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빛 모든요일그림책 5
강경수 지음 / 모든요일그림책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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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강경수 작가님의 신작 <당신의 빛>그림책의 부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빛입니다. 제목이나 부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 세상을 아름답게 밝혀주는 사람들에겐 빛이 납니다. 아무리 어둡고, 혼란스럽고, 탁한 세상이라도 누군가에게 빛이 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사는 세상이, 공간이 무너지지 않고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 소년은 수업 시간 중세 시대 그림 속 사람들 머리 위에서 빛나는 빛을 보게 됩니다. 당시에는 종교적인 힘이 굉장히 강했던 시대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글을 몰랐기 때문에 누군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의 머리 위에 빛을 그려 넣음으로써 글을 몰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표현을 했던 것이지요. 그림 속 사람들의 머리 위에서 빛나는 빛. 실제로 우리 머리 위에서 빛이 나진 않지만 소년은 보게 됩니다. 거리에서, 마을에서, 동네에서, 자신의 집에서...



나에게 주어진 길을 묵묵히 걸으며 타인을 위해 도움을 주고, 위로를 주고, 힘을 보태주고, 희생하는 사람들에게서 나는 환한 빛을 말이죠. 그러자 선생님이 했던 말씀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머리 위에서도 빛이 난다는 말씀이요. 죽은 다람쥐를 위해 기도하고 땅에 곱게 묻어 주었던 친구에게도 역시 환한 빛이 나겠죠. 다리가 아픈 친구의 짐을 들어주는 또 다른 친구의 머리 위에서도 빛이 날 테고요. 뭔가 거대한 희생까진 아니더라도. 소소하게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의 다양하고 작은 도움의 손길.... 그 속에서 나는 빛들이 모이고 모이면 세상은 훨씬 더 따뜻해지겠지요?

"우리가 서로를 돕고 사랑한다면 모두 빛이 나는 존재가 될 거예요.

오래된 신화 속 영웅이나 종교적 성인이 아니더라도.

저는 여러분의 얼굴과 눈망울 안에 밝은 빛이 빛나고 있는 걸 느낍니다.

앞으로 세상에 나간다 해도 그 빛을 잃지 않고 간직하기를 빌어요."

<당신의 빛>은 강경수 작가님이 처음으로 선보인 3D로 작업한 창작물입니다. 평소 입체적으로 뭔가를 표현하고 싶어 하셨고 3D 프로그램을 공부한 후 첫! 선을 보인 작품이라고 합니다. 책의 제목처럼 주제에 맞게 빛을 표현하는 것에 꽤 공을 들였다고 하네요. 저 역시 예전에 3D를 배운 적이 있었는데... 어려워서 도중에 포기했었죠. 그런데 작가님은 이렇게 멋진 작업물을 세상에 내놓으셨으니 정말 존경스럽고, 멋지시고, 부럽기도 했답니다. 

3D로 포현을 하신 작품이지만 어딘가 따뜻한 2D 느낌이 들어서 저는 더 마음에 들었던 그림책입니다. 책을 읽은 후 저 역시 뭔가를 거대하게 한다기보다는 내 주변에서 소소하게 타인을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밝게 인사하기, 아들에게 화내지 않고 예쁘게 말하기 (^^;;;), 주변 친구들에게 안부전화하기 등등 나부터 따뜻한 빛이 날 수 있도록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세상이 왜 이렇게 혼탁하냐고 한탄하기 전에 말이죠. 나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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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는 내 친구 맑은아이 14
나은경 지음, 홍찬주 그림 / 맑은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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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길고양이들이 많이 생각났습니다. 곧 추운 겨울이 다가올 텐데 어찌 지낼는지. 괜스레 걱정이 되었지만 딱히 제가 뭘 할 수 있는 건 없더라고요. 휴..... 아기 고양이 치즈는 무척 심심합니다. 엄마 고양이는 임신을 했기 때문에 치즈와 놀아줄 수가 없지요. 할 수 없이 친구들을 찾아가 보지만 모두 다른 일 때문에 치즈와 놀아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가 '단비'라는 하얀 고양이를 발견하게 된 치즈는 같이 놀고 싶은 마음에 단비를 놀래줍니다.


