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다정한 유령 친구
레베카 그린 지음, 황유진 옮김 / 북뱅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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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유령과 마녀의 존재를 믿는 우리 아들 ㅋㅋㅋㅋ 밤늦게까지 안 자면 마녀랑 유령이 모닥불 파티를 하다가 안 자는 친구들 잡으러 창문을 두드린다고 겁을 주곤 했었는데요. 사실 작년까지는 이 이야기가 꽤 먹혔었는데 최근엔 조금 시들해진 감도 없잖아 있습니다. 어쨌든 유령이라는 존재를 무서워하는 아들에게 사실 유령은 꽤 다정한 친구라는 것을 알려 줄 아주 예쁜 책이 북뱅크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제목부터가 <나의 다정한 유령 친구>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유령과 만나서 우정을 만드는 책이 아닌, 유령이 찾아왔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우리도 누군가를 만날 때 그 사람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면서 친해지듯이 유령도 마찬가지인 것이지요. 방법을 안다면 상대를 공략하기 쉬우니까요. 먼저 유령은 절인 코딱지와 진흙 타르트 등을 좋아한답니다. 유령이 좋아하는 간식을 만들어주고, 취침 시간에는 유령 이야기를 들려주고, 다른 사람들이 유령을 휘핑크림이나 마시멜로로 착각하지 않도록 주의도 해야 합니다. ㅋㅋㅋ 이렇게 유령을 나의 다정한 친구로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다양한 방법들이 책에 제시되어 있답니다.



유령이 좋아하는 것들을 공략하면서 함께 하는 시간들이 쌓이면 어느덧 자연스럽게 친절과 배려라는 감정들을 배우게 됩니다. 상냥하고 따뜻하고 친절한 사람으로 말이죠. 시간이 흘러 소녀는 이제 할머니가 됩니다. 그래도 둘의 우정은 변함이 없습니다. 오래전 소녀가 유령에게 해주었던 것들을 이제는 유령이 소녀에게 해줍니다. 마치 평생을 함께 하는 반려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서 읽으면서 뭔가 뭉클하기도 하고, 나의 노년에도 이렇게 다정하게 함께 할 수 있는 우정 어린 친구가 꼭 한 명은 있었으면 좋겠다란 생각도 했답니다.

하지만 인간 사이에선 영원한 우정은 없죠. 왜냐하면 인간은 언젠가는 죽게 마련이니까요. 물론 전 개인적으로 사후세계를 믿기 때문에 죽어서도 끝은 아니라고 생각은 한답니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 죽음과 함께 삶과 끝나기에 책 속 이 둘의 우정도 끝날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반전을 정말 상상도 못했지 뭔가요? ㅋㅋㅋㅋ와... 정말 충분히 생각할 수도 있는 반전이었을 텐데도.... 전혀 예상치 못했기에 진짜 헛웃음이 나오기도 했고, 와 진짜 영원한 우정이다 싶기도 했습니다. 작가의 상상력에 그저 감탄을 금치 못했달까요? 소녀와 유령의 영원한 우정! 책으로 확인해 보시면 더 재미있을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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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의 기가 막힌 콧구멍 머스트비 아희그림책
이재호 지음 / 머스트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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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고미의 기가 막힌 콧구멍> 고미의 콧구멍이 대체 어떻길래? 고미의 콧구멍에 무슨 일이 생겼길래? 여러 상상을 하게 만드는 유아그림책입니다. 고미와 친구들은 드넓은 옥수수밭을 발견하곤 맛있게 옥수수를 먹습니다. 그런데 고미는 사실 '싫증쟁이'입니다. 한참 옥수수를 먹고 있는 친구들과 자신을 보자 곧 싫증이 나버린 것입니다. 친구들의 관심도 끌고 싶고, 지금의 지루함을 없앨 수도 있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던 고미는 옥수수알 하나를 자신의 콧구멍 속에 넣습니다. 앞으로 자신에게 어떤 일이 닥칠지 전혀 예상치 못한 채로 말이죠! 한순간의 지루함과 호기심이 불러일으킨 대참사!!!!



뭔가 재미있겠다 싶었는데, 고미의 콧구멍 속으로 들어간 옥수수알은 점점 더 깊숙이 들어가 버리고 다시 빼낼 수 없음에 고미는 울음을 터뜨리고 맙니다. 실컷 옥수수를 먹고 있던 친구들은 고미의 울음소리를 듣고 사태를 파악하죠. 그리고 각자 자신들만의 방식대로 고미의 콧구멍 속에 들어간 옥수수를 빼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친구들의 해결책은 고미에겐 맞지 않습니다. 코끼리처럼 코로 나팔을 불 수도 없고, 돼지처럼 콧구멍이 크지도 않고, 고슴도치의 가시는 고미의 콧구멍에 들어가기엔 너무 짧고............. 앞으로 영영 옥수수알을 빼낼 수 없을까 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게 될까 봐 고미의 시름은 깊어만 갑니다.

