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EBS를 보는데 다큐멘터리에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가 나왔다. 옛날 군사정권이 <건전 가요>를 강요하던 시절 노래 테잎에는 B면 맨 마지막에 꼭 당국에서 권장하는 소위 건전가요를 하나씩 넣어야 했다.

그래서 내가 어릴 적에는 무슨 노래테잎을 사던지간에 맨 뒤에는 앞의 노래들과는 아무 상관없는 생뚱맞은 노래가 하나씩 들어 있었다. 가장 일반적인 것이 <시장에 가면> 과 <어허야 둥기둥기>.

시장에 가면, 은 잘 생각나지 않는데 어허야 둥기둥기, 는 지금도 생각난다. 어허야 둥기둥기~ 우리동네 꽃동네~ 아우 미치겠다.

90년대 들어와 가수들은 슬슬 반항을 하기 시작했다. 어허야 둥기둥기와 시장에 가면 대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직접 불러 수록한 것이다. 그 노래는 초등 교과서에도 나오는 노래이니(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만 우리땐 그랬다) 건전가요가 아니랄 수도 없고 정태춘, 전인권 등이 자신의 목소리로 멋들어지게 부른 통일 노래는 앨범의 성격에도 딱 들어맞아 건전가요란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또 하나 신선했던 건전가요. 김영동의 노래집에 수록되었던 <손모아 마음모아>. 전혀 건전가요스럽지 않았고 멋들어진 가곡합창을 듣는 듯한 느낌이었다. 손 모아 마음 모아 지금 여기에......햇살처럼 달려간다 맑고 큰 길로....

그러고 얼마 후 건전가요는 없어졌다. 생각해 보면 얼마나 웃긴 시절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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