깜짝 놀란 단비는 몸을 떨며 치즈와 거리를 두고 가던 길을 갑니다. 치즈는 단비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런저런 행동들을 하며 뒤를 쫓지만 단비는 전혀~~아랑곳하지 않지요. 도리어 화가 난 치즈는 단비에게 "너랑 안 놀아!" 큰소리를 치지만 여전히 속마음은 같이 놀고 싶습니다. 두 고양이의 이런 모습을 보니 저 어렸을 때도 생각나고, 5살 아들 모습도 겹쳐 보여서 뭔가 막 짠하면서 공감도 되고 그렇더라고요. 하~ 좋을 때다~ 싶기도 하고 말이죠. 지금이야 뭐..... ㅎㅎ



그런데 가만히 단비의 모습을 지켜보자 뭔가 걱정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길을 잃은 것도 같고, 누군가를 찾는 것도 같고 말이죠. 그때! 힘자랑하기 좋아하는 고양이 까미가 단비의 길을 가로막고 섭니다. 단비와 까미의 대치 상태를 지켜보던 치즈는 단비를 도와주고 싶지만 까미가 무서워 선뜻 나서질 못합니다. 아...... 친구와 너무~~~놀고 싶은 아기 고양이 치즈는 까미로부터 단비를 구해내고, 단비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물론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현실 속 길고양이들의 끝은 항상 해피엔딩이 아니라 여전히 마음이 따끔따끔하네요. 

동물도 사람처럼 감정이 있는 동물인데 말이죠. 코로나가 끝나고 버려지는 반려묘, 반려견들이 많다는 뉴스를 보고 참 마음이 착잡했더랬죠. 심지어는 아무런 해를 끼친 것도 아닌데 그저 재미로, 장난삼아 동물들을 학대하는 인간들도 많고요. 하.. 정말 세상이 동화 속 세상처럼 산뜻하고 아름다웠으면 하는 마음이 드네요. (물론 안 그런 동화도 있고, 안 그런 현실도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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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서도 통하는 초등수학 개념 잡는 수학툰 10 - 이진법에서 컴퓨터와 인공 지능의 원리까지 중학교에서도 통하는 초등수학 개념 잡는 수학툰 10
정완상 지음, 김민 그림 / 성림주니어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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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자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리는 요즘입니다. 저 역시 수포자였는데요. 제 학창시절에는 무조건 공식을 달달 외워 문제에 적용해 답을 내면 되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의 수학은 다르지요. 사고력을 요하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개념'에 대해 잘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수학이라는 학문 속에 다양한 영역이 있는데, 각 영역에 해당하는 '개념'들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느냐에 따라 수포자가 되느냐, 수포자가 되지 않느냐 라로 나눠지겠죠. 규칙, 도형, 연산, 통계, 측정, 분수 등등 정말 많은 영역의 수학이 있지 않습니까.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컴퓨터 및 인공지능 영역까지 아우르게 된 수학입니다. 그런데 아무런 개념 정립 없이 무조건 뛰어든다면 가뜩이나 머리 아픈 수학이(저는 그렇습니다 ^^;) 얼마나 더 머리가 아파지겠습니까? 쉬우면서도 뭔가 재미있게 개념을 잡아주는 수학책은 없을까? 네! 있습니다. 바로 <중학교에서도 통하는 초등수학 개념잡는 수학툰 시리즈입니다> 현재 총 20권까지 나와있고요. 각 권별로 다양한 영역의 수학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권 모두 읽어봐도 좋을 것 같고, 자신이 취약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만 단권으로 읽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만나 본 개념잡는 수학툰은 '이진법에서 컴퓨터와 인공 지능의 원리까지'라는 시리즈 중 10권입니다.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코딩은 필수 과목이 되었고, 그 바탕이 되는 학문이 바로 수학이지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수학툰'이기 때문에 책 속 중간중간 만화 컷이 나와 (자칫 글자만 빽빽~~하다면 보기도 전에 질려버릴 지도;;) 지루함을 없애주고, 수학 개념을 잡는데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초, 중, 고등학교 수학 교과서와 서로 흐름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각 학년 취학 전 미리 읽어본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책을 읽고 잘 이해했는지 다시 한번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개념 정리 퀴즈>도 있고요. 저자 직장 동영상 강좌가 연계되어 있어 혼자 읽을 때보다 더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1~6장까지 총 6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각 주제별로 초,중,고에서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파악할 수 있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전 수포자였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공대를 갔더랬죠. 당시 0과 1이 나열된 이진법을 보면서 제가 가장 먼저 떠올린 건 '영화 매트릭스'였습니다. ㅋㅋㅋㅋㅋ 하........ 그런데 이진법을 또다시 여기서 듣게 될 줄이야. 