그런데 한 친구가 무언가를 가지고 놀고 있습니다. 고미와 친구들은 거기서 힌트를 얻죠! 과연 고미의 콧구멍 속에 들어간 옥수수알을 무사히 빼낼 수 있을까요? ㅎㅎㅎㅎ 아이들의 순진한 장난이 때론 위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의 좋지 못한 습관을 고쳐줄 수 있는 재미있는 유아그림책 <고미의 기가 막힌 콧구멍> 그림 속 친구들의 모습도 정말 사랑스럽고, 웃음이 절로 나올 만큼 재미있게 표현된 부분도 많답니다. 아이와 함께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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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달 민트래빗 일본 전국학교도서관협의회 선정 도서
도미야스 요코 지음, 요시다 히사노리 그림, 송지현 옮김 / 민트래빗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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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세상에 달이 없다면 어떨까요? 캄캄한 어둠을 밝히기 위해 낮처럼 환한 조명이 계속해서 켜져 있는 세상이 되겠지요? 화려하지만 인공적인 느낌의 조명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피로함을 호소하고, 수많은 생명체는 위협을 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캄캄한 밤하늘 위로 둥실 떠올라 어둠을 은은하게 밝혀주는 달이, 그래서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풀잎 뒤에 숨어있던 나비와 벌레들은 달빛을 받아 요정이 되고, 깊은 바닷속을 헤엄치는 물고기들은 달빛 아래를 아름답게 유영합니다. 세상 어떤 곳에서 바라봐도 한눈에 들어오는 신비로운 달. 그렇게 달은 세상 모든 것들을 고요하게, 아름답게, 은은하게 비춰듭니다.



전쟁으로 황폐해진 들녘에도, 무너진 건물들 잔해 사이로도, 달빛은 비춰듭니다. 어서 이 전쟁이 끝나기를 소망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작지만 환한 희망의 빛줄기를 건네줍니다. 창밖을 바라보는 아이의 눈동자에도 달빛은 비춰듭니다. 아이의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한 가닥 희망의 빛줄기로 응원을 보내는 달빛. 언제나 나의 편인 엄마의 환한 얼굴처럼 환한 빛으로 온 세상을 비추는 달빛.

시시각각 달라지는 달의 모습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는 달빛. 세상이 기쁨으로 가득 차 웃음 지을 때에도, 세상이 슬픔으로 가득 차 눈물이 차오를 때에도 달빛은 그저 묵묵히 환한 빛으로 온 세상에 내려앉습니다. 말없이 세상 모든 것들을 바라봅니다. 어두운 밤하늘을 밝히는 달빛처럼, 절망과 슬픔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을 우리가 되길 바라봅니다. 제목처럼 신비로운 달빛 일러스트가 인상적인 <신비의 달>

바라만 보고 있어도 위로가 되고, 위안이 되는 달. 가끔 둥근달이 뜬 그런 날, 저 멀리 밤하늘 위에서 누군가 내려와 내 창밖을 두드리는 상상을 하기도 합니다. 내민 손을 잡고 함께 밤하늘을 날아오르는 상상. 어렸을 땐 그런 상상을 참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뭐랄까? 달은 그저 바라만 보아도 뭔가 신비로운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힘이 있달까요? 낮의 태양보다 밤의 달을 더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신비롭고, 그냥 위로가 되고, 뭔가 상상하게 되는 그런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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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만 나면 인생그림책 21
이순옥 지음 / 길벗어린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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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빛 배경에 푸릇푸릇 초록 빛깔 들풀의 모습이 담긴 책표지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그리고 그 속에서 느낀 나의 감정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더욱 놀라웠다. 길벗어린이 출판사 <틈만 나면>은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3회 수상, 22년 천보추이 국제아동문학상 수상 작가인 이순옥 작가님의 작품으로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들풀들의 생명력에 주목해 우리도 들풀처럼 뿌리내리고 강인하게 살아가는 위로와 안부를 건네는 어린이 그림동화책이다.

