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책 (100쇄 기념판) 웅진 세계그림책 1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허은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퇴근 후 집에 와서 '밥 줘!'만 외치는 너희들은 모두 돼지야.

공부한다며 아주 중요한 학교를 다닌다며 집에 들어와서 손 하나 까딱 안하고 '엄마, 밥 줘'만 외치는 너희들은 모두 돼지야.

너희들이 밥 먹고 나서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고 TV를 볼 동안 너희들의 아내이자 엄마는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하고, 다림질을 하고, 내일 먹을 것을 준비하고, 침대 정리를 하고, 청소를 하지. 물론 엄마도 아침이 되면 출근을 해.

그렇게 사는 너희들은 돼지나 다름없어. 아니 이 말을 들으면 돼지들이 화낼지도 모르겠군. 어쨌든 너희들의 모습이 돼지로 바뀐 건 너무나 당연해. 그리고 엄마가 나가자 집구석도 점점 돼지우리가 되어 가는군. 벽지의 튤립 무늬도, 시계도, 전화도, 수도꼭지도 다 돼지모양이 되어가고 말이야. 니들이 누구의 노동 덕에 지금까지 우아하고 깨끗하게 살아왔는지 알았겠지?

그래도 금방 잘못을 깨닫고 무릎 꿇고 빈 너희들은 그나마 착한 돼지라고 할 수 있지. 이 세상에는 과감하게 집을 나가지 못하는 엄마, 그딴 일로 시비 건다고 오히려 구박받는 아내로 가득하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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