전, 다시는 수학을 공부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한데 아이를 키우는 육아맘이 되다 보니 내 아이만큼은 나처럼 수포자가 되게 하지 말자. 그런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결국 또다시 아이러니하게 수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엄마인 내가 먼저 공부하자라는 마음가짐으로요. 그런데 지금 하는 공부는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오로지 내 아이를 위해서 (혹은 나의 치매예방을 위해서 ㅎㅎ) 자발적으로 하는 공부다 보니, 예전처럼 막 스트레스 받고 그렇지는 않더라고요. 오히려 수학이라는 학문의 몰랐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죠. ㅎㅎㅎ 유아, 초등수학부터 차근차근 다져가며 기회가 된다면 <개념 잡는 수학툰>전권으로 들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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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스페셜 에디션) - 서시 시 그림이 되다 2
윤동주 지음, 곽수진 그림 / 언제나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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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중 한 명인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스페셜 에디션)이 곽수진 그림 작가님의 그림과 만나 아름답게 출간되었습니다. 책은 대표 '시'인 '서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서시' 단 한 편만 수록되어 있는 꽤 얇은 책이지만, 그림과 함께 감상하며 읽어보는 '서시'는 또 다른 이끌림으로 저를 맞이하더군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윤동주 시인의 유고 시집으로 1941년에 쓰여 1948년에 출간되었습니다. 1917년 태어나 1945년 2월 16일 하늘의 별이 되셨기 때문에, 온 민족의 꿈이었던 '광복'은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것이지요. 시대의 아픔과 절망 속에서도 자신을 성찰하며 자신만의 신념으로 삶을 살아가려 했던 맑고 순수한 영혼을 지닌 청년 윤동주 시인. 저 역시 윤동주 시인의 시들을 참 좋아하는데요. 대표 '시'인 '서시'도 좋아하지만 가장 좋아하고 사랑하는 시는 '별 헤는 밤'입니다. 어쩐지 마음이 뭉클해지고, 애틋해지고, 슬퍼지면서도 그리워지는 그런 마음이 드는 시.

때문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스페셜 에디션)에도 이 시가 수록되어 있을 거라 생각하며 기대를 했었는데, '서시'만 수록되어 있어 개인적으로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와 그림이 잘 어우러져 책을 펼치면 시의 운율을 따라 사색의 숲속을 걷고 있는 것만 같아 뭔가 마음이 편해지고 동화되는 기분이 들어 안타까운 마음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



아득한, 끝을 알 수 없는 드넓은 밤하늘에 수많은 별빛이 반짝이는 숲속의 밤하늘... 그저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시인의 언어를 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전 어렸을 때 어머니가 사주셨던 학원출판사 세계명작 60권 시리즈 중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별과 바람과 시>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모든 시'가 수록된 책이었죠. 그 책을 참 애지중지하고 아꼈었는데... 이사를 오면서 살고 있던 곳에 기증을 하고 왔더랬죠. 하... 그런데 지금 와 생각해 보면 그냥 계속 소장하고 있을걸... 너무 후회가 되더라고요. ㅠ 하지만 이미 제 손을 떠난 전집이니.... 미련을 버리고... 또르르... 시중에 나와있는 윤동주 시인의 모든 시가 들어있는 책을 구해봐야겠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시를 읽으면 시인의 맑고 순수한 마음처럼 시 속에서 그의 투명한 영혼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부끄러워해야 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시인은 그토록 부끄러워하고, 고뇌하고, 아파해야 했는지 읽을 때마다 그냥 다 제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고 그렇더라고요. 시는 읽는 이의 상황과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곽수진 작가님은 차라의 숲(살아 숨 쉬는 숲)을 주제로 생명으로 가득 찬 숲을 거닐고 명상하며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구현하였다고 합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곽수진 작가님의 차라의 숲속을 윤동주 시인의 시구를 따라 천천히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읽고 나서도 여운이 쉬 가시지 않는 청년 윤동주 시인의 시.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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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안으면 들리는 사과밭 문학 톡 7
로르 몽루부 지음, 김영신 옮김 / 그린애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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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에 대한 옳은 질문을 던지는 환상 동화 <꼭 안으면 들리는>을 읽어 보았습니다. 최근 아들이 장애인에 관심이 많아서요. "엄마 여기 이 표시가 장애인 주차장 표시지?", "엄마 장애인은 에스컬레이터를 어떻게 타요?", "엄마 장애인 화장실은 왜 옆에 손잡이가 있어요?" 하... 질문이 끝이 없더라고요. 장애인에 대한 지적 호기심은 좋으나 자칫 장애인을 단순한 흥밋거리로 인지하지는 않을까 엄마인 저는 내심 조마조마했습니다. 그리고 장애인은 무조건 휠체어 탄 사람만 장애인인 줄 알더라고요. 