콘크리트 바닥을 비집고 올라온 민들레, 질경이, 벽 틈 사이에 얼굴을 내미는 작은 풀들, 공원 벤치 의자 사이사이에 비죽하게 자라난 풀들, 어두운 하수도 밑에 뿌리를 내려 가로막힌 철창을 사이에 두고 파란 하늘을 우러러보는 들풀까지 길을 걷다 보면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자 무심하게 지나칠 수도 있는 풍경이다. 아이와 함께 혹은 혼자서 길을 걷다 보면 어떻게 저런 곳에 뿌리를 내려서 자랄 수 있지?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초록색으로 넘실거리는 것들을 좋아하는 나는 이런 풍경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아주 가까이 다가가 조금만 자세를 낮춰 가만히 들풀들의 얼굴을 들여다보면 화려하고 커다란 꽃 못지않게 올망졸망 영롱하니 아름답다. 자세히 보려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그 아름다움을 볼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덤으로 그들의 찬란한 생명력까지, 그 활기찬 기운을 느낄 수 없다. <틈만 나면>은 제목처럼 작은 틈이라도 있다면 들풀들이 살지 못할 곳이 없다. 조금 답답해도 상관없고, 아무도 봐주지 않아도 개의치 않다. 오히려 당당하게 위로 위로 줄기를 뻗거나 더 활짝 자신을 피우기 위해 작은 몸짓을 쉴 새 없이 움직인다.



말은 없지만 들풀들의 강인한 몸짓 속에서 하나의 언어를 읽어낼 수 있다. 한 번도 주인공이었던 적은 없지만 스스로의 삶에서 당당한 주인공들. 사람들이 환호하고 열광하는 멋진 화원이 아니어도, 정성껏 꾸린 화단이 아니어도, 아름드리 장식한 화려한 정원이 아니어도 '한 줌의 흙과 하늘과 작은 틈새'만 있다면 어디든 멋지게 성장할 수 있는 존재들이 바로 이들이다. 어느 환경에 있더라도 가장 나다울 수 있는, 나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고, 나를 인정하고 나를 더 사랑하고, 나를 꽃피울 수 있는 그런 우리가 되길 바라며 쓴 작가님의 아름다운 글과 그림이 아닐까 싶다.

서로 불리는 이름이 다르더라도​ 나는 나를 제대로, 온전히 불러주자. 이 세상에 아주 작은 틈만 있다면 화려한 무대가 아니더라도 나답게, 나로 성장하길 나 또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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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너를 사랑해
이누이 사에코 지음, 고향옥 옮김 / 비룡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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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한 느낌의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눈에 들어온 비룡소의 신간 <오늘도 너를 사랑해> 아이를 위해 선택한 책인데,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저 자신이 위로받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숲속 동물 친구들의 모습도 정말 사랑스럽고, 몽글몽글 가슴속에서 꽉 껴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샘솟기도 했습니다. 다람쥐, 흰넓적다리붉은쥐, 너구리, 담비, 오소리, 우는 토끼, 여우, 청설모 등등 책 속 동물들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수많은 감정들을 얘기합니다. 때로는 사랑한다는 표현으로, 때로는 위로와 공감의 표현으로, 때로는 응원을 담아.............



속상한 일이 있구나! 네 생각이 가장 중요해.

노력한 네가 무척 사랑스러워. 쉼도 중요한 거야. 작은 걸음부터 찬찬히 떼 보자...

매일매일 아이에게 예쁜 말, 고운 말, 사랑한다는 말을 해줘야 하는데 육아를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짜증 나는 말, 화내는 말, 곱지 않은 거친 말 등을 쏟아낼 때가 있습니다. 돌아서면 다시 죄책감에 휩싸여 아이와 함께 잠이 들 때 미안하다고 살포시 사과를 하기도 합니다. 감정의 동물이기에 매일매일 좋은 말만 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어쩌면 늘 항상 곁에 있기 때문에 가끔 소중함을 모르고 살았던 것은 아닐지요. 내 아이든, 내 부모든, 내 형제든, 내 지인들이든 말입니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책을 읽으면서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말을 해줘야겠습니다.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고, 항상 널 응원한다고.... 엄마인 제가 이런 말을 해주었을 때 떠오르는 아이의 얼굴은 '김영랑 시인의 시구'를 떠오르게 합니다. '뜰 아래 반짝이는 햇살이, 창 가에 속삭이는 별빛같이' 웃음 지을 너의 얼굴. 언젠가 저보다 훌쩍 커버릴 아이... 지금 아이와 함께 하는 이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더 꼭, 더 많이 안아줘야겠습니다.

다 안단다.

너의 다정한 마음

네가 오늘도 얼마나 애썼는지,

나는 다 알고 있어

너무 애쓰지 않아도 너는 정말 멋진 아이야.

네 모습 그대로도 너는 충분히 멋진 아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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