이렇게 말을 해주고 싶다는 충동도 느끼고 있었다.

 <보시오, 인생이란 그런 것이 아니요! 인생이란 위엄(威嚴) 같은 것도 필요가 없고, 더욱이 불가피적(不可避的)이란 것들도 하나도 필요가 없는 것이오. 아니, 오히려 인생에는 놀라운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부조리(不條理)란 것이오. 그렇기 때문에 인생에는 희망이 있는 것이며, 그래서 또 어떤 암(癌)에 걸렸다거나, 아니면 보통의 감기에 걸렸다고 하더라도, 계속해서 찾아보면 그것을 고칠 수 있는 방법도 나타나기 마련인 것이 바로 인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오!>

 어쨌든, 그는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뒤적거렸다. 그러자 <모레노>는 그곳에서 서서히 죽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마치 하늘을 찢는 듯한 그의 아내의 비명 속에 마지막 장면이 이렇게 마무리되고 있었다.


 [<모레노>의 완고하게 닫혔던 입가 근육의 느슨함이, 마치 존재(存在)란 거대(巨大)함의 고통 앞에 눈을 감기 전에 자기 아내가 와주었다는 것에 기뻐하는 것 같은 마음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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