하루는 아들과 함께 병원 방문을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휠체어를 타고 들어오는 어르신을 보고 "엄마 장애인이다!" 하는 겁니다. 어르신께서는 그저 웃으며 "그래요~" 하셨지만... 전 정말 가슴을 졸였습니다. 휠체어를 탄 모든 사람이 장애인은 아닌 거잖아요. 일단 저부터 장애에 대한, 장애인에 대한 마음가짐이나 정보를 잘 모르니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줘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장애도 여러 종류의 장애가 있는 것이고요. 그런 가운데 제목에서부터 저의 무지를 끝내줄 느낌의 책 <꼭 안으면 들리는>을 접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아들과 함께 읽고 싶어서 신청했던 책인데 와우! 아들에게 읽어주기엔 글밥이 꽤 많더라고요. 최소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는 되어야 스스로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책이더라고요. 때문에 엄마인 제가 먼저 읽고 장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책 속 주인공인 올가는 '청각장애인'입니다. 부모님과 따뜻한 마음의 고양이 뮤수와 함께 살고 있었지요. 이사도 정말 많이 다녔는데요. 일곱 번째로 이사한 멋진 성과 같은 탑이 있는 4층 집에서 사건이 발생합니다. 올가는 자신의 방 벽지를 뜯던 중 작은 문을 하나 발견합니다. 그런데 문은 잠겨있고, 안에 누군가 있는 듯하지만 무례하게 억지로 문을 뜯을 순 없었죠. 부모님과 함께 근처 숲속으로 산책을 가야 했지만, 올가는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기에 꾀병을 부립니다. 결국 부모님만 숲속으로 산책을 가셨고, 올가는 작은 문 속 누군가와 그림으로 소통을 하게 됩니다. 

고양이 무슈는 작은 문 속 친구의 말을 알아들 수 있었지만 사람의 말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올가에게 말을 전할 수 없었고, 청각장애를 갖고 있는 올가는 들을 수 없었지요. 물론 귀가 잘 들리는 비장애인인 우리였어도 그 작은 존재의 말을 들을 순 없었을 겁니다. 목소리가 너무 작아 들을 수 있는 주파수가 아니었거든요. 그래도 무슈와 올가, 작은 친구는 그림으로, 몸짓으로, 소통을 해나갑니다. 올가에게 있어서 청각장애는 조금 불편할 뿐 소통에 방해가 될 장애물은 아니었습니다. 

책은 작은 존재의 이전 삶을 독자에게 보여줌으로써 작은 존재의 전후 사정을 알게 됩니다. 그런데 이 사정이 현재 올가의 가족과도 연관되어 있었지요. 숲으로 산책을 나갔던 부모님은 돌아오지 않고, 무슈와 올가, 작은 존재는 공통의 목표를 위해 숲으로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올가는 돌처럼 굳어버린 부모님을 발견하게 됩니다. 무슈와 작은 존재 역시 숲속에서 괴로워하다 온몸이 굳어지게 되지요. 하지만 올가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능력 덕분에, 두려웠지만 용감하고 지혜로운 올가는 모두를 돕게 됩니다. 그녀만이 가지고 있던 특별한 능력이 무엇이었을까요? 

'그들에게는 있는데, 나한테는 없는 것은 무엇일까?" 하지만 그것은 옳은 질문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은 없는데, 나만 갖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것이 옳은 질문이었다.

책 속 위 문장이 이 책의 핵심 주제를 관통합니다. 부정적인 물음이 아닌, 긍정적인 물음. 다른 사람은 없는데, 나만 갖고 있는 것. 올가는 비록 청각장애를 앓고 있었지만, 그만큼 타인과 더 소통하기 위해 더 관심을 갖고 관찰하고, 더 애정을 갖고 바라보았을 것입니다. 어쩌면 그녀가 갖고 있는 이 마음이, 이 관심이, 이 사랑이, 지금 우리가 갖고 있다고 착각하며 살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잘 들리니까, 잘 보이니까 늘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지난 시간들. <꼭 안으면 들리는>제목 그 자체로 누군가를 포옹한다는 건 사랑과 관심이 없으면 할 수 없는 것이니까요. 

주변 사람들, 혹은 동물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텐데. 알면서도 외면하거나, 아예 관심조차 갖지 않는... 조금만 더 따뜻한 시선으로 주변을 바라보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 같네요. 가깝게는 제 아들에게, 제 남편에게, 그리고 나의 형제, 나의 부모님, 내 친구들에게 말이죠. 책을 읽고 책 속 밑줄 긋고 싶은 문장들이 있어 아래 적어두고 서툰 서평 마치겠습니다 :) 

<책 속 밑줄 긋고 싶은 문장들>

그러나 모든 것이 끝났다고 느끼는 순간, 간혹 희미한 희망의 불빛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 불빛은 아주 희미해서, 놓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올가는 자신에게 없는 게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대단한 건, 올가가 자신이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기며 감사할 줄 안다는 것이다.

이것이 행복하게 사는 비결이다.

모두들 가져온 짐을 챙겨 집으로 향했다. 빨간 털실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아무도 귀마개를 빼지 않았다.

모두 잠시 올가의 세상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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