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공룡 둘리 3 - 애장판
김수정 지음 / 키딕키딕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둘리에 열광하던 세대는 내가 알기로 두 세대이다. 먼저 원조 둘리를 알고 있는 내 나이 또래의 어른들. <보물섬>이란 만화잡지가 처음 나오던 우리의 어린 시절에 우린 얼마나 열광하며 둘리를 읽었던가. 그 시절 보물섬에 연재된 다른 만화는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다. 아니, 그러고 보니 둘리보다 조금 나중에 '희동이'가 있었던 것 같기도.....희동이도 아주 잼나게 읽었다. 그걸 빼놓으면 안되지.....

어쨌든 보물섬 애독자들, 지금 30대들일 것이다. 그들이 우선 둘리에 열광하던 첫 세대요, 그 다음 90년대인가 둘리가 영화와 비디오로 나오면서 만화는 안 읽었어도 애니메이션으로 알고 있는 어린이들이 그 다음 세대가 될 것이다.

요즘이야 엽기발랄과격시건방 모드의 만화가 한둘이 아니니 이 둘리의 대사가 특이할 것도 없지만 우리 땐 달랐다. 둘리의 툭툭 끊어 말하는 묘하게 건방진 대사가 얼마나 마음에 들었던지, 그리고 어른인 길동이에게 반말 찍찍하는 둘리, 그러면서도 불량스러워 보이지 않는 둘리가 왜 그리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고.....

그리고 초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길동이에게 수시로 얻어맞고 구박받고, 그러면서도 묘하게 동등한 관계를 형성하는 그 기묘한 시츄에이션이 매회 즐거움을 선사하였다. 보물섬 책장을 덮고는 아쉬움에 한숨을 내쉬며 다음 권이 언제 나오나, 를 중얼거렸던 그때가 이 글을 쓰고 있으니 전광석화처럼 뇌리를 스친다.

추억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은 충분히 애장할 만한 가치가 있다. 꼭 추억이 없더라도 이 만화는 우리나라 만화 중에는 보기 드물게 상업적으로도 성공한 만화이다. 거기다 내가 한 표 더 얹어 주기는, 왠지 속 쓰리기도 하지만 내가 사랑했던 만화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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