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모니아'라는 상상의 대륙에 자리한 책들의 도시 '부흐하임'에서 벌어지는 모험을 그린 판타지 소설. 언제나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하는 작가들의 고통스런 절규, 독자가 아니라 거대 신문사들을 위해 글을 쓰는 비평가들, 돈이 되는 책만 찍어내는 출판사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지배하고 흔드는 거대한 자본의 힘을 그리고 있다.
부흐하임의 지상에는 출판사, 인쇄소, 종이공장, 잉크공장이 밀집해 있으며, 수천 개의 고서점과 그보다 많은 수의 불법 서점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독서를 즐겁게 하기 위한 알코올과 담배, 향료, 마약류의 약초도 판매되며, 어디서나 24시간 작품 낭독회가 열린다. 그곳에서 책은 만들어지고 유통되고 밀매되었다가 버려지고 죽는다. 돈이 되지 않는 살아있는 작가들은 시인들의 공동묘지에서 삶을 구걸한다. 오직 죽은 작가만이 유명해지고 죽어있는 책들만이 돈이 되어 이 지상의 세계를 이끌어간다.
"좋은 문학과 나쁜 문학을 인식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정말로 좋은 문학은 당대에 제대로 인정받기가 힘들지요. 최고의 작가들은 가난하게 살다 죽습니다. 조악한 작가들이 돈을 벌지요. 항상 그래왔습니다. 다음 시대에 가서야 비로소 인정받을 작가의 재능이 저 같은 에이전트에게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그때쯤 가서는 저도 이미 죽어 없을 텐데요. 제게 필요한 것은 하찮더라도 성공을 거두는 작가들입니다."
부흐하임의 지하세계는 죽음의 공간이다. 미로 곳곳에는 진귀한 고서적들이 그 주인과 함께 묻혀 있고, 책 사냥꾼들은 그런 책들을 찾아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벌인다. 지상에서 빛을 보지 못한 버려진 책들이 무덤을 이루고 있다. 죽었거나 버려진 것들, 꿈꾸지 않는 것들이 꿈틀대는 곳이다. 그런데 죽은 세계의 책들은 살아 있다. 눈을 부릅뜨고 누군가를 노린다. 상처를 주고 미치게 하고 죽이기 위해서.
이 책은 신비에 쌓인 시인을 찾기 위해 부흐하임에 온 젊은 공룡 미텐메츠의 지적 모험담이다. 지상의 어두운 힘에 의해 쫓겨난 그는 지하세계의 온갖 전설들과 만나게 된다. 그가 경험하는 삶과 죽음, 현실과 광기, 공포와 유머의 세계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당신들... 책을 먹어요?" "아니요, 예. 어찌 보면 그렇지요. 그렇지만 사실은 아닙니다.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골고는 적당한 말을 찾으려고 애썼다. "실제로 책을 먹는 게 아닙니다." 고피드가 대신 끼어들어 그를 구해주었다. "우리가 책 좀벌레들처럼 종이를 갉아먹는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우리는 독서를 하면 배가 부릅니다." "뭐라고요?" "사실 좀 난처한 일입니다만... 독서처럼 아주 고도의 정신적인 일을 하면 음식을 소화할 때와 같은 평범한 현상이 우리에게 나타난다는 겁니다." 골고가 말했다. "믿을 수 없군요! 그것도 당신네들 농담 중 하나지요, 맞죠?" 내가 말하고는 웃었다. "독서에 관해서라면 우리는 농담하지 않습니다." 고피드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거야말로 내가 지금껏 들어온 것 중 가장 미치광이 같은 말이군요! 게다가 나는 지난 며칠 동안 그런 이야기들을 익숙해질 만큼 실컷 들었습니다. 대체 그게 어떻게 작용한다는 거지요?" "우리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부흐링이지 학자가 아닙니다. 하지만 작용하는 것을 당신한테 증명해보일 수는 있습니다. 심지어 내 경우에는 너무 잘 작용하니까요." 골고가 말했다. "자기가 원하는 모든 것을 뱃속에 채워 넣으면서도 조금도 살이 안 찌는 이런 홀쭉한 타입들을 나는 얼마나 싫어하는지 모릅니다! 어제만 해도 이자는 두꺼운 바로크소설을 세 권이나 읽었습니다. 세 권요! 그런데도 보십시오! 뱀장어처럼 호리호리합니다! 만약 내가 그랬다가는 나중에 몇 주 동안이나 다이어트 독서를 해야 할 겁니다." "영양가가 풍부한 책들이 따로 있나 보군요?" 내가 물었다. "물론입니다. 무엇을 읽을 건지는 매우 신중한 문제지요. 소설은 영양가가 너무 높아서 조심해야 합니다. 나는 현재 아주 엄격한 서정시 다이어트를 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시 세 편, 그 이상은 아닙니다."
- '한 끼 식사와 두 개의 고백' 중에서 |
새로 나온 따끈한 판타지 소설. 독일문학을 좋아하고 판타지를 좋아하니 일단 내가 좋아할 수 있는 조건은 갖춘 셈. 게다가 '책'에 관한 판타지라니.....위의 본문을 보니 책을 읽으면 배가 부른 존재가 나오나 보다. 영양가가 풍부한 책, 서정시 다이어트.....특이하다.
작가에 대해 궁금해서 검색을 해 보니 우리나라에는 이 책이 번역되어 있다.



리뷰가 세개인데 모두 별 다섯개다. 엄청 재밌나 보다.

이 책도 책소개를 보니 만만찮게 재밌겠다.
새 책 검색하다가 간만에 왕건이를 건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